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센트, AI 탤런트로 광고 제작비 90% 절감…사람 없는 광고 시대가 온다

X 기자

metax@metax.kr | 2025-05-09 11:00:19

가상인간이 광고의 주인공이 되는 시대
비용·속도·표현력 삼박자 갖춘 AI 영상툴의 실체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가 광고 산업의 패러다임을 뒤흔들고 있다.

2025년 5월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텐센트는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가상인간 기술을 바탕으로 한 동영상 광고 제작 툴을 일본 시장에 공식 출시했다. 이 기술은 기존의 광고 모델을 대체하는 AI ‘탤런트’를 중심으로 작동하며, 광고 대본 작성부터 표정 연기, 영상 편집까지 통합적으로 수행하는 자동화 솔루션이다.

기존의 광고 제작 과정에서 요구되던 모델 섭외, 촬영 스튜디오 예약, 후반 편집 등 복잡한 요소들이 대폭 생략되며, 실제로 영상 제작 비용이 약 90% 이상 감소했다는 도입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텐센트는 이를 통해 광고 제작의 효율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며, 일본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에서 선보인 이 AI 탤런트 기술은 사용자가 직접 눈으로 확인해도 사람과 AI의 구분이 쉽지 않을 만큼 정교하다. 치아 건강 제품을 소개하는 광고 영상에서는 한 여성 AI 탤런트가 “화이트닝에 구취 케어, 잇몸 서포트, 전부 들어가 있습니다”라고 말하며 제품을 소개한다. 목소리와 표정, 말투 모두 실제 모델처럼 자연스럽다. 

하지만 이 인물은 실존하지 않는다. 시나리오 작성은 GPT 계열 언어 모델이, 목소리는 TTS(Text-to-Speech) 기술이, 얼굴 표정과 움직임은 딥페이크 기반 모션 합성이 맡는다. 다시 말해, 전체 광고가 단 한 번의 물리적 촬영 없이 생성된 것이다.

이처럼 ‘AI 탤런트’는 단순한 음성 복제나 영상 합성을 넘어서, 완전한 가상의 인격을 만들어 광고 속에 삽입하는 기술이다. 텐센트는 고정된 이미지가 아닌, 상황에 맞춰 실시간으로 표정을 바꾸는 모션 생성 기술을 활용하고 있으며, 음성 역시 대사에 맞는 억양과 속도로 합성된다. 스크립트는 AI가 제품 정보를 학습해 자동으로 작성하고, 이 모든 과정이 몇 분 안에 완료된다.

광고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지금까지는 수백만 엔에 달하던 광고 제작비가 수만 엔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중소기업과 신생 브랜드도 고퀄리티 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광고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도전이기도 하다. 실제 모델, 배우, 시나리오 작가 등 크리에이티브 직종의 역할이 급속히 축소될 수 있으며, AI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진위성 논란도 향후 중요한 사회적 이슈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소비자 입장에서는 자신이 접한 광고 속 인물이 실제 존재하는지조차 분간하기 어려운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같은 기술적 흐름은 비단 텐센트만의 행보는 아니다. 메타(Meta)는 자사의 플랫폼에 ‘AI 연예인’을 도입하며 가상 캐릭터 기반 콘텐츠를 테스트 중이고, 구글은 DreamFusion과 SynthID 기술을 결합해 딥페이크 콘텐츠의 생성과 검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스캐터랩, 클레버 등의 스타트업이 AI 아나운서와 강사 솔루션을 선보이며 교육 및 미디어 자동화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을 ‘모델 고용 없는 브랜드 영상’의 서막으로 해석한다. 

브랜드들은 이제 자신만의 고유 AI 얼굴을 커스터마이징하여 전 세계 사용자에게 동일한 이미지로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다국어 버전 영상 자동 생성, SNS 최적화 콘텐츠 대량 생산, 마케팅 자동화 툴과의 통합 등은 기업의 브랜드 운영 전략을 완전히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실제로 텐센트는 자사 광고 네트워크를 넘어, 해당 기술을 SaaS 형태로 외부에 제공하는 ‘AI 모델 제작소’ 플랫폼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광고 산업의 플랫폼 구조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광고 산업의 미래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만들어가는 시대가 되고 있다. 실존하지 않는 AI 탤런트가 브랜드의 얼굴이 되고, 감정을 연기하고, 제품을 설명하는 세상. 이는 더 빠르고 더 저렴하며 더 많이 만들 수 있는 구조를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신뢰와 진위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요구하게 된다.

우리는 이제 묻게 된다.
 

“당신이 본 그 광고 속 인물, 실존하지 않아도 괜찮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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