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Zhu, W., Yang, Y., & Yang, Y. (2026). Preferred Scaffolding Does Not Lead to Better Learning Performance: Empirical Evidence from AI-Supported Mathematical Modelling. Computers and Education: Artificial Intelligence, 100669.

학생이 좋아하는 AI는 학습에도 효과적일까?

생성형 AI를 교육에 활용할 때 흔히 “학생들이 어떤 AI를 좋아하는가?”를 묻는다. 학생이 편리하고 친절하다고 느끼는 AI라면 학습에도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Wangda Zhu, Yin Yang, Yuqin Yang의 연구는 이러한 가정에 의문을 제기한다. 이 연구의 핵심 질문은 단순하다. 학습자가 선호하는 AI 스캐폴딩이 실제로 더 나은 학습성과를 만들어내는가?

수학적 모델링은 현실의 문제를 이해하고 필요한 조건을 선별하여 수학적으로 표현한 뒤, 결과를 해석하고 다시 수정하는 과정이다. 정답을 계산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문제의 구조화, 추상화, 표현, 검증과 같은 복합적인 사고가 요구된다. 따라서 AI가 지나치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면 과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지만, 학습자가 스스로 모델을 구성할 기회는 줄어들 수 있다.

다섯 가지 역할로 설계된 AI

연구진은 AI의 지원 방식을 다섯 가지 역할로 구분했다.

‘튜터’는 개념과 해결 절차를 체계적으로 설명한다. ‘보조교사’는 직접적인 정답 대신 질문과 단계별 힌트를 제공한다. ‘동료 학습자’는 학습자와 아이디어를 주고받으며 함께 문제를 해결한다. ‘우수 학생’은 정확한 답을 빠르게 제시하지만 설명은 제한적으로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오류와 혼란을 드러내면서 학습자의 판단과 수정을 유도한다.

참여자들은 서로 다른 AI 역할과 함께 수학적 모델링 과제를 수행한 후 선호도, 도움 정도, 상호작용의 용이성, 과제 수행 자신감 등을 평가했다. 이를 통해 연구진은 학생들이 어떤 AI를 좋아하는지뿐만 아니라, 각 역할이 실제 과제 수행과 학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하고자 했다.

[논문 리뷰] 학생이 좋아하는 AI는 정말 잘 가르치는 AI일까?
수학적 모델링 학습을 지원하는 다섯 가지 AI 역할

선호하는 지원과 효과적인 지원은 달랐다

학생들은 대체로 정확하고 명확한 도움을 제공하는 AI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체계적인 설명을 제공하는 튜터와 빠르게 정확한 답을 제시하는 우수 학생 역할을 상대적으로 선호했다. 반면 오류가 많거나 의사소통이 비효율적인 역할은 낮게 평가했다.

하지만 연구에서 더욱 중요한 결과는 AI에 대한 선호와 실제 학습성과가 반드시 일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생에게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지원이 사고를 가장 많이 촉진하는 지원이라고 단정하기 어려웠다.

이는 AI 교육에서 선호도와 만족도가 곧 학습효과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학생이 “도움이 되었다”고 느끼더라도, AI가 핵심적인 사고과정을 대신 수행했다면 학습자의 독립적인 문제해결 능력은 충분히 향상되지 않을 수 있다.

[논문 리뷰] 학생이 좋아하는 AI는 정말 잘 가르치는 AI일까?
AI 역할별 수학적 모델링 수행 점수

[논문 리뷰] 학생이 좋아하는 AI는 정말 잘 가르치는 AI일까?
AI 역할에 대한 학습자 선호도와 학습효과의 불일치

과제를 해결하는 AI와 학습을 촉진하는 AI

이 연구는 ‘과제를 잘 끝내게 해주는 AI’와 ‘학습자가 스스로 사고하도록 돕는 AI’를 구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정답과 설명을 빠르게 제공하는 AI는 즉각적인 자신감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 그러나 학습자가 문제를 구조화하고 해결 방법을 선택하기 전에 AI가 답을 제시한다면, 중요한 사고과정이 AI에 의존하는 인지적 외주화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질문을 던지고 기다리는 보조교사형 AI는 다소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학습자가 문제의 조건을 다시 확인하고, 자신의 가정을 설명하며, 해결 방법을 스스로 선택하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학습과정에는 더 의미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좋은 AI는 항상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 AI가 아니다. 학습자가 어려움을 겪는 지점을 파악하여 필요한 만큼만 개입하고, 스스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 지원을 줄이는 AI가 교육적으로 더 효과적일 수 있다.

만족도만으로 AI 교육의 효과를 판단할 수 없다

이 연구는 AI 기반 교육의 효과를 만족도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 AI가 도움이 되었다는 인식, 실제 수행의 향상, 새로운 과제로의 학습 전이, AI 없이 수행할 수 있는 독립성은 서로 다른 결과변수다.

따라서 AI 학습환경을 평가할 때는 선호도와 만족도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자료를 함께 살펴봐야 한다.

학습자가 어떤 질문과 힌트를 사용했는지, 오류를 어떻게 수정했는지, 몇 번이나 다시 시도했는지, AI 지원이 감소한 이후에도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분석해야 한다. 최종 정답뿐만 아니라 정답에 도달하는 과정과 AI와의 상호작용 기록이 중요한 연구자료가 되는 것이다.

피지컬 AI 기반 수학학습에 주는 시사점

이 연구의 결과는 피지컬 AI 기반 수학수업에도 적용할 수 있다. AI는 모든 단계에서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기보다 학습과정에 따라 역할을 바꿀 필요가 있다.

과제 이해 단계에서는 학습자가 목표와 조건을 확인하도록 질문하고, 수학적 구조화 단계에서는 변수와 관계를 찾도록 힌트를 제공할 수 있다. 피지컬 AI 실행 이후에는 예측값과 실제 결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피드백 제공자가 되고, 모델을 수정하는 단계에서는 오류의 원인을 스스로 설명하도록 돕는 성찰적 동료가 될 수 있다.

학습자의 수행이 안정되면 AI의 지원은 점진적으로 감소해야 한다. 최종 목표는 AI의 도움을 계속 받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독립적으로 예측–실행–비교–수정의 순환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기 때문이다.

연구의 한계와 후속 과제

다만 이 연구는 제한된 표본과 비교적 짧은 수학적 모델링 과제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장기적인 학습 전이와 지속적인 독립 수행까지 충분히 설명하기는 어렵다.

또한 텍스트 기반 AI 역할을 중심으로 하므로, 물리적 실행과 결과 피드백이 포함된 피지컬 AI 환경에서는 역할과 효과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는 오히려 후속 연구에서 AI와의 대화 기록, 장비 실행 데이터, 오류 수정 과정, 지원 감소 이후의 수행을 함께 분석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가장 좋은 AI는 한 걸음 물러날 줄 아는 AI다

결국 좋은 AI 보조교수자는 가장 많은 설명을 제공하거나 학생에게 가장 인기 있는 AI가 아니다. 학습자가 필요한 순간에 적절히 개입하고, 스스로 수행할 수 있게 되면 한 걸음 물러나는 AI​가 교육적으로 더 좋은 AI일 수 있다.

이 논문은 AI 교육 연구의 질문을 “학생들이 AI를 좋아했는가?”에서 “AI의 어떤 역할이 어떤 사고와 수행을 만들어냈는가?”로 전환하게 한다. AI의 존재 자체보다 개입의 역할, 수준, 시점과 지원의 감소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 이 연구가 제공하는 가장 큰 인사이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