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방통신위 FCC, ‘외국산 드론’ 신규 모델 미국 진입 차단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6-01-07 11:00:16

커버드 리스트에 UAS·핵심부품 추가
“기존 사용은 유지, 미래 진입은 통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 Federal Communications Commission(FCC)가 외국에서 생산된 무인항공기(UAS·드론)와 핵심 부품을 ‘커버드 리스트(Covered List)’에 추가했다. 이번 조치의 핵심은 이미 승인·유통 중인 기체를 즉각 퇴출하는 방식이 아니라, 앞으로 새롭게 승인받으려는 ‘신규 모델’의 미국 시장 진입을 인증 단계에서 차단한다는 점이다.

FCC는 최근 공개한 사실자료(Fact Sheet)를 통해 커버드 리스트 갱신 사실을 밝혔다. 이번 결정의 근거는 백악관이 소집한 행정부 부처 합동 검토기구가 내린 국가안보 판단(National Security Determination)이다. 해당 판단은 외국산 UAS와 그 핵심 부품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미국인 안전에 수용 불가능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결론을 FCC에 전달했다.

이에 따라 커버드 리스트에 오른 외국산 UAS 및 통신·제어·데이터 전송 등 핵심 부품은 FCC 장비인증(equipment authorization)을 새로 받을 수 없게 된다. 인증이 차단되면 미국 내 수입·판매·마케팅을 위한 신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다만 FCC는 이번 조치가 이미 합법적으로 구매된 드론의 사용을 제한하지 않으며, 기존에 인증을 받은 모델의 유통을 즉각 중단시키지도 않는다고 분명히 했다. 규제의 초점은 명확히 ‘미래의 신규 모델’에 맞춰져 있다.

이번 조치가 나온 배경에는 두 가지 문제의식이 겹쳐 있다. 첫째는 대형 국제행사 대비다. 미 정부는 2026년 FIFA 월드컵, America250 기념행사, 2028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등을 앞두고 드론이 공격·교란, 무단 감시, 민감 정보 유출에 악용될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군중이 밀집한 환경에서 드론은 저비용·고효율 위협 수단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둘째는 산업과 공급망 안보다. 외국산 드론과 부품에 대한 구조적 의존이 장기적으로 안보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미국 내 드론 제조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는 정책 기조가 연결된다. 이는 백악관의 드론 산업 육성 행정명령인 ‘Unleashing American Drone Dominance’와도 같은 맥락에 있다.

주목할 점은 FCC가 특정 국가나 기업을 문서에 직접 명시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어떤 브랜드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지는 공식 문서만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대신 FCC는 이번 결정을 통신 규제기관의 독자 판단이 아니라, 국가안보 권한 기관의 판단을 집행하는 구조라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유사한 조치가 반복될 수 있는 제도적 틀을 명확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장기적으로는 공공·민간 현장에서 활용되는 드론 생태계가 ‘FCC 인증 가능한 모델’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완제품뿐 아니라 데이터 전송장치, 통신 시스템, 비행 컨트롤러, 배터리·모터 등 핵심 부품 전반이 규제 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은 공급망 전체에 파급력을 갖는다.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국방·국토안보 관련 기관이 판단하는 예외(화이트리스트)가 어떻게 운용될 것인가다. 둘째, ‘부품’의 범위가 어디까지 확장될 것인가다. 셋째, FCC 장비인증이 관세·조달을 넘어 미국 시장 진입의 핵심 관문으로 자리 잡을 것인가다.

FCC의 이번 커버드 리스트 업데이트는 외국산 드론을 즉각 퇴출하는 조치가 아니다. 대신 기존 사용은 유지하되, 미래의 선택지는 제한함으로써 미국 드론 시장의 방향을 국가안보와 공급망 주권 중심으로 재설계하겠다는 신호에 가깝다. 드론을 둘러싼 경쟁의 축이 성능과 가격에서 인증과 안보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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