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리버스와 롯데그룹의 만남, 실감형 콘텐츠로 새 지평 열 수 있을까

정수연

jsy020224@naver.com | 2025-02-14 11:30:36

[METAX = 정수연 기자]

최근 메타버스 산업에 초실감형 메타버스 바람이 일고 있다.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 상용화되면 버추얼 쇼핑, K-POP,  EDM(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등 콘텐츠산업으로의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데, 초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 중에서 단연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롯데 메타버스(가칭)'다. 

롯데 메타버스는 유통과 엔터테인먼트 계열사를 보유한 롯데그룹이 최근 내세운 신성장 동력이다. 실제로 롯데는 롯데 메타버스를 통해 정교한 디지털트윈과 인터랙티브 쇼핑어시스트가 탑재된 롯데면세, 롯데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롯데컬처웍스 등의 버추얼 스토어에서 원하는 상품 구매를 체험할 수 있도록한다는 방침이며, JYP엔터테인먼트의 아이돌 그룹 엔믹스(NMIXX)와 글로벌 랭킹 4위인 DJ ALOK의 실감나는 공연을 그래픽과 실사가 융합된 버추얼 콘서트를 통해 관람할 수 있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이번 롯데 메타버스의 핵심 기술은 롯데이노베이트(옛 롯데정보통신)의 자회사 '칼리버스'에서 나온다. 칼리버스는 리얼타임 3D 창작 툴인'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사실적인 그래픽과 고화질 실사 VR을 융합한 초실감형 메타버스를 개발하고 있다. 칼리버스의 메타버스 플랫폼은 대규모 동시 접속(MMO)을 지원하며, PC는 물론 VR디바이스, 3D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에서 구현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칼리버스는 지난 6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렸던 '2023  메타버스 엑스포'에서 PC 버전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최초로 선보이기도 했으며,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3에서 체험 가능한 데모 버전을 소개한 지 6개월 만에 새로운 확장 버전을 공개한 바 있다. 


◆ 주주총회에 등장한 메타버스, 그리고 롯데그룹의 강력한 쇄신의지

올해 4월 롯데 주주총회에는 초실감형 메타버스 칼리버스를 경험할 수 있는 전시관을 마련돼 주주들의 관심을 모았다. 롯데그룹의 신사업 체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롯데지주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총장 앞에 메타버스 체험관을 마련했다.

이날 롯데그룹 수장인 신동빈 회장이 공언했던 사업구조 재편 의지도 재차 강조됐다. 롯데가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확장으로 성장했지만,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한 경영 효율화에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한 것.

실제로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21년 7월 하반기 롯데그룹 사장단회의(VCM)에서 메타버스를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고 관련 투자를 확대하기 시작했다. 당시 자회사 칼리버스를 인수한 후 롯데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매년 메타버스를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구현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칼리버스는 세계적인 리얼타임 3D 랜더링 창작 툴인 '언리얼엔진5'를 기반으로 극사실적인 그래픽과 고화질 3D 실사 인물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고, 8월 말 공식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롯데그룹이 그룹의 미래와 포트폴리오 재정비를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는 과정에서 2021년에 인수한 '칼리버스'를 통한 롯데그룹의 미래 성장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롯데그룹의 차세대 성장동력, 칼리버스(Caliverse)

칼리버스는 쇼핑, 커뮤니티, 엔터테인먼트를 가상 공간 내에서 실감있게 즐길 수 있는 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는 회사다. 2021년 롯데이노베이트에 인수되면서 사명을 칼리버스로 변경했다. 롯데그룹은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디지털 트윈 및 언리얼 엔진을 적용해 초실감형 ‘진짜’ 메타버스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며, 그들은 언리얼 엔진 5로 그래픽 실사화 기술과 딥 인터랙티브 등의 최첨단 기술을 적용한 실감형 메타버스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메타버스와 차별화된 '진짜' 메타버스라고 강조한다. 칼리버스 사용자들은 칼리버스에 접속해 모험을 하고 숨겨진 보물을 찾으면서 모험을 즐길 수 있다. 3D 아바타의 키, 체형, 미간 등 개인의 취향에 맞게 아주 세부적인 부분까지 설정하는 등 아바타 꾸미기도 가능하다. 

이미지 출처: 칼리버스

칼리버스 내 도시인 '오리진시티'에서는 콘서트, 쇼핑 등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이 융합된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이미지 출처: 칼리버스 (오리진시티)

현재 칼리버스는 실제 인물의 모습을 가상공간에 구현해 사용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는 메타버스 콘서트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무엇보다 칼리버스에서는 아티스트가 실제의 모습 그대로 등장해 6만 5천명 이상의 관객과 함께 하는 것이 특징인데, 칼리버스를 체험하면 실제 공연장에 온 듯한 느낌이 들어 '진짜' 메타버스에 왔음을 실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미국 CES 2023와 한국의 메타버스 엑스포 2024에서 '플레이어볼 데모'를 선보였는데 이를 본 이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이에 대해 칼리버스 김동규 대표는 CES 2023 후 김미경 유튜브 인터뷰에서 세계적인 언론사인 CNN 등 여러 매체의 취재 열기가 뜨거웠으며, 행사장에는 마감 직전까지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gHoj-k49WmM)

칼리버스에 대한 높은 관심은 일본에서도 나타났다.  지난 3월, 칼리버스는 일본 미나토구에 위치한 더프린스파크타워도쿄 BallRoom에서 칼리버스가 일본에서도 올해 8월에 정식 오픈한다는 발표를 진행했고, 이 행사에는 150여 개의 일본 기업과 400여 명의 웹3.0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동아일보에 따르면, 참석자들은 롯데 칼리버스의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과 실시간 렌더링 기반의 실사 합성 기술에 깊은 인상을 받았고, 큰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출처: https://www.donga.com/news/It/article/all/20240327/124183207/1)

이미지 출처: 롯데정보통신_CES 2023에서 공개된 걸그룹 ‘엔믹스’ 실감형 콘서트

칼리버스 내 가상도시 '오리진시티'에는 롯데그룹의 계열사인 롯데면세점, 하이마트, 세븐일레븐 등이 버추얼 스토어로 구현돼 있다. 버추얼 쇼핑 호스트가 사용자를 맞이하며, 현실세계처럼 사용자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안해주는 형식이다. 

이미지 출처: 롯데정보통신_CES2024 롯데정보통신 칼리버스

이처럼 칼리버스는 철저히 ‘초실감형'을 통해 '진짜' 메타버스이자 '사용자 중심’의 메타버스 세계와 칼리버스 메타버스를 둘러싼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올해 CES 2024에서는 사용자가 가상 공간에 자신만의 콘텐츠를 쉽게 제작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UGC(User-Generated Content)를 선보였다.

또한, “AI 모바일 스캐닝 기술”을 통해 누구나 모바일 기기로 현실세계의 제품을 촬영하여 메타버스 내에 디지털 오브젝트를 5분 이내로 생성할 수 있도록 하여 사용자들의 창의성과 참여도를 극대화하고자 했다. 이러한 기술의 고도화로 인해 사용자는 '칼리버스'에서  단순히 소비자로서가 아니라 창작자로서 메타버스 생태계 확장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칼리버스의 매출 창출 가능성

칼리버스는 다양한 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온오프라인 결합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롯데면세점, 롯데하이마트 등의 유통 채널과 지방시, MCM, 록시땅 등의 패션 브랜드가 참여하고 있다. 칼리버스는 이러한 파트너들과 함께 Web 3.0 기반의 수익 모델을 도입해 상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예정이다. 칼리버스는 이처럼 혁신적인 콘텐츠를 통해 롯데그룹의 다양한 채널에 실감형 콘텐츠를 접목시켜 새로운 매출 창출 가능성을 제시하면서 롯데면세점과 롯데하이마는은 칼리버스의 3D 디지털 트윈을 통해 인터랙티브 쇼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고객들은 언제 어디서나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옷을 입어볼 수 있고, 가구를 자신의 집에 배치했을 때의 모습을 미리 확인하는 등 더욱 몰입감 있는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칼리버스의 실감 콘텐츠는 OTT 서비스와 경쟁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상현실 속에서 시청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기존의 2D 화면보다 훨씬 더 강렬한 몰입감을 제공한다. 또한, 오프라인 콘서트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현장감을 제공하며, 특히 팬들과 아티스트 간의 실시간 인터랙션이 가능한 가상 콘서트는 새로운 형태의 팬덤 문화를 형성할 수 있다. 더 나아가, VR 방수 기술을 도입할 경우 풀장에서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수 있기에 이는 워터파크나 리조트 등에서 혁신적인 엔터테인먼트 옵션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이처럼 칼리버스와 롯데그룹의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으며, 롯데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시사점

칼리버스는 롯데그룹의 기존 사업 영역 뿐 아니라 타 산업계까지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롯데 시네마, 롯데월드, 온라인 쇼핑 플랫폼 등 다양한 채널에서 실감형 콘텐츠를 접목시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정말 놀랄 만한 일이다. 그동안 메타버스에 대한 시장 기대가 줄어든 이유는 메타버스 키워드가 들어갔지만, 사실상 온라인 서비스 수준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던 저품질이 문제였다. 사람들이 원하고 기대하는 메타버스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처럼 현실과 같은 가상공간인데 실제로 그동안 서비스 된 메타버스는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 칼리버스는 3D공간에 실제 인물을 실시간으로 융합해 케이팝 스타 공연, EDM 페스티벌, 버추얼 스토어 등 다양한 콘텐츠를 현실처럼 가상공간에 재현하고 있다.

메타버스에서 중요한 요소는 바로 'P2E(Play to Earn)'이다. 온오프라인 리워드를 연계해서 순환하는 이익구조도 형성해야 한다. 칼리버스에는 UGQ(유저 제너레이티브 퀘스트)가 있다. 에픽게임즈 '포트나이트'의 창작자 수익분배 시스템과 유사한 모델이다. 메타버스 공간은 혼자서 만들어낼 수 없다. 유저들이 직접 공간, 물건, 영상 등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해 내는 개념이기 때문이기에, 가상공간이 현실 세계에도 유효하도록 생태계는 연결되어야 할 것이다.


◆ ︎논문

<실감 콘텐츠를 활용한 메타버스 플랫폼 전시공연 연구> 

요약: 본 논문은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전시와 공연들이 관객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다가가고 있는지실감 콘텐츠 공연사례들을 분석하고, 가상현실이 일상화되고 있는 요즘, 전시와 공연 예술 분야의 변화의 방향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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