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모바일 수직 피드 도입…‘짧은 영상 시장’ 정면 돌파 선언

X 기자

metax@metax.kr | 2025-05-10 11:00:00

생성형 AI 기반의 자연어 검색 기능도 시범 제공
스트리밍 산업, ‘하이라이트 중심’, ‘탐색 친화적’ 구조로 변모

넷플릭스가 모바일 플랫폼에 수직 피드(Vertical Feed) 기능을 도입하며, ‘짧은 영상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는 틱톡(TikTok), 인스타그램 릴스(Reels), 유튜브 쇼츠(Shorts) 등 숏폼 중심 플랫폼들이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주도형 콘텐츠 소비 흐름에 넷플릭스가 직접 뛰어드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넷플릭스의 최고제품책임자(CPO) 유니스 킴(Eunice Kim)과 최고기술책임자(CTO) 엘리자베스 스톤(Elizabeth Stone)은 최근 발표를 통해, 새롭게 선보이는 모바일 수직 피드 기능이 “발견이 쉽고, 재미있으며, 즉각적인 시청 전환이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되었다고 밝혔다. 이 기능은 가까운 시일 내 글로벌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에 들어갈 예정이다.

수직 피드는 사용자가 모바일 화면을 위아래로 스크롤하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의 짧은 클립들이 자동으로 재생되는 형식이다. 콘텐츠에 흥미를 느낀 사용자는 바로 전체 영상 시청으로 전환하거나, ‘내 목록’에 추가하거나, 친구에게 공유할 수 있다. 이는 단 몇 초 만에 콘텐츠 탐색과 소비 결정을 유도하는 숏폼 생태계의 핵심 구조를 넷플릭스식으로 재해석한 것이다.

엘리자베스 스톤은 “기술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온 넷플릭스의 고유한 DNA가 이번 수직 피드에도 녹아 있다”며, “짧은 콘텐츠 경험이 전체 콘텐츠와 연결되는 구조는 우리가 콘텐츠 팬덤을 어떻게 확장할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넷플릭스가 이처럼 숏폼 포맷에 관심을 두는 배경에는 모바일 중심의 콘텐츠 소비 변화가 있다.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30초 이내의 짧은 영상에서 정보를 얻고 콘텐츠를 선택하는 데 익숙하다. 글로벌 OTT 시장이 가입자 확보 경쟁에서 ‘체류 시간’과 ‘콘텐츠 탐색의 용이성’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는 가운데, 넷플릭스는 짧은 영상에서 전체 시리즈나 영화로 이어지는 콘텐츠 진입 전환률(Conversion Rate)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넷플릭스는 생성형 AI 기반의 자연어 검색 기능도 일부 사용자에게 시범 제공하고 있다. “기분 좋은 코미디 보고 싶어”, “오늘 밤 혼자 보기 좋은 영화”와 같은 감성적 문장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이다. 이는 짧은 영상 피드에서의 탐색 기능과 함께 사용될 경우, 시청자 개인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콘텐츠 접근을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대비 넷플릭스의 차별점은 영상 클립이 콘텐츠 전체로 이어지는 경로가 명확하다는 데 있다. 틱톡이나 유튜브 쇼츠는 시청자의 클릭을 유도해도 외부 링크나 타 앱 전환이 필요하지만, 넷플릭스는 자체 플랫폼 내에서 ‘탭 한 번’으로 즉시 시청 전환이 가능하다. 이는 사용자 이탈을 줄이고 체류 시간을 높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넷플릭스는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에서 나아가,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 어떻게 발견하게 할 것인가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다. 숏폼 시장 진출은 단지 유행에 편승하는 전략이 아닌, 자사 콘텐츠의 접근성을 확장하고 탐색의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기술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넷플릭스의 수직 피드 실험은 스트리밍 산업이 점점 더 ‘하이라이트 중심’, ‘탐색 친화적’ 구조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용자들은 더는 2분짜리 예고편조차 길다고 느낀다. 대신 10초짜리 몰입 장면 하나가, 한 편의 시리즈로 이끄는 결정적 동인이 된다. 넷플릭스는 바로 그 ‘10초의 힘’을 기술과 콘텐츠 전략으로 조직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이제 단지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 좋은 콘텐츠를 ‘발견하게 만드는 기술’을 설계하는 기업으로 진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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