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서울 서비스 중단.. 과연 아무 의미도 없었을까?

정수연

jsy020224@naver.com | 2025-02-16 20:16:57

코로나19가 몰고온 비대면 문화와 함께 메타버스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 오프라인에서 대면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 메타버스 산업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그리고 메타버스는 전 세계의 주목을 받으며 미래 산업으로 조명받으며, 새로운 시대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렸다.

글로벌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망을 가지고 있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진 우리나라에서도 메타버스 산업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발빠르게 일어났다. 2022년 1월 정부는 디지털 뉴딜 2.0 초연결 신산업 육성 첫 종합대책으로 '범정부 합동「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까지 발표하며 정부 주도형 산업 활성화에 발벗고 나섰다. 140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산업용 메타버스의 높은 성장잠재력에 주목하고 초기시장인 만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해 후속지원에 앞장선다는 계획을 내비친 것이다.

그리고 공공분야에서는 세계 최초로 서울시가 단계별 전략을 수립하고 자체 재원을 통한 ‘세계 최초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인 '메타버스 서울'을 지난해 1월 선보이게 됐다. 하지만 서비스가 론칭 후 이용자 수가 예상보다 저조하다며, 60억 원에 달하는 제작비용이 낭비된 것이 아니냐는 언론과 시의회의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오는 10월 16일 메타버스 서울은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서울시의 메타버스 사업 중단 소식이 전해지자, 메타 인천 사업을 추진 중이던 인천시도 발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인천시는 올해 7월 중 정식 출시를 목표로 했던 인천시 메타버스 플랫폼의 콘텐츠 개발을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처럼 지방자치단체들이 디지털 혁신의 일환으로 추진했던 메타버스 사업은 이용자 저조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며, 사업 전면 중단 위기에 봉착했다. AIVI 미디어에서는 세계 최초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을 집중 분석해보고자 한다.

◆ 메타버스 서울이란?

메타버스 서울은 3차원 가상 공간(메타버스)에서 사용자들이 아바타를 통해 경제, 문화관광, 교육, 민원 등 다양한 서울시 행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이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을 2022년 말까지 구축하고 2022년부터 3단계에 걸쳐 경제·문화·관광·교육·민원 등 시정 전분야 행정서비스에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현해 나갈 계획이었다.

출처: 서울시

메타버스 서울은 세계 도시 최초로 공공기관에서 ‘자체’ 구축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 2022년에는 타임지가 메타버스 공공 분야에서 “2022 최고의 발명(the Best Inventions of 2022)”으로 선정됐다.

서울시 디지털정책과는 메타버스 서울을 선보이며 "비대면 소통의 급부상으로 메타버스를 시정 전반에 도입해 시·공간을 초월한 새로운 공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모든 연령대가 소외되지 않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출처: 서울시

2021년 10월 서울시는 메타버스 로드맵을 발표했다. 

메타버스 서울의 1단계는 2023년 1월 16일에 출시됐고, 경제와 교육, 세무, 행정, 소통 5개의 분야의 서비스로 구현됐다. 실제로 출시된 메타버스 서울 1단계 서비스는 다음과 같다.

메타버스 서울 1단계

즉, 1단계에서는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여 조기 정착과 안정적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 것이다. 이후, 서울시는 2단계 사업을 통해 서비스 확장을 꾀하고자 했다. 

비록 2단계가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는 않았지만, 서울시는 메타버스 시민안전체험관, 부동산 계약,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타버스 등 다양한 시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을 밝혔었다. 또한, 시와 자치구에서 각각 운영 중인 메타버스 서비스들을 하나로 통합해 더 체계적인 운영을 도모할 방침이었다.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디지털 소외 계층을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언급하며, "2단계 '이지 버전'이 곧 준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타버스가 미래의 주요 소통 수단이 될 것이기 때문에 보다 쉽게 업그레이드될 것이며, 디지털 세계에 익숙하지 않은 연령대의 시민들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낸 바가 있다.

구체적인 메타버스 서울 2단계는 다음과 같다.

◆ 메타버스 서울, 기대와 다른 '저조한 이용자'

서울시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메타버스 서울은 예산 낭비 논란과 함께 실효성에 대한 비판을 받으며 서비스 종료를 예고했다. 지난해 1월부터 약 6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시민들의 참여는 저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메타버스 서울이 서비스를 시작한 작년 1월 16일부터 올 1월 말까지 1년간 이용자 수는 22만6187명이었다. 이 수치는 하루 평균 600회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서울시 콜센터 민원 상담이 하루 평균 1만 건인 것과 비교해 메타버스 서울을 통한 민원은 하루2건에 불과했다. 

이 뿐만 아니라 콘텐츠와 내실 부족, 비용 대비 효과 부족 등 여러 요인에 대한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이와 같은 회의적 시각속에서 서울시 오세훈 시장은 결국 지난달 1일 민선 8기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메타버스가 전 세계를 지금의 인공지능(AI)처럼 휩쓸었다고 봐도 된다. 당시에 메타버스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정말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미국의 빅테크 기업들도 생각할 정도였다"며 "그런데 그것이 그 정도는 아니었다는 게 세계적으로 밝혀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오 시장은 "정책 방향을 바꾸는 것은 과감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실패를 자인하고 이 정책은 접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지난달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 서비스 중단 공지를 올렸고, 오는 10월에 서비스를 종료할 예정이다. 

◆ 메타버스 서울은 실패(?)...그 원인과 배경

그렇다면 메타버스 서울이 실패하게 된 원인과 그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메타버스 서울’이 제공하는 콘텐츠의 제한성이 문제였다. 메타버스 서울은 서류발급, 민원상담과 같은 서비스를 제공했지만, 이런 서비스들은 기존의 서울시 홈페이지를 통해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었다. 즉, 새로운 사용자 및 기존의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할 콘텐츠의 부재는 결국 사용자 이탈로 이어졌다.

또한, 서울시의 일관성 없는 정책 방향도 문제로 지적된다. 보통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한 개선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서울시는 올해 들어 메타버스 열풍이 시들해지자,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축소하고 예산을 삭감하는 등 일관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 이는 '메타버스 서울'의 운영에 큰 타격을 주었고, 사용자들이 플랫폼에 대해 점점 더 회의적인 시각을 갖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

종합하자면, 서울시가 최초로 공공 서비스를 메타버스에 접목하려는 시도는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인프라 구축 부족 및 주 사용자인 서울시 시민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성급한 추진으로 인해 서비스 종료를 불러일으켰다고 생각된다. 

◆ 시사점

분명 서울시의 ‘메타버스 서울’ 프로젝트는 초창기만 하더라도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공 서비스 혁신의 상징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과를 내고 중단되며, 공공기관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

첫째, 공공 서비스의 핵심은 단순한 새로운 기술 도입이 아니라, 시민의 실제 필요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메타버스 서울은 ‘메타버스’라는 신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가상공간을 구축했지만, 사용자들이 실질적으로 필요로 하는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실패했다. 이는 공공기관이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 때, 그 기술이 시민들에게 어떤 구체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지를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아무리 첨단 기술이라 하더라도, 그것이 시민들의 실생활에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둘째, 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적인 지원의 중요성이다. 메타버스 서울은 초기 메타버스 열풍에 힘입어 시작됐지만, 서울시가 프로젝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자원 투입을 소홀히 하면서 결국 프로젝트가 중단되었다. 이는 공공 플랫폼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유행을 쫓기보다는 장기적인 비전과 일관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공공 서비스는 단발적 이벤트가 아닌, 꾸준한 관리와 개선을 통해 시민들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비록 '메타버스 서울' 프로젝트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했지만, 미래의 공공서비스 혁신 방향에 대한 중요한 사례를 남겼다고 생각된다. 공공 메타버스 도입 시, 시민의 실질적 필요와 가치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시켜준 것이다. 특히, 서울시의 시도는 미래 공공 메타버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며, 향후 다른 공공기관이 메타버스를 공공서비스에 적용시킬 때 참고해야 할 중요한 사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 논문

<지방자치단체 메타버스 활성화 방안 : NFT와 지역 가상화폐 융합을 중심으로>

요약: 국내 주요 지자체 메타버스를 분석한 결과, 성공적인 플랫폼 구축을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 지속 가능한 가상경제 시스템, 블록체인 및 NFT 활용이 필수적임을 확인했다. 또한, 메타버스 경제 활동의 주체를 지자체로 설정해 법적 한계를 극복하고, 디지털 시민증과 관계인구 개념을 통해 지역사회와 사용자 간 연결을 강화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 플랫폼이 경제적·사회적 혜택을 제공하며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제안했다.

링크: 논문링크

<공공 메타버스 거버넌스에 대한 탐색적 연구>

요약: 본 논문은 공공 메타버스 거버넌스의 통합적 프레임워크를 제시하고, 실무적으로는 공공 부문에서 메타버스 운영에서 우선적으로 고려할 점과 함께 구체적인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링크: 논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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