구글과 페이팔, 에이전틱 커머스 동맹의 시작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22 07:00:00
구글과 페이팔이 손을 잡았다. 두 회사는 2025년 9월 17일 미국 산호세에서 다년간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하며 디지털 상거래의 새로운 장을 열겠다고 선언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히 결제 기술을 공유하는 차원을 넘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 시대를 본격적으로 준비하는 움직임이다.
구글 CEO 순다르 피차이는 “페이팔은 디지털 상거래의 선도 기업이며, 구글의 AI 역량을 더해 온라인 거래를 더 쉽고 안전하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페이팔 CEO 알렉스 크리스 또한 “신뢰와 혁신이 핵심인 새로운 상거래 세계에서 구글과 함께 길을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두 기업은 신뢰할 수 있는 결제 인프라와 데이터 기반 개인화, 그리고 AI 기술을 결합해 차세대 쇼핑·결제 경험을 재정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네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AI가 소비자의 구매 결정을 돕는 에이전틱 쇼핑 경험을 구현한다. 구글의 AI와 페이팔의 글로벌 결제망을 결합해 개인화된 추천과 안전한 결제를 동시에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둘째, 구글 플랫폼 전반에 페이팔 솔루션이 깊숙이 통합된다. 유튜브, 구글 플레이, 구글 광고 등 다양한 생태계에서 매끄러운 결제가 가능해진다. 셋째, 페이팔은 구글의 주요 플랫폼 결제 처리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며 카드 결제 등 핵심 인프라를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구글 클라우드와의 협력으로 페이팔은 차세대 결제 플랫폼을 구축해 기술적 토대를 새롭게 다진다.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제휴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5년 6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AI 결제·추천 시스템은 소비자 전환율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Agent Payments Protocol’ 같은 개방형 표준은 향후 글로벌 확산 여부에 따라 결제 패권의 향방을 가를 수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AI 기반 쇼핑이 확산되면서 개인정보 활용과 데이터 보호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구글과 페이팔의 통합이 지나치게 강력해질 경우, 소규모 핀테크 업체들의 설 자리가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협력은 향후 5~10년 디지털 상거래의 판도를 흔들 잠재력을 가진다. 소비자가 직접 검색하고 비교하며 결제하는 과정은 점차 줄어들고, AI가 대리인처럼 소비자의 의사결정을 대신하는 구조가 강화될 것이다. 결제와 신뢰, 데이터 투명성을 선점하는 기업이 결국 글로벌 상거래의 ‘표준’을 장악하게 될 것이다.
구글과 페이팔의 동맹은 결국 누가 AI-결제-신뢰의 삼각축을 먼저 완성하느냐의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번 협력이 단순한 전략적 제휴가 아니라, 디지털 경제의 미래 질서를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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