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SA가 STE와 국방분야 메타버스 산업에 주는 시사점
이주경 칼럼니스트
hongik1315@naver.com | 2026-01-01 07:00:55
MOSA와 국방 메타버스: STE를 넘은 기술·산업적 시사점
상호운용성·모듈화·표준화: 메타버스 플랫폼과 훈련체계에 미치는 영향
PDK와 SDK: 민·군 기술협력의 새로운 모델
MOSA 기반 글로벌 국방 메타버스 표준 생태계의 모색
들어가며: 메타버스 시대의 군사훈련 혁신과 MOSA 도입 배경
[메타X(MetaX)] 정보기술과 메타버스 기술의 발전으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 디지털 트윈과 같은 첨단 도구들이 군사훈련에 도입되고 있다. 미국 육군이 추진 중인 합성훈련환경(STE, Synthetic Training Environment)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병사들이 기지나 실제 배치 지역의 지형과 전장을 3차원 가상공간에 구현하여 몰입형 훈련을 수행할 수 있게 해주는 통합 플랫폼이다. STE는 단순한 단일 시뮬레이터를 넘어 다양한 무기체계의 센서와 지휘통제체계를 연결해 현실적인 전투 환경을 재현함으로써, 미래 전장에 대비한 고도 몰입형 훈련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처럼 여러 시스템을 통합하는 국방 메타버스 플랫폼을 구축·유지하는 데는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며, 민간 IT 발전 속도에 맞춰 빠른 기술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도전과제가 있다. 과거에는 각 무기체계 훈련장비를 서로 다른 독자 아키텍처로 개발하여 상호운용성과 확장성이 낮았고, 새로운 기능 추가나 타 시스템 연동 시 전체 시스템을 재설계해야 하는 비효율이 존재했다. 이는 모놀리식 소프트웨어의 한계로, 2020년대 메타버스 산업이 강조하는 상호운용성과 인터페이스 표준화, 개방형 플랫폼의 중요성을 군사훈련 분야도 뼈저리게 느낀 사례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미 국방부는 모듈형 개방형 시스템 접근(MOSA)을 정책과 법규로 채택하여, 모든 주요 무기 획득 프로그램과 STE에 이를 의무 적용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MOSA는 군사 시스템을 독립적인 모듈들의 조합으로 설계하고, 모듈 간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를 정의하여 새로운 기술 교체와 다수 공급업체 참여를 촉진하는 획득 전략이다. 미국 의회는 2017년 국방수권법을 통해 MOSA 적용을 법제화(미 연방법 Title 10 §2446a)하였고, 2019년 미 육·해·공군 장관 공동 메모를 통해 “MOSA가 미래 군사적 성공의 핵심”임을 천명하며 모든 군사 시스템에 MOSA 원칙을 따를 것을 지시했다. 다시 말해 MOSA는 기술적 개선책일 뿐만 아니라, 군사 획득 분야의 사업모델과 정부-산업 관계 전반의 혁신을 요구하는 거대한 패러다임 전환이다.
본 고급 칼럼에서는 MOSA 도입이 STE뿐 아니라 메타버스 기반 전투훈련, AR/VR 시뮬레이터, 디지털 트윈 기반 작전지원 등 국방 메타버스 산업 전반에 주는 기술적·산업적 시사점을 살펴본다. 특히 상호운용성·모듈화·표준화 원칙이 메타버스 플랫폼과 훈련체계에 미치는 영향, 개발자용 PDK/SDK와 공통 인터페이스를 활용한 민·군 협력 모델의 가능성과 한계, 나아가 메타버스 스타트업과 콘텐츠 제작자·장비 제조사 등이 국방 플랫폼에 참여하기 위해 필요한 구조적·정책적 조건을 분석한다. 마지막으로 MOSA를 중심으로 한 글로벌 국방 메타버스 표준 생태계의 가능성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의 중요성을 제언하고자 한다.
MOSA와 국방 메타버스: STE를 넘은 기술·산업적 시사점MOSA를 도입한 STE 사례는 국방 메타버스 전반에 여러 시사점을 제시한다. MOSA는 특정 기술이나 제품이 아닌 모듈화 설계와 개방형 표준 중심의 아키텍처 철학이자 비즈니스 전략이다. 이 철학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기술적 이점과 산업 구조 변화를, STE를 비롯한 다양한 군사 메타버스 활용 분야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메타버스 기반 전투훈련과 AR/VR 시뮬레이터현대 전투훈련은 메타버스 기반 가상훈련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과거에는 전차나 항공기마다 독립적인 시뮬레이터 장비를 개발했지만, 이제는 공용 게임엔진과 3D 지형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하여 여러 병과와 임무를 아우르는 통합된 가상훈련 환경을 구축한다. 예를 들어 미 육군 STE는 실내에서 사용하는 VR 장비부터 야전에 휴대하는 태블릿, 실제 센서 네트워크, C4ISR 체계까지 모두 연동하여 다영역 합동 훈련을 가능케 한다. 이러한 복합 훈련환경을 효율적으로 개발·운영하려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불문하고 다양한 구성 요소들을 모듈로 취급하여 교체 가능하게 만들고, 공통된 데이터 형식과 인터페이스로 연결해야 한다. MOSA가 지향하는 모듈화 설계와 표준 인터페이스 정의 원칙은 바로 이 점에서 핵심적인 가치를 지닌다.
MOSA를 적용하면 가상전투훈련에 필요한 각종 VR/AR 시뮬레이터를 레고 블록처럼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다. 예컨대 VR 헤드셋, 전술센서, 사격통제장치 등의 장비 모듈을 표준화된 방식으로 STE 플랫폼에 플러그 앤 플레이식 연동이 가능해진다. 그 결과 특정 장비가 노후화되거나 더 나은 민간 기술이 등장했을 때, 전체 시스템을 폐기하지 않고 해당 모듈만 신규 교체함으로써 기술 업그레이드를 신속히 이뤄낼 수 있다. 실제로 미 육군 항공·미사일 연구개발센터(AvMC)는 모듈식 개방형 아키텍처 덕분에 신형 센서와 통신 시스템을 손쉽게 추가하여 모든 성능 개선을 단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통합할 수 있었고, 비용과 시간을 크게 절감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는 민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새로운 3D 모델이나 기능을 플러그인 형태로 추가 업데이트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또한 MOSA적 접근은 AR/VR 훈련 시뮬레이터 개발에 있어 다수 업체의 병행 참여를 가능케 해준다. 전통적으로 대규모 군사 시뮬레이터 사업은 소수의 방산업체만이 참여했지만, 개방형 인터페이스가 전제되면 게임 소프트웨어 기업, 상용 VR/AR 디바이스 제조사 등 민간업체들도 각자 전문성을 살려 모듈 단위로 기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투기 조종훈련용 VR 시뮬레이터를 개발할 때 한 회사는 비행역학 물리엔진 모듈을, 다른 스타트업은 VR 헤드셋 연동 인터페이스를, 또 다른 업체는 훈련 시나리오 콘텐츠를 제작하여 하나의 통합 시스템에 넣는 식이다. 이처럼 MOSA 철학을 따르면 다양한 출처의 기술을 융합해 최적의 솔루션을 구성할 수 있고, 새로운 참가자들이 지속 유입되는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방위산업의 폐쇄적 구조를 개방하고 민간의 풍부한 메타버스 기술을 흡수함으로써, 군사 훈련 분야의 발전 속도를 민간 IT 산업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는 것이 MOSA의 중요한 산업적 시사점이다.
디지털 트윈 기반 작전지원과 시스템 통합메타버스 기술은 훈련 외에도 작전지원 및 군수 분야에서 디지털 트윈과 시뮬레이션으로 혁신을 일으키고 있다. 예를 들어 무기체계 유지보수에는 증강현실 매뉴얼이나 장비의 디지털 트윈 모델이 활용되고, 작전계획 수립에는 실제 전장을 본뜬 가상환경에서 시나리오 모의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국방 메타버스 활용 시나리오에서도 MOSA의 원칙은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디지털 트윈을 만들기 위해서는 실제 센서 데이터와 3D 지형정보, 장비의 성능모델 등이 통합되어야 하는데, 각 데이터 소스와 모델들이 서로 다른 기관·업체에서 제공될 수 있다. MOSA는 공통 데이터 포맷과 모델 간 상호운용성을 보장하여 이러한 통합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여러 조직이 함께 하나의 가상 전장 혹은 장비 쌍둥이를 구축할 수 있게 한다.
상호운용성을 고려하지 않고 개별 개발되었던 기존 시뮬레이션 툴들은 서로 연계가 어려워 공통 작전 상황도(Common Operational Picture)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MOSA에 기반한 개방형 메타버스 플랫폼은 다영역(육·해·공·사이버 등)에서 올라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한데 모아 융합할 수 있다. 미 국방부는 “미래의 승리는 여러 영역의 정보를 신속히 공유·융합하는 능력에 달려 있다”는 철학을 밝히며 MOSA를 추진했는데, 이는 곧 메타버스 기반 합동작전의 지향점과 맥을 같이 한다. 실제 전투 상황에서 센서-슈터 간 실시간 데이터 연동, 동맹국 간 공조훈련, AI 기반 지휘결심 지원 등이 모두 표준화된 인터페이스 위에서 이루어질 때 최대 효과를 발휘한다. 예컨대 한 미군 병사가 VR 장비로 가상 전투훈련을 하면서, 실시간으로 스마트폰과 IoT 센서, 클라우드 AI 서비스를 연동해 상황정보를 얻는 모습을 생각해보자. 이를 위해서는 모든 기기와 서비스가 공통 규격으로 데이터 교환을 할 수 있어야 하며, MOSA는 이러한 멀티도메인 통합을 촉진하는 설계 철학을 제공한다.
나아가 MOSA는 디지털 트윈 기반의 모의훈련을 실전과 밀착시키는 기술 갱신(Technology Refresh) 측면의 이점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가상전장에 반영되는 실시간 위성영상, 드론 정찰 피드, 사이버 위협 정보 등을 새로운 소스가 생길 때마다 쉽게 추가할 수 있어야 하는데, MOSA식 모듈 교체 구조라면 이러한 신규 데이터 소스를 시스템에 신속히 포함시킬 수 있다. 또 새로운 알고리즘이나 AI 모델이 개발되었을 때 기존 플랫폼 전체를 교체하지 않고 해당 모듈만 업데이트하여 부분적인 업그레이드를 반복적으로 누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디지털 트윈과 시뮬레이션을 항상 최신의 실제 상황을 반영하도록 유지할 수 있으며, 결국 메타버스 환경이 현실 전장의 거울로서 가치있게 기능하게 된다. 이처럼 MOSA 도입은 전투훈련, 장비시뮬레이터, 작전 지원체계 등 국방 메타버스의 모든 영역에서 신속한 기술 진화와 이종 시스템 통합을 가능케 하여, 군사 역량을 한층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전망을 제시한다.
상호운용성·모듈화·표준화: 메타버스 플랫폼과 훈련체계에 미치는 영향MOSA 철학의 중심에는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모듈화(Modularity), 표준화(Standardization)가 있다. 이러한 원칙들은 국방 훈련체계와 민간 메타버스 플랫폼 양쪽 모두에서 혁신의 열쇠로 강조되고 있다.
먼저 상호운용성은 여러 시스템과 조직이 함께 작동할 수 있는 능력으로, 군사훈련에서는 육·해·공군 및 동맹국의 시뮬레이터가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연합훈련을 수행할 수 있는지를 좌우한다. 현재 NATO(나토) 동맹 30개국은 각국의 분산된 가상훈련 시스템을 일일 훈련에서도 서로 연결할 수 있는 날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각국이 별개로 획득한 시뮬레이터는 12~18개월의 사전 준비 기간 없이는 한데 연동하여 대규모 연합훈련을 진행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그 이유는 훈련망을 국가별로 일회성 특수 구성해야 하고, 보안 문제로 매번 처음부터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토 관계자는 “매번 훈련 때마다 인프라를 처음부터 쌓고 끝나면 허무는 식으로는 진전이 없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각국 시뮬레이터 간 공통 표준을 마련해 항시 연결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글로벌 추세는 국방 메타버스 훈련체계에 상호운용 표준의 확립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MOSA가 강조하는 키 인터페이스 지정과 개방형 표준 사용 원칙은 곧 이러한 문제의 해법으로, 각기 다른 제조사의 시스템이라도 공통 프로토콜과 데이터 형식만 맞추면 언제든 함께 훈련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는 연동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한다.
모듈화와 표준화의 효과는 민간 메타버스 플랫폼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거대한 메타버스 환경은 다양한 디바이스(PC, 모바일, VR 헤드셋 등)와 서비스, 콘텐츠가 연결된 복합 생태계인데, 이를 처음부터 한 회사가 독점 기술로 모두 구축하려 하면 확장에 한계가 있다. 대신 핵심 기능을 컴포넌트화하여 API로 노출하고, 외부 개발자들이 표준 규격에 맞는 플러그인이나 콘텐츠를 자유롭게 붙일 수 있게 할 때 비로소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 업계에서는 3D 모델링용 glTF 포맷이나 XR 기기용 OpenXR 인터페이스 등 이미 다양한 개방형 표준을 활용하고 있는데, 이러한 표준을 채택하면 서로 다른 엔진과 디바이스 간 콘텐츠 호환성이 크게 높아지고 개발자 풀도 확대된다. 국방 훈련체계도 마찬가지로, 과거처럼 폐쇄형 독자 규격을 쓸 경우 특정 공급자 기술에 종속되어 비용이 증가하고 혁신이 정체되기 쉽다. 반면 MOSA 원칙에 따라 국제 표준이나 검증된 공개 규격을 적극 활용하면(예: 시뮬레이션 분야의 DIS/HLA 표준, XR 분야의 OpenXR 등), 이종 장비나 외부 모듈과의 호환성이 향상되고 새로운 기능의 도입이 빨라진다. 나아가 표준화된 인터페이스는 보안성 제고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군사 시스템은 보안이 최우선인데, 표준 인터페이스를 적용하면 일관된 방식의 보안 검증과 모니터링이 가능해지고, 모듈 단위로 취약점 격리가 쉬워 전체 시스템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결국 상호운용성·모듈화·표준화라는 세 축은 국방 훈련체계와 메타버스 플랫폼 모두의 성공에 필수조건이며, MOSA 도입을 통해 이들을 체계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PDK와 SDK: 민·군 기술협력의 새로운 모델MOSA 구현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개발자에게 개방된 플랫폼이 필수적이며, 이를 위해 흔히 SDK(Software Development Kit)나 PDK(Platform Development Kit)가 활용된다. 미 육군 PEO STRI(프로그램 집행관실, 시뮬레이션훈련기구)는 2023년 STE의 정보체계에 대한 PDK 최신판을 공개하며, 산업계와 학계가 STE 생태계에 더욱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이 PDK에는 STE의 데이터 패브릭과 상호 작용할 수 있는 API 명세, 레퍼런스 코드, 아키텍처 문서 등이 포함되어 있어, 외부 개발자들이 STE와 실시간 연동되는 서비스나 시뮬레이션 도구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PEO STRI는 PDK를 통해 MOSA 기반 STE의 핵심 인터페이스를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산업체가 “플러그 앤 플레이” 방식으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게 되어 개발 속도를 향상하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이것은 IT 업계에서 플랫폼 사업자가 SDK와 오픈 API를 제공하여 써드파티 앱 생태계를 키우는 전략과 동일한 맥락이다.
PDK/SDK의 활용은 민·군 기술협력의 지평을 넓혀준다. 과거 군사 시뮬레이션 분야는 폐쇄성이 높아 외부 민간기업이나 스타트업이 참여하기 어려웠으나, 이제 군이 개발 키트를 공개적으로 제공함으로써 “국방 메타버스 앱스토어”와 같은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예를 들어 앞서 언급한 STE의 PDK는 이미 30개 이상의 기업에 배포되어, 업체들이 STE 데이터 패브릭 상에서 구동되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개발·제안할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 게임 엔진 개발사는 PDK를 활용해 STE와 연동되는 전술 시뮬레이션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할 수 있고, AR 디바이스 제조사는 표준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사 장비를 군 훈련체계에 쉽게 통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민간의 혁신 기술이 군사훈련에 스며들고, 군은 필요한 기능을 보다 신속히 획득할 수 있게 된다. 민·군 기술협력과 상호운용성 증진을 동시에 달성하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MOSA식 개방형 플랫폼에서는 방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 스타트업, 학계 연구팀까지 포함한 폭넓은 주체들이 각자의 모듈을 공급하고 경쟁하며, 생태계의 저변을 확대한다.
물론 개방형 플랫폼 전략에는 극복해야 할 한계와 도전도 존재한다. 그 중 가장 큰 이슈는 보안(Security)이다. 군용 시뮬레이션에 외부 업체의 코드와 기기가 연결될 경우 정보유출이나 사이버 취약점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미 육군은 STE PDK를 통제된 비밀 제외 정보(CUI) 수준으로 제공하고, 보안 심사를 통과한 업체에만 접근 권한을 주는 체계를 마련했다. 또한 PDK에 포함된 API와 모듈들은 미리 안전성 검증을 거친 레퍼런스 구현을 제공하여, 개발자들이 이를 준수하는 한 큰 결함 없이도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두 번째 도전은 기술 보호(Technology Protection)로, 민간에 너무 개방한 나머지 군의 핵심 기술유출이나 적성국 악용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따라서 개방형이라 해도 핵심 알고리즘이나 전략 데이터는 블랙박스화하거나, 제3자가 접근할 수 없는 보안모듈로 분리해 두는 등의 설계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지속적인 표준 관리의 이슈가 있다. 플랫폼을 개방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버전의 SDK가 파편화될 위험이 있으므로, 정부와 표준화 기구가 협력하여 호환성 유지와 인증 체계를 꾸준히 업데이트해야 한다. 이러한 도전들에도 불구하고, PDK/SDK 기반 개방형 협력 모델은 방산 분야에 신선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으며, 민군 융합과 혁신 가속화를 위한 필수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다.
메타버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국방 진입: 구조적 요구사항MOSA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는 “오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한마디로 국방 산업 생태계의 문호 개방을 뜻한다. 기존 방위사업은 대형 방산업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독점 개발·납품하는 경우가 많았으나, MOSA 도입 이후 미 국방부는 단일 업체에 독점적 지위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모듈화된 시스템의 각 요소에 여러 공급자가 참여하여 경쟁을 유도하고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시하도록 함으로써, 비용 절감과 성능 향상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이 철학 아래에서 스타트업, 콘텐츠 제작자, 장비 제조사 등 비전통적 방산 공급자들에게도 국방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 실제로 미 국방부의 2022년 보고에 따르면 주요 군사 모던화 프로그램들이 첨단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비전통적 벤더에 주목하고 있으며, MOSA 준수 환경에서 이러한 신생 기업들도 방위산업 기반(DIB)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스타트업이 국방 시장에 진입하는 데는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첫째, 군용 규격과 인증의 장벽이다. 국방 분야는 민수 시장과 달리 제품이 충족해야 할 군사 규격(MIL-STD)이 까다롭고, 사이버보안 인증, 품질보증 절차 등이 복잡하다. 기술력이 뛰어난 스타트업일지라도 이러한 문턱을 넘지 못하면 군에 납품할 수 없다. MOSA 환경에서는 정부가 공통 인터페이스 요구사항과 모듈 시험절차를 정해놓고, 스타트업이 이를 만족하면 손쉽게 기존 플랫폼에 모듈을 꽂아 넣을 수 있도록 인증 프로세스 간소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SDK 테스트 통과 증명서를 발급받으면 별도의 대형 통합시험 없이도 해당 모듈을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둘째, 정보 접근성과 네트워크의 문제다. 스타트업이나 콘텐츠 제작자가 군사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려면 해당 분야 도메인지식과 데이터에 접근이 필요한데, 군사정보는 민간에 잘 공개되지 않는다. 이 부분에서 최근 STE PDK의 사례처럼, 정부가 일정 수준까지 가상훈련용 공용 데이터(예: 지형DB One World Terrain, 가상 표적 모델 등)를 제공하고 기술 포럼을 운영하여 민간 개발자들에게 방향성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또한 메타버스 콘텐츠 제작자들이 국방 과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해커톤이나 공모전 등을 열어 민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굴·채택하는 노력도 요구된다.
셋째로, 군-산 협업모델 및 계약절차의 개선이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전통적 방산 입찰(Process)에 익숙치 않고, 수주까지 수년이 걸리는 사업에 참여하기 어렵다. 이에 대응해 미국 국방부는 OTA(Other Transaction Authority)나 SBIR/STTR 프로그램 등 신속 계약 및 소규모 시드 투자 제도를 활용하여 스타트업과 선행 프로토타이핑을 진행하고 있다. MOSA 환경에서는 이렇게 소규모 모듈 단위 사업을 다수 운영하면서, 성과가 입증된 모듈은 메인 시스템에 통합시키는 스파이럴 개발 모델이 적합하다. 정부는 민간 소규모 업체와 유연하게 계약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모듈별 성능 경쟁을 통해 우수 기술을 선별·채택하는 시장 메커니즘을 도입해야 한다. 이때 투명하고 공정한 평가 기준(예: MOSA 인터페이스 준수 여부, 시뮬레이션 실효성 지표 등)을 공개해 스타트업도 자신들의 솔루션을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어야 한다.
넷째, 정책적 지원 측면에서 인력과 자금의 뒷받침이 요구된다. 메타버스 관련 스타트업이 군에 진출하려면 국방 도메인 전문가와의 교류, 국책 과제를 통한 기술검증 등의 기회가 중요한데, 이를 위해 국방부와 과기정통부 등 정부 부처 간 협력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가령 민·군 겸용기술 협력사업에 메타버스 분야를 포함시켜, 우수 기업이 양산화 이전 단계부터 군 시험평가에 참여하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게 할 수 있다. 또한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새로운 XR 기술을 군 훈련에 시험적으로 적용해보고, 법적 제약은 한시적으로 유예하는 방식도 고려할 만하다.
정리하면, 스타트업·크리에이터·중소기업의 국방 플랫폼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서는 개방형 기술표준과 PDK 제공(기술 장벽 완화), 공용 데이터 및 도메인지식 공유(정보 접근성 제고), 유연한 계약·투자 제도(사업 장벽 완화), 부처간 협력 및 규제 완화(정책 지원) 등이 종합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MOSA로 상징되는 개방형 아키텍처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이러한 구조적·정책적 개선이 따라주어야 할 것이다.
MOSA 기반 글로벌 국방 메타버스 표준 생태계의 모색마지막으로, MOSA가 제시하는 글로벌 국방 메타버스 표준 생태계의 가능성에 대해 논한다. 메타버스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적인 기술 트렌드인 만큼, 국방 분야 메타버스 활용에서도 국제 협력과 표준화 동향이 중요하다. 미국이 MOSA 정책을 선도한 이후, 여러 동맹국들도 유사한 방향을 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방부는 디지털 전환 및 메타버스 추세에 맞춰 한국형 합성훈련환경(K-STE) 개념을 연구하면서, 그 핵심 요소 중 하나로 K-MOSA 즉 한국형 모듈식 개방형 아키텍처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이 전 시스템을 독자 개발하기보다는 글로벌 오픈 표준을 적극 활용하고 국내외 기업과 협력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MOSA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조언으로서, 국내 산업도 국제적 상호운용성을 염두에 둔 표준을 채택해야 방산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연합작전에서 호환성을 확보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항공전자 분야의 FACE, 차량전자 분야의 VICTORY와 이를 통합한 CMOSS 표준 등을 개발하여 군용 시스템의 모듈화·호환성을 높였고, 한국도 무인체계 등에 이러한 개방형 표준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글로벌 국방 메타버스 생태계를 구축하려면, 표준화 기구와 제도적 지원이 국제적으로 조율될 필요가 있다. 현재 민간 영역에서는 메타버스 기술 표준화를 위해 메타버스 표준 포럼(MSF), ISO/IEC 메타버스 분과 등이 활동 중이고, 군사 시뮬레이션 분야에서는 SISO(Simulation Interoperability Standards Organization) 등이 다국간 표준을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조직들에 국방 당국과 방산 기업들이 적극 참여하여 메타버스 상호운용성과 보안 표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SISO 내에 XR 상호운용성 연구그룹이 생겨 군사 훈련용 XR 디바이스의 데이터 형식, 네트워크 프로토콜 표준을 논의하는 식이다. 또한 NATO 역시 참조 아키텍처(reference architecture)를 개발하여 회원국들이 각자 구축한 훈련 시스템을 손쉽게 연동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이 가이드라인은 보안 규정, 인터페이스 표준 구성요소, 구현계획 등을 담고 있어 머지않아 공개될 예정인데, 목표는 프랑스 조종사와 독일 조종사가 별도 대규모 준비 없이도 각국 시뮬레이터를 연결해 합동훈련을 하는 모습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다. 이런 국제적 노력이 성공하려면 각국의 정책결정자들이 표준 채택을 지원하고, 산업계에도 표준 준수를 인센티브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특히 법·제도적 기반의 마련이 중요하다. 앞서 미국의 MOSA 사례에서 보았듯, 개방형 표준 활용과 모듈화는 상부의 강력한 의지와 정책 지원 없이는 실현되기 어렵다. MOSA가 미 의회 법률로 명시되고 3군 최고지도부의 지침으로 내려왔기에 군·산 모두 이를 따르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메타버스 상호운용성과 개방성을 장려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로드맵 수립과 지원 법안이 필요하다. 예컨대 표준 준수형 장비나 콘텐츠를 개발하는 기업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산획득 절차, 국가 주도의 공인인증 프로그램(Certification Program) 운영, 국제공동연구 펀드 조성 등이 그것이다. 또한 동맹국 간에는 상호 표준 채택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여, 한쪽 나라에서 인증된 메타버스 훈련 모듈은 다른 나라에서도 추가 검증 없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방산시장에서도 “MOSA 호환 인증”이 품질보증 마크처럼 통용된다면, 우리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 군사훈련 메타버스 사업에도 참여하는 길이 열릴 것이다.
맺음말: 개방형 혁신이 이끄는 미래 전장 대비
메타버스 기술과 MOSA 전략의 결합은 21세기 군사훈련과 작전지원의 판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STE를 비롯한 합성훈련환경은 현실 전장의 복잡성을 가상세계로 가져와 병사들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임무 준비를 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실전 경험이 부족한 신세대 장병들도 디지털 네이티브 감각으로 최첨단 전투기술을 습득하도록 돕는다. MOSA는 이러한 혁신이 지속 가능하도록 뒷받침하는 사업적·기술적 토대다. 개방형 표준과 모듈화 아키텍처를 통해 개발 비용과 일정을 절감하면서도 새로운 기술을 기민하게 받아들이는 군사 시스템을 만들 수 있음을 입증했다. IT·메타버스 업계에 몸담은 독자들에게도 STE와 MOSA 사례는 유익한 교훈을 준다. 플랫폼을 개방하고 표준화할 때 더 큰 생태계와 혁신이 가능하다는 점, 외부 개발자와의 협력이 경쟁력을 높이는 지름길이라는 점, 보안과 상호운용성이 양립 가능하며 함께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 전장은 혼자만의 힘으로 대응할 수 없을 만큼 복잡해지고 있으며,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의 철학을 수용한 군대만이 변화에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MOSA 중심의 국방 메타버스 표준 생태계를 구축하고 민·군이 함께 혁신하는 노력은, 궁극적으로 우리에게 미래 승리를 보장할 준비태세를 갖추게 해줄 것이다.
PEO STRI의 STE PDK 발표 – TeamOrlando.orgteamorlando.orgteamorlando.org
PEO STRI PDK의 비전 – DVIDS.netdvidshub.netdvidshub.net
한국형 MOSA 및 표준화 – DTaQ 미디어룸dtaq-media.krdtaq-media.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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