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rplexity x Getty Images, AI와 창작자의 공존 실험

X 기자

metax@metax.kr | 2025-11-06 09:00:00

창작자 권리와 이미지 출처 투명성을 중심으로 한 전략적 동맹

Getty Images와 Perplexity AI가 글로벌 다년(多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Perplexity는 Getty Images의 방대한 이미지 라이브러리를 자사 AI 검색 및 콘텐츠 생성 플랫폼 전반에 통합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AI 검색의 시각화’라는 기능적 개선이지만, 이 파트너십의 진정한 의미는 그 이면에 있다. 바로 AI 시대의 저작권·출처·창작자 권리 보호 모델을 재설계했다는 점이다.

Getty Images 부사장 닉 언스워스(Nick Unsworth)는 발표문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번 협력은 단순한 기술 제휴가 아니라, 적법하게 출처가 명시된 콘텐츠가 AI 경험의 품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AI가 만든 ‘무출처 이미지’ 시대의 반성

최근 2년간, 생성형 AI가 만든 이미지들은 미디어·광고·SNS 전반에서 폭발적으로 확산됐다. 그러나 그만큼 커진 것이 ‘출처가 없는 시각자료의 홍수’였다.

Getty Images는 이미 2022년부터 Stability 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며 “AI 학습 데이터의 윤리적 기준”을 업계에 제시한 바 있다.

Perplexity는 이러한 Getty의 철학을 이어받아, AI가 보여주는 이미지마다 “누가 찍었고, 어디서 왔는가”를 명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고 선언했다.

Perplexity의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제시카 찬(Jessica Chan)은 이렇게 말했다.

“AI 시대의 탐색과 발견은, 그 자체로 윤리적 행위가 되어야 합니다. 사용자가 보는 모든 이미지에는 창작자의 이름과 이야기, 그리고 그 권리가 함께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출처 표기 강화’가 아니라, AI 검색이 창작자의 생태계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첫 실험이라 할 수 있다.

Perplexity의 전략 — ‘검색’에서 ‘시각적 발견’으로

Perplexity는 현재 OpenAI의 GPT-4 기반 AI 검색엔진으로 평가받으며, 전통적인 검색엔진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번 Getty 협업을 통해 Perplexity는 텍스트 중심의 탐색을 넘어, 시각 중심의 ‘비주얼 검색(Visual Discovery)’으로 확장한다.

Getty의 API 기반 이미지 데이터가 Perplexity 검색 알고리즘에 통합되면서, 사용자는 AI가 요약한 답변과 함께 고해상도의 관련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모든 이미지에는 “이미지 출처, 촬영자, 저작권 정보”가 자동 링크 형태로 표시되어, AI 콘텐츠의 신뢰성을 높인다. 이는 단순히 편리함을 넘어, ‘신뢰 기반의 검색’이라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설계하려는 시도다.

‘AI 저작권 표준화’의 본격 시동

이번 협약은 단일 기업 간의 계약을 넘어, AI 산업 전반의 저작권 표준화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Getty는 단순한 이미지 공급자가 아니라, “AI 모델이 가져야 할 데이터 윤리의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역할로 진화 중이다.

Perplexity는 이번 협업을 통해 두 가지 신호를 시장에 던졌다.

① AI 콘텐츠의 출처 투명성(Transparency) 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필수 조건이다.
② ‘AI가 만든 콘텐츠’보다 ‘AI가 책임지는 콘텐츠’가 사용자 신뢰의 핵심이 된다.

이는 OpenAI, Anthropic, Google 등 생성형 AI 기업들이 직면한 핵심 과제 — 즉, ‘AI 학습의 정당성’과 ‘창작자의 권리 배분’ 문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미지의 소유권’에서 ‘데이터의 주권’으로

Getty는 이미 AI 산업과의 불편한 동거를 넘어, ‘데이터 저작권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2024년에는 NVIDIA와 협업해 생성형 AI 모델 학습용 합법 이미지 데이터 세트를 제공했고, 이번 Perplexity 계약은 그 연장선상에서 “AI 생태계 속의 합법적 데이터 허브”라는 새로운 포지셔닝을 굳혔다.

Getty에게 이번 계약은 ‘이미지를 판매하는 플랫폼’에서 ‘AI 산업에 데이터를 공급하고 저작권을 관리하는 데이터 프로바이더’로의 진화 신호다.

AI와 창작자의 공존 실험

Perplexity와 Getty의 협업은 ‘AI의 창작 윤리’가 시장 경쟁의 요소로 부상했다는 사실을 상징한다. AI가 아무리 뛰어난 이미지를 생성하더라도, 그 이미지가 어디서 왔는지 모른다면 신뢰를 얻을 수 없다.

이제 AI 플랫폼의 경쟁력은 알고리즘이 아니라 “출처와 책임의 투명성”으로 결정된다. Getty는 이 신뢰를 제공하고, Perplexity는 사용자 경험에 통합한다.

결국 두 회사의 협력은 AI가 신뢰를 ‘학습’하기 시작했다는 산업적 이정표로 기록될 것이다.

AI가 정보를 ‘요약’하는 시대에서, Perplexity는 ‘출처를 회복하는 검색’, Getty는 ‘권리를 수호하는 이미지 데이터’로 방향을 잡았다.

이번 파트너십은 기술적 혁신보다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AI가 인간의 창작을 존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첫 실질적 답변이다.

AI가 세상을 읽는 방법은 이제 단순한 학습이 아니라, 기억과 존중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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