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신선식품 ‘당일 배송’을 일상으로 만들다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5-12-25 09:00:02

2,300여 개 도시로 확대
바나나·아보카도·블루베리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유

[메타X(MetaX)] 아마존이 신선식품을 포함한 당일 배송(Same-Day Delivery) 서비스를 미국 전역 2,300개 이상의 도시와 타운으로 확대하며, 식료품 유통의 속도와 소비 패턴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아마존은 2025년 12월 10일, 신선식품 당일 배송 가능 지역을 대폭 늘렸다고 발표하며, 향후 2026년에도 추가 확장을 예고했다.

아마존에 따르면 현재 당일 배송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상위 10개 베스트셀러 상품 중 9개가 과일과 채소 등 신선식품으로 집계됐다. 바나나, 아보카도, 블루베리와 같은 기본 식재료가 전자기기나 생활용품을 제치고 가장 많이 주문되는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소비자들이 ‘신선도’와 ‘속도’를 동시에 충족하는 온라인 식료품 구매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확장은 아마존이 지난 8월 이후 신선식품 당일 배송 품목을 30% 이상 늘린 데 따른 결과다. Whole Foods Market의 인기 제품을 포함해 수천 종의 신선식품이 당일 배송 대상에 추가됐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30분 이내 초고속 배송 서비스인 ‘아마존 나우(Amazon Now)’도 시범 운영되고 있다. 현재 시애틀과 필라델피아 일부 지역에서는 생활필수품과 신선식품을 초단시간 내 받아볼 수 있다.

아마존은 “빠른 배송, 일관된 저가 정책, 쇼핑 편의성은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당일 배송에 신선식품을 결합한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고객들은 과일·채소·유제품·육류·해산물·냉동식품을 전자기기, 도서, 생활용품과 함께 한 번에 주문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흥미롭게도 신선식품을 제외한 상위 10위 품목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상품은 12롤짜리 화장지로, 여전히 일상 필수품의 상징으로 남아 있다.

지역별 소비 성향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미국 북동부에서는 초콜릿칩 머핀과 브로콜리, 생새우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남부 지역에서는 연어와 레모네이드, 치킨 파이 주문이 많다. 서부 지역에서는 콜드브루 커피와 닭다리, 프로바이오틱 음료가, 중서부에서는 통밀빵과 베이컨, 페퍼로니 피자가 자주 선택되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단일한 전국 모델이 아닌, 지역별 식문화와 수요를 데이터 기반으로 흡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 내 1억 5천만 명 이상의 소비자에게 식료품 쇼핑 플랫폼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2024년 기준 식료품과 생활필수품 부문에서만 1,000억 달러 이상의 총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당일 배송을 통해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고객은 그렇지 않은 고객보다 쇼핑 빈도가 약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나, 서비스 확대가 장기적인 고객 락인(lock-in) 전략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더그 해링턴(Doug Herrington) 아마존 월드와이드 스토어 CEO는 “아마존의 당일 배송은 가족들의 식료품 쇼핑을 훨씬 간편하게 만들고 있다”며, “고객들이 신선식품 주문을 전자제품, 선물, 의류, 생활용품과 결합해 시간과 비용을 동시에 절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 CEO 앤디 재시(Andy Jassy) 역시 식료품 사업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아마존의 핵심 성장 축 중 하나로 강조했다.

가격 정책 역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프라임 회원은 대부분 지역에서 25달러 이상 주문 시 신선식품을 포함한 당일 배송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최소 금액에 미달할 경우에도 2.99달러의 추가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프라임 비회원도 12.99달러의 정액 요금으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마존은 신선도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프레시니스 보장(Freshness Guarantee)’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해당 배지가 표시된 상품은 배송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아마존이 책임지고 보상한다는 정책으로, 온라인 신선식품 구매에 대한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신선식품 당일 배송 확대는 아마존이 단순한 전자상거래 기업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과 정면으로 경쟁하는 ‘디지털 식료품 인프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아마존은 앞으로도 더 많은 도시와 타운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배송 속도와 품질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식료품이 아마존의 새로운 베스트셀러가 된 지금, 온라인 장보기의 기준 역시 빠르게 다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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