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의 'Llama', 정부 공식 AI 모델로 사용 승인

김하영 기자

hashe@metax.kr | 2025-10-06 09:00:00

Meta의 Llama AI, GSA OneGov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정부 사용 승인
미국 정부의 Llama 승인, 정부용 AI 시장 판도 바꿀까...

지난 9월 22일, 미국 총무청(GSA)은 메타(Meta)의 오픈소스 AI 모델 Llama를 연방 정부 공식 배포 인공지능으로 승인했다.

이는 정부 차원에서 무료 오픈소스 모델을 정식 채택한 첫 사례로, 각 부처와 기관이 합법적이고 안전한 경로를 통해 동일한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미국 총무청의 공식 보도글: https://www.gsa.gov/about-us/newsroom/news-releases/gsa-meta-collaborate-on-ai-adoption-09222025

이러한 결정은 GSA가 추진하는 OneGov(One Government) 이니셔티브의 연장선에 있다. OneGov은 연방 정부의 개별 기관이 따로따로 소프트웨어나 IT 자원을 구매하던 방식을 벗어나, 정부 전체를 하나의 구매 단위로 묶어 더 나은 가격, 일관된 조건, 강화된 보안 기준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조달 구상이다. 다시 말해, Llama 승인 사례는 오픈소스 AI가 정부 차원의 공동 조달 구조에 처음으로 편입된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정부의 인공지능 도입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소수 거대 클라우드 벤더가 사실상 독점해온 영역이었다. 조달 계약과 보안 인증의 장벽 탓에, 공공 AI는 민간의 고가 서비스에 의존하는 것이 당연시되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GSA의 결정은 이 흐름에 균열을 내는 사건으로 읽힌다.

이제 질문은 분명해진다. Llama의 승인이 단순히 비용 절감을 노린 행정적 선택에 그칠 것인가, 아니면 정부 AI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패러다임 전환의 신호탄이 될 것인가.


오픈소스가 던지는 경쟁과 혁신의 압박
미국 총무청(GSA)이 메타의 오픈소스 모델 Llama를 OneGov 전략에 편입시키면서, 연방 기관은 개별 계약 없이 공통 기준과 보증 하에 Llama를 실험·배포할 수 있게 됐다. 이 결정은 각 부처가 따로 구매·검증을 반복하던 비효율을 줄이고, 동일 모델을 표준화된 조건으로 쓰게 만든다는 점에서 조달 효율화의 효과가 크다. 더구나 Llama는 무료로 제공되는 공개 모델이어서, “AI=고가의 독점 서비스”라는 인식을 실질적으로 흔든다. 이는 상업 모델 중심으로 형성돼 온 정부 AI 시장에 가격·계약 구조의 압력을 가하고, 동일 예산으로 더 많은 파일럿·시제품을 병행할 수 있게 해 혁신 속도를 끌어올린다.

사실, 지금까지 연방 정부의 AI 도입은 AWS, Microsoft, Google 등 대형 클라우드 업체와의 계약에 크게 의존해 왔다. AI 모델뿐만 아니라 서버 인프라, 보안 인증, 유지보수까지 모두 패키지 형태로 제공되었기 때문에, 기관들은 사실상 특정 벤더의 생태계에 묶여(lock-in)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최근 OneGov 이니셔티브가 이러한 종속 구조를 흔들고 있다. 오픈AI 모델을 1달러에 1년간 이용할 수 있는 상징적 가격 계약을 시작으로, 앤트로픽·구글의 상업 모델까지 신속히 끌어들여 멀티벤더 환경을 구축했다. 여기에 메타의 오픈소스 모델인 Llama를 공식 옵션으로 추가하면서, 정부는 폐쇄형 상업 모델과 개방형 오픈소스 모델을 동일한 조달 프레임 안에서 비교·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xAI Grok까지 원가에 가까운 조건으로 합류시키면서, 경쟁의 저울추는 더욱 다양해졌다.

이 변화는 각 부처 입장에서 전략적 레버리지를 의미한다. 더 이상 특정 업체의 가격·조건을 일방적으로 수용할 필요 없이, 모델의 성능·비용·투명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선택할 수 있는 협상력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동시에, “AI는 곧 고가의 폐쇄형 서비스”라는 인식도 무너지고 있다.

'Llama 4 Maverick' 버전의 성능을 다양한 벤치마크 과제별로 주요 경쟁 모델(Gemini 2.0 Flash, DeepSeek v3.1, GPT-4o)과 비교한 그래프: https://ai.meta.com/blog/llama-4-multimodal-intelligence/

다만, 이 전환이 완전한 독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모델 자체는 오픈소스여도, 보안 강화, 맞춤형 최적화, 지속적 지원과 같은 서비스 레이어는 여전히 상업 벤더의 강점으로 남는다. 결국 정부 시장에서는 “모델은 오픈소스, 운영·유지보수는 민간 계약”이라는 하이브리드 구조가 현실적 표준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오픈소스가 공공영역에서 핵심 역할을 차지하되, 민간 생태계와의 긴밀한 공존 속에서 성장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투명성과 책임성 사이의 균형                                                                                                              오픈소스 모델은 코드와 가중치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 알고리즘의 투명성과 감사 가능성을 크게 높여준다. 미국 행정관리예산국(OMB)은 2024~2025년 지침 개정을 통해, 위험이 크거나 권리 영향(rights-impacting)을 미치는 AI 사용 사례에 대해 검증·설명 가능성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공개 모델은 이러한 규범에 맞춰 외부 연구자, 감사기관, 내부 감사가 동일한 대상을 점검하기 용이하기 때문에, 규제 준수 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나 공개성은 양날의 검이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만큼 악용 가능성에 대비한 보안 통제, 데이터·출력 관리 체계, 그리고 라이선스와 책임 분담 구조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오류·편향·남용이 발생했을 때 책임 귀속이 모호해질 수 있다. 더불어 오픈소스 특유의 커뮤니티 의존성은 장기 유지보수의 연속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위험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유지보수 계약, 레퍼런스 구현체, 보안 패치 SLA(Service Level Agreement)와 같은 제도적 장치를 병행해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결국 Llama와 같은 오픈소스 AI의 장점을 극대화하려면, 정부의 행정관리예산국(OMB,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에서 요구하는 사용 사례 인벤토리, 위험관리 최소 요건, 조달 시 책임 조항을 Llama 운영 가이드와 긴밀히 연계해 구체적 규범으로 정착시키는 것이 핵심 과제가 된다.

 

https://ai.meta.com/blog/llama-4-multimodal-intelligence/

AI 공공재 시대의 서막                                                                                                                        메타의 Llama 승인 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 조치에 그치지 않는다. 이는 미국 연방정부가 오픈소스 AI를 제도권 안으로 공식 편입시킨 첫 사례로, AI를 공공재적 자원으로 다루려는 실험의 출발점이자 상징적 전환점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특정 벤더에 대한 종속을 완화하고, 공공 AI 시장에서 경쟁의 판도를 뒤흔드는 신호가 되고 있다.

그러나 기회와 동시에 과제도 분명하다. 오픈소스의 장점인 투명성과 개방성은 동시에 보안 위험, 책임 소재 불명확, 장기적 유지보수 불안이라는 문제를 내포한다. 따라서 이러한 고질적 약점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앞으로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오픈소스 모델을 기반으로, 상업적 서비스와 정부 가이드라인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구조가 공공 영역에서 표준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결국 Llama 승인은 “정부 AI의 미래가 어떻게 설계되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사건이다. 이번 결정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AI 거버넌스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선언에 가깝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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