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Impact Summit 2026', 인도에서 형성되는 AI 동맹의 구조

김하영 기자

hashe@metax.kr | 2026-02-25 09:00:00

구글·마이크로소프트 인프라 확대와 공급망 정렬 움직임

[메타X(MetaX)] 2026년 2월 중순 인도 뉴델리에서 개최된 India AI Impact Summit 2026은 인도 정부와 국제기구, 글로벌 기술 기업이 공동 참여한 다자 성격의 AI 정책·산업 포럼이다. 행사는 약 사흘간 진행되었으며, 각국 정부 관계자, 빅테크 기업 경영진, 국제금융기구, 연구기관이 참여해 AI 인프라 구축과 개발도상국 확산 전략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메타X(MetaX)] 'India AI Impact Summit 2026'의 공식 홈페이지; https://impact.indiaai.gov.in/

형식상으로는 기술·산업 행사에 가깝지만, 실제 의제는 정책과 외교에 더 무게가 실렸다. 논의의 중심에는 ‘AI의 포용적 확산’, ‘공공 인프라 접근성’, ‘글로벌 협력 프레임’이 놓였다. 세계은행 등 국제기구도 참여해 AI를 단순한 산업 혁신이 아니라 공공 서비스 개선과 국가 경쟁력 강화의 기반으로 다뤘다.

이 지점에서 이번 행사는 성능 발표나 제품 공개 중심의 콘퍼런스와 분명히 구별된다. AI가 기술 트렌드가 아니라, 국가 간 이해를 조율하는 정책 의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는 미국 빅테크가 인도를 ‘시장’이 아닌 ‘전략적 거점’으로 호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인프라 투자와 인재 양성, 공급망 협력을 결합한 발표는 AI 협력이 산업 파트너십을 넘어 지정학적 정렬의 성격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구글의 '150억 달러', 연결망을 먼저 짓다
구글(Google)은 인도 내 AI 기초 인프라 확장을 위해 약 1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의지를 재확인하고, 미국–인도 간 디지털 연결을 강화하는 ‘America-India Connect’ 구상을 공개했다. 여기에는 해저 케이블 경로 확충, 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AI 스킬링 프로그램 강화 등이 포함된다. 특히 인도 내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리전 확장은 로컬 데이터 처리 역량을 높이고, 공공·금융·헬스케어 분야의 AI 적용 기반을 넓히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또한 구글은 AI 연구 협력과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프로그램을 병행하겠다고 밝혀, 단순 인프라 투자에 그치지 않고 현지 혁신 네트워크와의 결합을 강조했다. 이는 기술 수출이 아니라 현지화된 생태계 구축 전략에 가깝다.

[메타X(MetaX)] 'AI Impact Summit 2026' 관련 구글의 공식 블로그 게시글; https://blog.google/innovation-and-ai/technology/ai/ai-impact-summit-2026-india/

주목할 점은 순서다. 구글은 모델이나 서비스보다 연결망과 컴퓨트 접근성을 먼저 언급했다. AI 경쟁이 모델의 성능을 넘어, 데이터가 흐르는 경로와 연산 자원이 배치되는 위치의 문제로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연결은 곧 통제 가능성이고, 통제는 곧 전략 자산이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500억 달러', 확산의 언어
Microsoft는 보다 직설적이다. 복수 외신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2030년 말까지 글로벌 사우스 지역을 중심으로 AI 확산을 위해 500억 달러를 투자하는 궤도에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 국가 단일 투자라기보다, 신흥국 전반을 포괄하는 확산 전략(diffusion strategy)이다.

여기에는 데이터센터 건설, 클라우드 인프라 확장, AI 인재 양성, 공공부문 협력 등이 포함된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는 정부·공공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디지털 행정, 보건, 교육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프로젝트를 병행하겠다고 밝혀, 상업적 서비스 확대를 넘어 제도권 시스템 안으로 AI를 정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현지 스타트업 및 개발자 생태계에 대한 투자와 기술 이전 프로그램을 통해 자생적 AI 산업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계획은 단일 국가를 겨냥한 투자라기보다, 여러 국가의 AI 접근성 격차를 줄이는 장기 프로젝트에 가깝다. 투자의 주요 축에는 인프라 구축(데이터센터·클라우드), AI 인재 양성, 공공 서비스 연계 프로그램 등이 포함된다. 

더 나아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전략을 통해 AI 접근성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목표를 명시했다. 회사 고위 임원들은 AI 사용률이 Global North 대비 Global South에서 여전히 크게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인프라 및 교육 투자가 경제·사회적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메타X(MetaX)] 'AI Impact Summit 2026' 관련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 게시글; https://blogs.microsoft.com/on-the-issues/2026/02/17/acting-with-urgency-to-address-the-growing-ai-divide/

다시 말해, 이번 투자는 단순한 기술 수출이나 서비스 확장이 아닌, 현지 생태계에 AI를 정착시키고 자생적 혁신 기반을 구축하려는 장기 전략이다. AI 플랫폼과 데이터 인프라가 공공 서비스, 교육, 보건 등 사회 구조에 접합될 때, 기술 채택은 사용자가 선택하는 상품이 아니라 시스템의 일부로 자리잡는다.


왜 인도인가
인도가 이번 협력 구도의 중심에 서는 이유는 구조적이다. 우선 인도는 세계 최대 수준의 디지털 인구를 보유하고 있다. 인도 정부 자료와 세계은행 통계에 따르면 인도의 인터넷 이용자는 8억 명을 넘어섰으며, 스마트폰 사용자 역시 7억 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AI 서비스 확산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 기반과 내수 시장을 동시에 제공한다.

또한 인도는 약 500만 명 이상으로 추정되는 개발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으며, GitHub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개발자 생태계를 갖춘 국가 중 하나다. 영어 기반 기술 환경 역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에 유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디지털 공공 인프라도 중요한 변수다. 인도의 Aadhaar(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와 UPI(통합 결제 인터페이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디지털 공공 플랫폼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UPI는 월간 거래 건수가 100억 건을 넘는 수준까지 성장했으며, 이는 AI 기반 금융·데이터 서비스 확장의 토대가 된다. 이러한 ‘디지털 공공 인프라(Digital Public Infrastructure, DPI)’는 AI 기술이 빠르게 실험·적용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메타X(MetaX)] 인도의 디지털 신원 인증 시스템 'Aadhaar'를 운영하는 정부 기관인 'Unique Identification Authority of India(UIDAI)'의 공식 홈페이지; https://uidai.gov.in/en/

지정학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과 유럽은 최근 몇 년간 반도체와 핵심 기술 공급망의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인도는 인구 규모, 경제 성장률, 정치 체제, 그리고 중국과는 다른 전략적 위치를 가진 국가로 평가된다. 실제로 미국과 인도는 2022년 출범한 iCET(미국–인도 핵심·신흥기술 이니셔티브)를 통해 반도체, AI, 양자기술 등에서 협력을 확대해 왔다. 이는 이번 논의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기존 협력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인도는 단순한 수요 시장이 아니라, 대규모 데이터·인재·정치적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기술 거점 후보지라는 점에서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협력과 의존의 경계
그러나 협력 구조에는 항상 비대칭 가능성도 존재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 인프라, 고성능 컴퓨트 자원의 상당 부분이 글로벌 기업에 의해 구축될 경우, 기술 통제권과 데이터 주권은 해당 국가의 장기 과제로 남는다.

인도는 자국 내 반도체 제조 역량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첨단 공정과 AI용 고성능 칩 생산은 여전히 미국·대만·한국 등 소수 국가에 집중돼 있다. 이는 AI 인프라 확장 과정에서 외부 기술 의존이 불가피함을 의미한다.

클라우드 시장 역시 글로벌 기업 중심 구조다. 주요 인프라 사업자는 미국계 기업이며, 데이터가 국내에 저장되더라도 플랫폼 운영과 핵심 기술 통제는 해외 본사에 귀속되는 경우가 많다. AI 협력은 상호 이익을 전제로 하지만, 플랫폼과 표준이 특정 기술 스택으로 고착되면 전환 비용은 급격히 높아진다. 국제정치학에서 말하는 ‘경로 의존성’이 기술 인프라에도 작동하는 셈이다.

결국 이번 협력 구도는 단순한 투자 확대가 아니라, 기술 자율성과 글로벌 네트워크 편입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라는 문제를 남긴다.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외교 문법
이번 'India AI Impact Summit 2026'이 보여준 것은 투자 규모의 경쟁이 아니다. AI는 모델의 성능이나 서비스 확장의 문제가 아니라, 어떤 연결망 위에서 작동하는가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데이터센터의 위치, 고성능 컴퓨트 자원의 접근 권한, 해저 케이블의 경로, 기술 표준의 정렬은 이제 기업 전략을 넘어 국가 전략의 일부가 됐다.

누가 인프라를 구축하는가.
누가 연산 자원을 통제하는가.
누가 표준을 정의하고 인재를 길러내는가.

이 질문들은 곧 외교의 질문이다. AI는 특정 제품을 수출하는 산업이 아니라, 국가 간 이해관계를 엮는 기반이 되고 있다. 공급망이 연결되는 순간 전략도 연결되고, 표준이 공유되는 순간 선택의 범위도 함께 좁혀진다.

때문에 AI는, 단순한 소프트웨어가 아니다.
그것은 힘이 어디에 머물고, 누구에게 연결될지를 결정하는 기술이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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