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AI 시대의 웹 생태계’를 다시 설계하다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5-12-25 07:00:11

선호 언론사 기능 글로벌 확대·뉴스 파트너십 강화
검색과 AI가 웹 트래픽을 되돌리는 전략

[메타X(MetaX)] 구글이 검색과 인공지능(AI) 기능 전반을 통해 웹 생태계를 지원하는 새로운 기능과 파트너십 전략을 공개하며, ‘제로 클릭’ 논란 이후 흔들려온 웹–플랫폼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행보에 나섰다.

구글은 2025년 12월 선호 언론사 설정 기능의 글로벌 확대와 AI 기반 검색·뉴스 경험 개선, 그리고 주요 언론사와의 새로운 상업적 협력 모델을 발표하며 “AI 시대에도 웹과 창작자가 지속 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구글 검색은 매일 수십억 건의 클릭을 웹으로 연결하며, 전 세계 수많은 웹사이트와 창작자의 주요 트래픽 원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AI 요약과 생성형 검색이 확산되면서, 이용자는 더 빠른 정보와 더 많은 맥락을 요구하는 동시에 신뢰할 수 있는 출처와의 연결을 원하고 있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구글은 이번 업데이트가 이러한 변화된 이용자 기대에 대응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가장 핵심적인 변화는 ‘선호 언론사(Preferred Sources)’ 기능의 글로벌 출시다. 이 기능은 사용자가 자신이 신뢰하는 언론사나 웹사이트를 직접 선택하면, 검색 결과의 ‘주요 뉴스(Top Stories)’ 영역에 해당 출처의 콘텐츠가 더 많이 노출되도록 한다. 구글은 이 기능이 초기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며, 전 세계 영어 사용자 대상으로 우선 제공한 뒤 2026년 초까지 모든 지원 언어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글에 따르면 현재까지 약 9만 개에 달하는 다양한 출처가 사용자들의 선호 언론사로 선택됐으며, 지역 블로그부터 글로벌 미디어까지 폭넓게 포함돼 있다. 특히 사용자가 선호 언론사를 설정한 경우, 해당 사이트로의 클릭률이 평균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기반 검색 환경에서도 사용자의 ‘의도된 선택’이 웹 트래픽을 실질적으로 확대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구독 기반 뉴스 소비를 강화하기 위한 기능도 함께 도입됐다. 구글은 사용자가 구독 중인 언론사의 콘텐츠를 보다 쉽게 식별할 수 있도록, 검색 결과에서 해당 링크를 강조 표시하고 전용 캐러셀로 노출하는 기능을 출시한다. 이 기능은 우선 제미나이(Gemini) 앱에 적용되며, 이후 AI 오버뷰(AI Overviews)와 AI 모드로 확대될 예정이다. 구글은 이를 통해 이용자가 이미 비용을 지불한 콘텐츠의 가치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입장이다.

AI 검색 경험에서의 ‘링크 처리 방식’도 달라진다. 구글은 AI 모드 응답 내에 포함되는 인라인 링크 수를 늘리고, 각 링크가 왜 유용한지 설명하는 짧은 ‘맥락 설명(Contextual introduction)’을 추가한다. 이는 AI 요약이 웹 방문을 대체한다는 비판에 대응해, 이용자가 보다 자연스럽게 원문 페이지로 이동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설계다.

또 다른 변화는 웹 가이드(Web Guide) 기능의 확장이다. 웹 가이드는 AI를 활용해 검색 결과의 링크를 주제별로 묶어 보여주는 기능으로, 개방형·복합형 검색에서 특히 유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구글은 이 기능을 기존 대비 두 배 빠르게 개선했으며, 실험에 참여한 사용자들에게는 검색 ‘전체(All)’ 탭에서도 더 많은 쿼리에 대해 웹 가이드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기능 개선과 함께, 구글은 AI 시대에 맞춘 새로운 뉴스 파트너십 전략도 공개했다. 구글은 지난 수년간 50개국 이상에서 3,000개가 넘는 언론사·콘텐츠 제공자와 상업적 파트너십을 체결해왔으며, 이번에는 AI 환경에서의 새로운 협력 모델을 시험하는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작한다.

이번 파일럿에는 독일의 데어 슈피겔(Der Spiegel), 스페인의 엘 파이스(El País), 브라질의 폴랴 지 상파울루(Folha de S. Paulo), 영국의 가디언(The Guardian), 인도의 타임스 오브 인디아(The Times of India), 미국의 워싱턴포스트(The Washington Post) 등 주요 글로벌 언론이 참여한다. 구글은 이들과 함께 AI가 ‘더 많은 클릭’이 아닌 ‘더 깊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식을 실험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구글 뉴스(Google News) 내에서 AI 기반 기사 개요를 제공해, 사용자가 클릭 전에 기사 맥락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돕고, 음성 요약 브리핑 등 청취 중심 소비자들을 위한 기능도 함께 테스트한다. 구글은 이 과정에서 명확한 출처 표기와 원문 링크를 유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또한 구글은 연합뉴스(Yonhap), AP통신(The Associated Press), 인도네시아의 안타라(Antara), 브라질의 에스타다웅(Estadão) 등과 협력해, 제미나이 앱에 실시간 뉴스 데이터를 제공하는 파트너십도 확대한다. 이는 생성형 AI 응답의 신뢰성과 시의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발표는 구글이 AI 중심 검색으로의 전환 과정에서 제기된 “웹 생태계 잠식” 비판에 대해, 구조적 대응에 나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히 AI 요약을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의 선택권과 출처 연결성을 제도적으로 확대하고, 언론사와의 수익·노출 모델을 재설계하려는 시도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정보 소비 방식이 진화하는 만큼, 검색과 AI 역시 웹사이트와 창작자, 이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선호 언론사 기능과 AI 기반 파트너십 실험은, AI 시대에도 웹이 여전히 중심 무대로 남을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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