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F와 레트로 펀딩이 바꾸는 웹3 자금의 룰
이정민 기자
dave126999@gmail.com | 2025-04-17 07:00:53
웹3 자금 생태계에 찾아온 ‘참여와 성과’ 중심의 새로운 기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공공을 위해 모두가 함께 사용하는 서비스나 기술, 공공재 펀딩 플랫폼인 Gitcoin이 최근 제23회 ‘그랜트 라운드(Grants Round 23; GG23)’를 시작했다.
이 행사는 2025년 4월 16일까지 기부를 받을 예정이며, 차세대 인터넷 환경인 웹3 생태계에서 활동하는 여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여기서 지원하는 프로젝트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인 오픈소스 기술, 지역사회 프로젝트, 그리고 전기·수도·인터넷 같은 기본 설비처럼 모두가 필요로 하는 시스템인 공공 인프라 등이다. 이런 프로젝트들은 수익은 많지 않지만,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기술과 서비스로 평가받는다.
Gitcoin은 이런 프로젝트를 돕기 위해 단순히 돈을 기부받는 데 그치지 않고, 중앙에서 누가 결정하지 않고, 사람들의 참여로 자금이 어떻게 흘러갈지를 실험하는 방식을 도입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번 GG23에서 특히 눈에 띄는 점은 두 가지 새로운 방식이 함께 쓰인다는 점이다:
하나는 쿼드래틱 펀딩(Quadratic Funding, QF), 즉 많은 사람이 조금씩 기부한 프로젝트에 더 많은 지원금을 주는 방식이다. 이는 참여 인원이 많을수록 더 큰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예를 들어 어떤 프로젝트에 한 명이 10달러를 기부한 경우보다, 열 명이 각자 1달러씩 기부한 경우가 훨씬 더 많은 매칭 펀드를 받게 된다. QF의 제곱 모델을 살펴보면 각 기부자의 기부 금액의 제곱근을 합산한 뒤, 그 합을 제곱하고 총 기부액을 뺀 값을 기반으로 매칭 펀드를 계산한다. 예를 들어, 한 명이 10달러를 기부한 경우 매칭 점수는 (√10)² - 10 = 0이다. 열 명이 각 1달러씩 기부하면 (√1 × 10)² - 10 = 100 - 10 = 90으로 훨씬 높다. 이 방식은 다양한 사람들의 참여를 이끌고, 소액 다수의 지지를 받은 프로젝트에 더 많은 매칭 펀드를 배분한다. 매칭 펀드는 Gitcoin이나 이더리움 재단 같은 기관이 제공하는 보조금 풀이다.
또 하나는 레트로 펀딩(Retroactive Funding), 이건 과거에 이미 좋은 성과를 낸 프로젝트에 나중에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지금 기부하는 게 아니라, “그때 잘했으니, 보상하자”는 개념이다.
이 두 가지 모델은 ‘현재의 기여’와 ‘과거의 성과’를 각각 기준으로 자금을 지원한다.
둘을 함께 적용하면 더 세밀하고 공정한 방식으로 돈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자금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Gitcoin은 이를 통해 생태계 전반의 다양성과 혁신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실제로 이번 라운드에 웹3 기반 공공재, 오픈소스 인프라, 지역사회 이니셔티브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참여하는 이유다.
Gitcoin 측은 “이번 전략은 프로젝트의 성장 단계에 맞춘 펀딩 방식을 도입해 더 효율적이고 공정한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DAO, QF, 레트로 펀딩은 무엇이 다를까?
웹3 시대의 자금 분배는 단순한 “누구에게 돈을 줄 것인가”라는 문제를 넘어서, “누가 결정하는가”, “무엇을 기준으로 하는가”, “언제의 기여를 보는가”에 따라 서로 다른 메커니즘이 쓰이고 있다.
대표적인 세 가지가 바로 DAO, QF, 레트로 펀딩이다.
이들은 모두 탈중앙화(즉, 중앙에서 지시하지 않고 참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목적, 의사결정 방식, 시간적 초점, 참여 기준 등에서 확연히 다른 설계를 보여준다.
① DAO, ‘누가 결정하는가’를 중심에 둔 조직
DAO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 자율조직이다. 쉽게 말해, 특정 회사나 기관이 명령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참여자들이 투표를 통해 함께 의사결정을 내리는 협동조합 같은 시스템이다.
이 조직에서는 “이 프로젝트에 자금을 줄까?”, “새로운 규칙을 도입할까?” 같은 결정이 스마트 계약(자동 실행되는 블록체인 기반 규칙)과 토큰 투표를 통해 진행된다.
② QF, ‘누가 지지하는가’를 기준으로 자금을 배분
QF는 자금을 분배하는 전혀 다른 방식의 시스템이다. DAO가 ‘누가 결정하는가’에 집중한다면, QF는 ‘누가 자금을 받을 자격이 있는가’를 판단한다.
그 기준은 간단하다. 많은 사람이 조금씩 기부한 프로젝트일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지원한다.
앞서 설명한 것과 같이, 어떤 프로젝트에 한 명이 100달러를 기부하는 것보다, 열 명이 각자 10달러씩 기부한 프로젝트가 더 많은 매칭 자금을 받게 된다. 이 방식은 단순한 기부가 아니라,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은 프로젝트일수록 더 큰 사회적 가치를 가진다’는 믿음을 자금 흐름으로 실현한 것이다.
QF는 특히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나 지역사회 프로젝트, 공공 인프라처럼 상업적 수익은 적지만 사회적으로 필요한 분야에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누구나 소액으로 쉽게 참여할 수 있어, 기부 참여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은 구조다.
③ 레트로 펀딩, ‘성과와 기대’ 기반 보상 시스템
레트로 펀딩은 다른 두 시스템과 또 다른 길을 간다. 이 방식은 이름 그대로, ‘성과를 내거나 사회적 기대를 지닌 프로젝트에 보상을 주는 것’이 핵심이다.
보통 자금 지원은 프로젝트가 시작되기 전에 “잘 해보세요”라며 주어지지만, 레트로 펀딩은 프로젝트가 끝나고 “잘했으니, 이제 보상을 드립니다”라고 말한다. 결과를 기준으로 나중에 평가해 자금을 주는 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방식은 특히 장기적인 기여를 평가하고 보상하는 데 적합하다. 단, 무엇이 ‘성과’인지 정의하고, 누가 평가할지를 결정하는 일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면 논란이 생길 수 있고, 성과가 나와도 보상이 늦게 도착하는 ‘시간차 문제’도 있다.
세 가지는 경쟁이 아니라, 역할이 다르다.
DAO, QF, 레트로 펀딩은 모두 자금과 권한을 공정하게 나누기 위한 실험이다. 하지만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시점을 기준으로 작동한다.
DAO는 지금이나 미래를 위한 ‘정책 결정’을 위한 시스템이다.
QF는 지금 사람들이 무엇을 지지하는지를 반영해 자금을 나눈다.
레트로 펀딩은 이미 결과를 낸 프로젝트에 대해 나중에 보상을 주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차이는 각각의 장점을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하나의 생태계 안에서 유기적으로 결합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DAO가 QF를 내부에 도입해, 자금의 총액은 DAO가 정하고, 세부 배분은 QF가 담당하게 한다. 또는 QF를 통해 빠르게 프로젝트를 지원한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레트로 펀딩으로 성과를 평가해 추가 보상을 주는 구조도 확산되고 있다.
지금은 ‘자금’이 아니라 ‘설계’가 중요하다. 세 가지 시스템의 핵심은 단순히 자금을 나누는 방법이 아니다.
이것은 단순히 ‘누구에게 자금을 줄 것인가’라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정당한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탈중앙화된 해법이다.
DAO는 권한의 분산을 실현하려 한다. QF는 참여 기반의 정당성을 자금 흐름에 반영한다. 레트로 펀딩은 성과에 기반한 공정한 보상 구조를 만들려 한다.앞으로 웹3 생태계는 이 세 가지가 하나의 틀 안에서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복합형 자금 배분 구조로 진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지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공정성과 책임, 신뢰의 재설계를 향한 사회적 실험이기도 하다.
TCR은 무엇이 다를까?
신뢰를 유지하는 방식,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
QF나 레트로 펀딩이 참여와 기여를 중심으로 자금을 배분하는 방식이라면, 이번에 살펴볼 TCR(Token Curated Registry)은 그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신뢰’와 ‘품질’을 관리한다.
TCR은 말 그대로, 참여자들이 토큰을 걸고 ‘이건 믿을 만하다’고 인정하는 목록을 만드는 구조다. 일종의 공개된 신뢰 목록(whitelist)인데, 그 안에 포함되려면 일정량의 토큰을 예치해야 하며, 다른 누군가가 "저건 믿을 수 없어"라며 반대할 수도 있다.
즉, 어떤 항목이나 프로젝트가 TCR 목록에 올라가기 위해서는 실제로 돈(토큰)을 걸고 신뢰를 증명해야 한다. 이때 토큰을 잃을 위험도 있기 때문에, 가볍게 신청할 수 없고, 참여자 모두가 책임을 지는 구조가 된다. 이는 신뢰를 ‘경제적 위험 부담’을 통해 관리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① QF와 TCR, 철학이 다르다.
이러한 TCR 구조는 신뢰와 품질을 유지하는 데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동시에 참여의 문턱이 높고, 자금력이 부족한 개인이나 소규모 팀에게는 진입이 어렵다는 한계도 있다.
반대로 QF는 그 정반대 방향을 지향한다. QF는 누구나 쉽게, 소액으로도 기여할 수 있는 설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참여가 곧 영향력으로 이어지고, 기부자가 많을수록 프로젝트가 더 많은 매칭 자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참여 그 자체'가 힘을 가지는 구조다.
반면, TCR은 ‘신청도 책임감 있게’, ‘리스트도 신중하게’ 만들기 위한 설계다. 쉽게 올라오지 못하게 하고, 한번 올라온 항목은 토큰을 건 참여자들의 신뢰로 유지되기 때문에 ‘무임승차’를 막고 책임을 강화하는 구조다.
② 레트로 펀딩과의 차이점은?
한편, 레트로 펀딩은 TCR과도 성격이 다르다. 레트로 펀딩은 누군가가 과거에 실제로 좋은 성과를 냈는지를 평가해 나중에 보상해주는 방식이다. TCR처럼 사전에 신뢰를 검증하고 필터링하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를 본 다음에 판단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시간적 기준과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
정리하자면 TCR은 신뢰의 ‘문지기’ 역할을 한다. 목록에 들어가려면 책임과 토큰을 감수해야 하며, 그만큼 무분별한 진입을 막는다.
QF는 신뢰보다는 ‘참여의 다양성’에 무게를 둔다. 누구나 기부에 참여할 수 있고, 참여자의 수가 곧 프로젝트에 대한 사회적 지지를 보여준다.
레트로 펀딩은 앞서 두 방식과 달리 ‘지나간 성과’를 나중에 평가한다. “이 프로젝트는 결과로 증명됐으니, 지금이라도 보상을 주자”는 철학을 바탕으로 한다.
이처럼 TCR, QF, 레트로 펀딩은 모두 자금을 누구에게, 어떻게,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를 고민한 결과물이지만, 그 철학과 구조는 매우 다르다.
TCR은 ‘품질 유지와 신뢰 검증’ 중심, QF는 ‘참여 기반의 공정한 분배’ 중심, 레트로 펀딩은 ‘성과 기반의 보상’ 중심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대체되는 개념이 아니라, 서로의 빈틈을 채워줄 수 있는 구조적 파트너로,
웹3 생태계 안에서 복합적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Grants Round 23, 두 가지 자금 모델을 결합한 이유는?
Gitcoin이 진행 중인 Grants Round 23(GG23)에서는 두 가지 자금 지원 방식이 동시에 적용되고 있다. 바로 QF와 레트로 펀딩이다.
이 두 방식을 함께 도입하면 프로젝트의 성장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초반에는 QF를 통해 빠르게 자금을 모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소액으로 지지하는 프로젝트일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후 일정한 성과를 낸 프로젝트는 레트로 펀딩을 통해 ‘성과에 대한 보상’을 따로 받을 수 있다.
Gitcoin은 이런 구조를 통해, 아이디어 단계부터 성과 검증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맞춤형 자금 지원 전략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QF의 진짜 가치는 ‘정당성’에 있다. 단순히 보면 QF는 돈을 나누는 한 가지 방식일 뿐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핵심 가치는 자금 배분의 ‘정당성’을 수치로 보여주려는 시도에 있다.
기존의 중앙화된 자금 지원 방식은 이런 비판을 받아왔다.
누가 자금을 받을지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소수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나 기관이 모든 결정을 내린다 많은 프로젝트 중 일부에게만 자금이 몰린다즉, 투명하지도 않고, 공정하지도 않다는 지적이다.
QF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는 단순한 수치를 통해, 그 프로젝트가 받을 자금을 정당하게 결정하자는 철학이 깔려 있다.
쉽게 말해, 사람들의 지지가 많을수록, 더 큰 자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를 통해 단순한 인기 투표가 아닌, 집단의 공익적 판단을 반영하는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QF와 레트로 펀딩을 함께 사용하는 이번 GG23의 실험은, 단순한 기부 캠페인을 넘어 탈중앙화된 자금 흐름이 어떻게 더 공정하게 설계될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례다.
지금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 그리고 과거에 실제로 어떤 결과를 냈는지, 이 두 가지 질문에 모두 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금 배분은 투명하고, 공정하며, 지속 가능한 구조가 될 수 있다.
현재의 참여와 과거의 성과, 모두를 인정하는 구조를 만든 것이다.
이제는 QF 혼자가 아닌, ‘함께 설계하고 나누는’ 시대다
QF는 더 이상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하려는 자금 분배 모델이 아니다. 이제는 DAO, TCR, 레트로 펀딩 등 다양한 시스템과 함께 조화를 이루며, 복합형 구조의 일부로 진화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결합 실험이 시작됐다. 실제로 웹3 생태계에서는 다음과 같은 다양한 조합이 시도되고 있다.
DAO + QF: DAO가 전체 자금의 규모와 방향을 정하고, QF가 그 자금을 세부적으로 어디에 얼마나 배분할지 결정한다. 다시 말해, 큰 그림은 DAO가 그리고, 디테일한 분배는 QF가 맡는다.
TCR + QF: TCR은 신뢰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걸러주는 필터 역할을 하고, QF는 그 프로젝트들 중에서 커뮤니티가 실제로 지지하는 곳에 자금을 집중하는 방식이다. 이는 신뢰성과 참여를 동시에 확보하는 구조로 평가받고 있다.
QF + 레트로 펀딩: 지금 사람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빠르게 자금을 확보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성과가 입증된 프로젝트에는 레트로 펀딩을 통해 보상을 제공한다. 이는 “지금 응원받고, 나중에 평가받는” 2단계 펀딩 구조로, 초기 실행력과 장기 지속가능성을 함께 고려한 방식이다.
이처럼 다양한 구조들이 서로 연결되고 보완되면, 자금의 흐름은 더 유연하고 공정하게 설계될 수 있다.
그리고 바로 이런 실험의 최전선이, 지금 Gitcoin이 펼치고 있는 Grants Round 23이다. 이번 Gitcoin Grants Round 23은 그런 실험들이 실제로 적용되는 실전 테스트베드이자, 향후 웹3 거버넌스 설계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고 있다.
QF는 단지 기부를 더 효율적으로 나누는 방식이 아니다. 레트로 펀딩도 단순한 ‘성과급 시스템’이 아니다.
이 두 구조는 함께 작동하면서, 우리에게 훨씬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공공재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공정함이란 무엇이며, 기여는 언제 그리고 어떻게 인정받아야 하는가?”
DAO는 “누가 결정권을 가져야 하는가”를 묻는다. TCR은 “누가 믿을 수 있는가”를 판별한다. QF는 “누가 지금 지지를 받고 있는가”를 통해 자금의 정당성을 설계한다. 레트로 펀딩은 “과거에 진짜 기여한 사람은 누구인가”를 나중에 평가한다.이제 웹3 생태계는 단일한 구조로 설명되지 않는다. 참여(QF)와 성과(레트로 펀딩), 신뢰(TCR)와 결정(DAO)이 서로 얽히며, 복합적이고 정교한 설계를 통해 지속 가능한 자금 생태계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QF와 레트로 펀딩의 결합은 공공재에 대한 지지와 기여가 시차를 두고 함께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자금 흐름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지지하는 프로젝트는 당장 필요한 자금을 받게 되고, 결과를 증명한 프로젝트는 시간이 지나도 정당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것은 단순히 ‘누구에게 돈을 줄 것인가’라는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무엇이 정당한가’라는 철학적 질문에 대한 탈중앙화된 해법이다.
그리고 지금 그 해법의 중심에는, 함께 설계되고, 함께 나누는 웹3의 새로운 질서가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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