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CES 2025] 세계 가전·IT 기업인들의 축제 'CES 2025' 개막

X 기자

xx@metax.kr | 2025-01-05 02:03:21

[METAX = X] 

2025년 1월 6일 밤 인천공항에서 라스베이거스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5'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비행기를 타기 전 떠오른 생각은 단 하나였다. 

'올해는 또 어떤 혁신 기술이 날 설레게 할까'

약 11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라스베이거스는 이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열기로 가득했다. 'Dive In'이라는 슬로건이 적힌 배너와 포스터가 곳곳에 걸려 있었고,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길목마다 컨벤션 센터 주변은 활기에 넘쳤다. CES 개막을 하루 앞둔 도시 전체가 기술 축제를 맞이할 준비를 마친 듯했다.

미국 네바다주 남쪽, 모하비 사막의 한가운데 자리 잡은 라스베이거스는 20세기 중반 화려한 카지노와 호화로운 호텔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죄악의 도시(Sin City)'라는 별명처럼, 이곳은 네온사인과 룰렛 테이블로 가득 찬 환락의 상징이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상황은 급변했다. 카지노 산업의 중심지가 중국 마카오로 이동하며 라스베이거스는 위기를 맞았다. 라스베이거스에 대한 관심이 약화되면서 주요 카지노 리조트들은 관광객 유치를 위해 고군분투해야 했다. 도시의 경제를 지탱하던 기반이 흔들리자, 라스베이거스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실제로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라스베이거스의 주요 카지노 리조트들은 대규모 손실을 겪었다. 그중 MGM 리조트 인터내셔널은 약 90억 달러 규모의 시티센터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공사가 중단될 뻔한 상황에 직면했다. 하지만, 이 위기를 계기로 라스베이거스는 단순히 도박과 휴양의 도시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모색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위기 속 변화가 라스베이거스의 전환점이 됐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규모 확장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2012년, 라스베이거스 관광청(LVCVA)은 LVCC의 확장을 발표하며 도시를 글로벌 MICE의 중심지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전시장 확장을 넘어 첨단 디지털 인프라와 친환경 설비를 도입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이 과정에서 라스베이거스는 관광객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도박 외의 엔터테인먼트를 대거 도입했다. 2009년, 벨라지오 분수쇼와 같은 대형 공연이 새로운 명물로 떠올랐고, 2013년에는 세계 최대의 관람차 '하이 롤러'가 개장하며 도시의 매력을 강화했다.

이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는 새로운 도시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해 'Entertainment Capital of the World'라는 슬로건을 강화했다. 단순히 카지노와 쇼가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전 세계적인 스포츠 이벤트, 예술 전시, 뮤지컬, 그리고 첨단 기술 전시회까지 포괄하는 도시로 변모하고자 했다.

특히, 2017년에 문을 연 라스베이거스 스타디움(현재 알레지언트 스타디움)은 NFL 팀인 라스베이거스 레이더스의 홈구장으로 사용되며, 스포츠와 관광이 결합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이곳에서는 국제적인 스포츠 이벤트와 대형 콘서트가 열리며, 라스베이거스 경제에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또한, 스포츠 베팅이 합법화되면서 라스베이거스는 기존 카지노 중심의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성공했다. 팬들과 관광객들은 직접 경기를 관람하며 실시간으로 베팅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이런 변화는 도시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처럼 라스베이거스는 관광, 스포츠, 그리고 MICE 산업을 결합해 다양한 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글로벌 허브로 발전했다. 마이스(MICE)란 회의(Meeting), 포상 관광(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회(Exhibition)의 영문 앞 글자를 딴 용어다. 대규모 국제회의와 전시 등의 행사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이익을 창출하는 관광 융복합 산업을 뜻한다.

라스베이거스 관광청에 따르면, 2023년 방문객은 약 4080만 명으로 전년 대비 5.2% 증가했다. 이 중 컨벤션 참석자는 약 600만 명으로 19.9% 증가하며 CES를 비롯한 대규모 행사들이 도시 경제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이제 도박 중심의 이미지를 벗어나, 매년 3,000개 이상의 전시회를 개최하며 세계적인 MICE 도시로 자리 잡았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샌즈 엑스포,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 같은 미국 최대 규모의 전시장이 이곳에 위치해 있고, 15만 개가 넘는 호텔 객실과 잘 연결된 교통망은 전 세계 방문객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잠재력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행사가 바로 CES다. 라스베이거스는 그동안 기술 전시회와 국제 행사를 유치하며 축적한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CES와 같은 대규모 글로벌 이벤트를 완벽히 소화할 수 있는 도시로 성장해왔다. 

CES는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됐지만, 1995년부터 매년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며 도시의 대표적인 행사로 자리 잡았다. 현재 CES는 전 세계 IT·전자 업계의 흐름을 제시하는 가장 중요한 전시회로 평가받는다. 무엇보다 방대한 전시 공간과 숙박 시설, 그리고 전 세계 어디서든 접근하기 좋은 위치 덕택에 라스베이거스는 전 세계 CES 참가자들을 끌어들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처럼 CES와 라스베이거스는 서로를 완벽히 보완하는 관계다. CES는 라스베이거스의 방대한 인프라를 활용하며 매년 수십만 명의 참가자를 끌어모으고, 라스베이거스는 CES를 통해 기술 혁신의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는 더 이상 카지노와 쇼로 대표되는 도시가 아니다. 도박의 도시에서 혁신과 비즈니스 아이디어의 허브로 변신한 라스베이거스의 성공은,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가능성을 포용한 도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CES 2025를 통해 라스베이거스는 올해에도 여전히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글로벌 전시와 기술 혁신의 최전선에 선 라스베이거스란 도시는 이제 미래를 설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불빛 아래서, CES와 함께한 기술 혁신은 전 세계의 삶을 밝히는 새로운 빛이 되고 있다.

도박의 도시에서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변모한 라스베이거스는 이제 미래를 설계하는 글로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라스베이거스를 방문한다는 것은 기술과 혁신의 최전선을 경험하는 것이다”라는 CES 주최 측의 설명은 결코 과장이 아님이 피부로 와닿았다.

밤이 깊어질수록 라스베이거스의 명소들은 화려한 조명을 뽐내며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그중에서도 최근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MSG 스피어(The Sphere at The Venetian)는 CES 2025 기간 동안 특별한 조명을 더했다. '스피어'는 MSG 엔터테인먼트 그룹이 20억 달러(약 2조 6천억 원)를 투입해 2023년에 완공한 세계 최대의 구형 건물이다. 높이 111미터, 폭 157미터의 이 거대한 구형 구조물은 외벽 전체가 LED 패널로 덮여 있으며, 약 580,000개의 디스플레이 모듈이 결합되어 선명한 4K 해상도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스피어는 라스베이거스의 밤하늘을 밝히는 또 하나의 명물로, CES 2025 기간에는 첨단 기술과 예술이 결합된 콘텐츠를 선보이며 기술 전시회와 완벽히 조화를 이루었다. 외벽에는 CES 2025의 로고와 함께 AI, 로봇, 지속 가능성을 주제로 한 그래픽 영상이 상영되어 관람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스피어'가 라스베이거스에 자리 잡은 것은 단순한 랜드마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라스베이거스는 기존의 화려한 카지노와 호텔 이미지를 넘어서, MICE 산업(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과 첨단 기술의 중심지로 도약하고자 했다. 스피어는 이러한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정체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건축물이다.

CES 2025 기간 동안 스피어는 기술 혁신과 몰입형 디지털 경험을 결합한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다. CES 주최 측은 "스피어는 CES가 추구하는 미래 혁신과 완벽히 맞아떨어지는 공간"이라며 이 특별한 랜드마크가 CES와 함께 라스베이거스의 밤을 빛냈다고 평가했다.

라스베이거스의 밤은 기술과 예술의 조화로 빛나고 있다. '스피어'에서 펼쳐진 화려한 디지털 쇼와 함께 라스베이거스는 단순히 도시가 아니라, 기술 혁신의 무대로 자리매김했음이 실감이 났다. 곧 시작될 'CES 2025'를 향한 전세계의 기대감이 라스베이거스 전역을 가득 채우고 있다.

'드디어 날이 밝았다'

1월 7일 오전 9시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 앞. 오전부터 전 세계에서 'CES 2025'를 보기 위해 찾아온 방문객들로 붐볐다. 약 17만 명의 방문객과 4,8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한 올해 CES는 단순한 전시회를 넘어선 기술과 혁신의 경연장이 드디어 문을 열었다. 올해 'CES 2025'에서는 AI, 모빌리티, 지속 가능성, 디지털 헬스 등 각 산업 분야의 최신 기술 소개가 예상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설레는 마음을 부여잡고 CES 2025 컨벤션 센터로 들어섰다. 메인 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삼성전자의 초대형 부스가 눈길을 끌었다. 한종희 부회장은 전날 오후 프레스 컨퍼런스에 직접 나서서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삼성전자의 새로운 스마트홈 생태계를 소개하며 AI 기술이 사용자 경험을 어떻게 혁신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보여줬다.

삼성은 올해 CES에 거대한 도시를 구축해 선보였다. 특히 그 중에서 눈에 들어온 것은 스마트싱스(SmartThings) 존이었다. 스마트싱스에 AI가 더해져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웰빙 라이프에서 패밀리 케어 거기에 헬스케어 데이터까지 더해지며 스마트한 삶을 영위한다는 큰 그림. 그애말로 삼성전자의 통합 연결 서비스로서의 스마트싱스의 진화를 한 눈에 보여줬다.

LG전자 부스에서도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LG전자는 전날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LG 월드프리미어' 행사를 열고,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전격 발표했다.

조 CEO는 이날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공감지능(AI)과 함께하는 일상의 라이프스 굿'을 주제로 열린 LG 월드 프리미어 행사의 기조연설에서 공개했다.

조 CEO는 "공감지능은 여러 물리적 공간과 가상환경에 이르기까지 서로 매끄럽게 이어지며 총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기술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것이야말로 공감지능이 제공할 수 있는 차별적 고객가치이자 다른 AI 기술과 구별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거대한 도시 우측 뒤편에는 SK그룹 전시관이 비트의 역동적 데이터 흐름을 표현한 가로 14m, 세로 6m 크기의 대형 키네틱 발광다이오드(LED) 뒤로 자리했다. SK그룹은 네 가지 AI DC솔루션(에너지·AI·운영·보안) 등 총 21개 아이템을 선보였다.

AI 시대 주력 멤버사인 SK하이닉스는 5세대 HBM 제품인 HBM3E 16단 제품 실물을 이번 CES 2025에서 최초 공개했다. HBM3E 16단은 앞선 12단 제품에 비해 AI 학습 성능을 최대 18%, 추론 성능을 최대 32% 향상시킬 수 있는 제품이다.

이번 SK의 부스에는 사전 예약 신청자만 있어 아쉬웠지만, 철저하게 실익을 챙기겠다는 전략으로 본다면 오히려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라 실익이 클 것으로 보였다. 다만 화려하게 꾸려진 SK 부스 뒤편으로 일반 참가자에게 공개된 부스는 상대적으로 아쉬움이 남았다.

올해 CES 2025 개막 전부터 관심을 끈 것은 단연 엔비디아 젠슨 황 CEO의 기조연설이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 기조연설을 통해 "새로운 물리적 AI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를 출시한다"며 "로봇·자율차의 개발은 보통 시간이 많이 들고 돈도 많이 드는데 그런 문제를 우리가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리적 AI'는 로봇이나 자율주행차와 같은 물리적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AI 시스템을 말한다. 코스모스는 로봇이 현실 세계의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코스모스는 물리적 법칙이 적용되는 현실과 동일한 3D 환경을 만들어 내고, 로봇·자율주행 기술 개발 과정에서 현실과 동일한 가상세계를 통해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코스모스는 최신 생성형 AI 모델, 토크나이저(텍스트를 이해할 수 있는 단위인 '토큰'으로 분리하는 도구), 영상 처리 파이프라인으로 구성된다. 2000만시간 분량의 영상을 14일 만에 처리한다. 중앙처리장치(CPU)만 사용하면 3.4년 걸리는 작업 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토크나이저의 경우 처리 속도가 기존보다 12배 더 빠르다.

모빌리티 부문에서는 소니와 혼다가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며, 지속 가능한 에너지와 도시 기반 모빌리티의 결합을 강조했다. 

특히 혼다는 이번 행사에서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 '0 시리즈'의 시제품을 공개했다. 혼다가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으로 개발한 전기차로, 세단과 스포츠실용차(SUV) 모델이 각각 내년과 2027년 출시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소니 전시관 우측에 마련된 독특한 부스가 있어 관심을 끌었는데, 바로 혼다가 소니와 설립한 '소니 혼다 모빌리티' 전시관이었다. 이곳에서는 엔터테인먼트에 중점을 둔 전기차 '아필라 1' 모델을 공개했다. 아필라 1은 혼다의 차량 기술력과 소니의 정보기술(IT) 역량이 결합한 차량으로, 오리진과 시그니쳐, 2개 모델로 제공된다. 가격은 오리진이 8만9900달러(약 1억3000만원), 시그니쳐가 10만2900달러(1억5000만원)에 책정됐다. 

이번  CES 2025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전시관도 눈에 띄었다.

중국 TV 대표주자인 하이센스와 TCL도 삼성전자의 거대한 도시 못지 않게 대규모 부스를 구성해 선보였다. 하이센스는 개막 전인 6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하이센스 미디어 컨퍼런스를 갖고,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수치를 인용,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24%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글로벌 2위를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TCL은 세계 최대, 세계 최초 등의 키워드를 가지고 자사 제품을 선보였다.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전시관인 ‘유레카 파크’는 CES 2025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다. 이곳에서는 전 세계 스타트업들이 AI 기반 헬스케어 솔루션, 지속 가능 에너지 기술, 자율주행 드론 등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였다. 한국 스타트업들도 이곳에 AI 헬스케어, 자율주행, 지속 가능 에너지 기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현실로 구현된 혁신 제품들이 자리했다. 

특히 LG NOVA는 ‘혁신은 이곳에, 함께 만들어 나가는 혁신(Innovation is Here, Build with Us)’을 주제로 유레카 파크에 전시관을 꾸리고 ▲헬스테크(Healthtech) ▲클린테크(Cleantech) ▲AI(Artificial Intelligence)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등 LG전자가 주목하는 미래산업 영역에서 LG전자와 협업 및 협업을 구체화하는 단계의 10여 개 스타트업(▲헬스테크 분야의 <프라임포커스 헬스>·<메타옵티마>·<릴리프 AI>를 비롯해 ▲클린테크 분야의 <클라이머티브>·<발리나> ▲AI 분야의 <롤 AI>·<버사웨어> ▲오픈 이노베이션 분야의 <케어캠>·<카나리 스피치> 등)을 참여시켰다. 특히 헬스테크 분야의 <프라임포커스 헬스>는 LG NOVA의 헬스케어 신사업 조직에서 출발해 지난해 상반기 스핀아웃(spin-out)한 스타트업으로 당뇨,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의 조기 진단 및 사후 관리·회복을 돕는 케어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한 이번 의료 AI 헬스케어 데이터 전문기업 '맨인블록'도 눈에 띄었다. 맨인블록은 생성형 AI 기반 대화형 의료 에이전트 ‘MediKoGPT’를 선보였는데, ‘MediKoGPT’는 국내 표준 의료지침과 협력 병원의 임상자료를 학습한 소형 언어 모델(sLLM)로, 의료계에서 논란이 되는 AI의 할루시네이션(허위 응답) 문제를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최신 연구 동향을 반영하기 위해 정보 검색 기반(RAG) 기술을 도입했으며, 임상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다수의 SCI급 논문과 특허를 출원 중이다. 맨인블록은 방창석 한림대학교 춘천성심병원 소화기내과 교수팀과 함께 부스를 꾸렸는데, 실제 의료 현장에서의 적용 가능성을 연구·검증하는 과정을 선보이며 현장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맨인블록은 지난해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도 총 26억 원의 자금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며, 헬스케어 특화 대화형 AI 솔루션 분야에서 혁신 성장을 이어가며, 올해는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CES 2025는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되며 166개국에서 4,800여 개의 기업이 참가했다. 특히, 포춘 500대 기업 중 323개 기업이 참석해 CES의 글로벌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삼성전자, LG전자, SK그룹을 비롯해 엔비디아, 소니, 아마존, 인텔 등 세계적인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며 혁신의 장을 이뤘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509곳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이 1,339곳으로 2위, 한국은 1,031곳으로 세 번째로 많은 참가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대규모의 행사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과연 목표를 달성하며 성공적으로 행사를 마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일부 기업은 CES 혁신상 수상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세계 시장에 이름을 알리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 반면,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삼기 위해 어려운 경영 상황 속에서도 비용을 감수하며 부스를 마련한 기업들도 있다. 이런 점에서 비용 대비 효과라는 측면은 CES에 참가한 기업들에게 중요한 고민거리로 떠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영학'의 관점에서 볼 때, 기업의 세일즈와 마케팅 활동은 매출 증대를 위한 본질적인 수단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홍보와 마케팅이 명확한 전략이나 목표 없이 추상적으로 실행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CES와 같은 대규모 글로벌 행사에 참가하는 기업들은 과도한 비용 지출이 득보다 실로 작용하지 않도록 전략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단순히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기보다는 명확한 목표 설정과 실행 계획이 요구된다. 예를 들어, 글로벌 바이어와의 구체적인 협상, 파트너십 구축, 잠재 고객과의 접점 강화, 브랜드 신뢰도 상승 등 측정 가능한 성과를 설정해야 한다. 이러한 목표는 참가 기업의 특성과 현재의 경영 환경을 고려해 세밀하게 설계되어야 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마케팅 활동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CES와 같은 국제 무대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데이터 기반의 정교한 전략이 필수적이다. 참가 기업은 고객 니즈와 시장 트렌드에 대한 심도 있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 목표 시장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또한, 이러한 데이터를 활용해 CES에서의 활동이 단순한 홍보를 넘어 실제 매출 증대와 글로벌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예를 들어, 참가 전후로 진행되는 활동을 세분화하고, 이를 측정 가능한 성과 지표(KPI)로 관리하는 방식이 효과적일 것이다. 행사 종료 후에는 성과를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향후 전략을 개선하기 위한 피드백 루프를 설계하는 것도 중요하다.

CES 2025에 참가한 1,031개의 한국 기업들은 이번 기회를 단순히 ‘참가’의 차원에서 끝내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실질적인 성과로 전환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곧 비용 대비 효과를 극대화하는 길이며, 장기적으로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 될 것이다.

홍보와 마케팅은 매출 증대뿐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고객과의 신뢰를 구축하는 중요한 수단이다. 이를 위해 데이터 기반의 통찰과 체계적인 실행력을 결합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CES는 혁신과 기술을 선보이는 무대인 동시에, 각 기업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기회의 장이다. 보다 정교하고 전략적인 준비를 통해 CES 참가 기업들이 웃으며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올해 CES 2025에 참가한 대한민국 모든 스타트업을 MetaX는 응원한다.

METAX / X xx@metax.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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