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300억 달러 시리즈G…기업용 AI ‘플랫폼화’에 베팅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6-02-20 07:00:27

기업 AI 주도권 경쟁, 모델 성능에서 ‘에이전트·인프라’ 전면전으로

[메타X(MetaX)] 미국 생성형 AI 기업 앤트로픽이 300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G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800억 달러(포스트머니)를 인정받았다. 2026년 2월 12일 발표된 이번 투자에는 GIC와 Coatue가 주도적으로 참여했으며, Founders Fund, ICONIQ, MGX 등이 공동 투자자로 이름을 올렸다. 이전에 발표된 마이크로소프트와 엔비디아의 전략적 투자도 일부 포함됐다.

이번 자금 조달은 단순한 규모 확장이 아니라, 생성형 AI 산업의 경쟁 구도가 전환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시장은 더 이상 모델 성능 자체만을 평가하지 않고, 기업 업무에 얼마나 깊게 통합되는지를 핵심 지표로 보기 시작했다.

앤트로픽은 첫 매출 발생 이후 3년이 채 되지 않아 연 매출 러닝레이트 140억 달러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연간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 수는 1년 만에 7배 증가했고, 연 100만 달러 이상 지출 기업도 500개를 넘어섰다. 포춘 10대 기업 중 8곳이 Claude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는 실험적 도입을 넘어 조직 단위 통합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기업 고객들은 API 단일 활용에서 시작해 코딩, 데이터 분석, 보안, 영업 자동화 등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단순 소프트웨어 구독이 아니라 업무 프로세스 자체에 AI를 내재화하는 구조적 의존성으로 이어진다. 플랫폼 전환 비용이 높아질수록 고객 락인은 강화된다.

Claude Code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 축이다. 2025년 5월 공개 이후 빠르게 상용화되었으며, 현재 러닝레이트 매출은 25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된다. 2026년 들어 두 달도 되지 않아 매출이 거의 두 배 증가했다는 점은 수요 가속을 보여준다. GitHub 공개 커밋의 약 4%가 Claude Code에 의해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AI가 소프트웨어 생산 체계의 일부로 편입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기업용 매출 비중이 절반 이상이라는 점은 조직 단위 자동화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는 의미다.

앤트로픽은 Cowork 기능을 통해 코딩 영역을 넘어 지식 노동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영업, 법무, 재무 등 역할별 플러그인을 통해 Claude를 직무 특화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전략이다. 최신 모델 Opus 4.6은 재무·법률 분야 평가 지표에서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는 단순 문장 생성 능력이 아니라 실제 경제적 가치 창출 업무 수행 역량을 강조하는 행보다.

인프라 전략도 주목할 만하다. Claude는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환경에 모두 배포되고 있으며, 학습과 추론은 AWS Trainium, 구글 TPU, 엔비디아 GPU 등 다양한 칩에서 수행된다. 이는 특정 벤더 의존을 줄이고 워크로드별 최적 환경을 선택하는 멀티클라우드·멀티칩 전략이다. 기업 고객에게는 성능 최적화와 공급망 안정성, 지정학적 리스크 분산이라는 장점을 제공한다.

3,800억 달러 기업가치는 전통적인 SaaS 기준으로는 설명하기 어렵지만, 시장은 앤트로픽을 단순 모델 기업이 아니라 기업 지능 인프라 플랫폼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정 구독과 사용량 기반 매출이 결합된 구조, API 통합을 통한 장기 의존 모델, 다영역 확장 전략은 초기 클라우드 플랫폼 성장 경로와 유사하다.

이번 투자는 생성형 AI 경쟁의 질문이 바뀌었음을 보여준다. 누가 더 높은 벤치마크 점수를 기록했는가가 아니라, 누가 기업의 실제 업무 흐름을 더 깊이 장악했는가가 핵심이 되고 있다. AI는 보조 도구를 넘어 업무 운영체제(OS)에 가까운 역할로 이동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300억 달러 투자는 연구 확대 선언이 아니라, 기업용 AI 표준 인프라 지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적 베팅에 가깝다. 앞으로의 경쟁은 모델 스코어가 아니라 업무 점유율을 둘러싼 플랫폼 전면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WEEKLY 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