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일본 iOS 규칙 구조조정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5-12-29 09:00:41
규제 수용 속 통제 구조는 유지
[메타X(MetaX)] 애플이 일본 시장에서 iOS 운영 방식에 대한 구조적 변화를 공식화했다. 애플은 12월 17일, 일본의 모바일 소프트웨어 경쟁법(MSCA)에 대응하기 위해 iOS에 새로운 선택지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일본 정부의 경쟁 촉진 규제에 대한 직접적인 제도 대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변경된 정책은 iOS 26.2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일본 내 iOS 개발자는 애플 앱스토어 외의 경로를 통해 앱을 배포할 수 있으며, 자체적으로 대체 앱마켓을 운영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또한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 결제 역시 애플의 인앱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외부 결제 수단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이는 애플이 그동안 유지해온 폐쇄적 유통·결제 구조에 예외를 인정한 사례다.
다만 애플은 이번 조치가 일본 시장에 한정된 지역적 대응임을 분명히 했다. 글로벌 iOS 정책 전환이나 전면적 개방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선을 그은 것이다. 즉, 일본은 규제 환경에 따라 별도의 운영 모델이 적용되는 ‘특수 사례’로 위치 지워진다.
애플이 이번 발표에서 특히 강조한 축은 보안과 미성년자 보호다. 애플은 대체 앱마켓과 외부 결제 도입이 악성코드 유포, 사기, 개인정보 침해 등 새로운 위험을 확대할 수 있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일본 규제 당국과 협력해 추가적인 보호 장치를 함께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조치는 앱 공증(Notarization) 제도다. 대체 경로를 통해 배포되는 앱이라 하더라도 애플의 공증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이를 통해 기본적인 보안 검증이 유지된다. 또한 대체 앱마켓을 운영하려는 개발자는 별도의 승인 절차를 통과해야 하고, 미성년자 대상 콘텐츠와 결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한 강화된 보호 요건도 적용된다. 애플은 특히 청소년 사용자 보호를 이번 정책 변화의 전제 조건으로 강조했다.
개발자에게는 선택권과 함께 새로운 의무도 부여된다. 애플은 일본에서 새롭게 허용되는 배포 및 결제 옵션을 활용하려는 개발자는 개정된 애플 개발자 프로그램 라이선스 약관에 동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존 개발자 역시 예외는 아니다. 애플은 2026년 3월 17일까지 모든 개발자 프로그램 회원이 새로운 약관에 동의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일본 내 새로운 옵션은 물론 기존 개발자 자격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기능 추가가 아니라, 계약과 책임 구조까지 포함한 제도 개편임을 보여준다.
종합하면 이번 변화는 iOS 생태계의 전면적 개방이라기보다는 ‘조건부 개방’에 가깝다. 애플은 배포 경로와 결제 방식의 선택지는 확대했지만, 보안 검증 기준과 플랫폼 책임 구조는 여전히 애플이 통제하는 방식을 유지했다. 경쟁은 허용하되, 그 경쟁의 작동 조건은 애플이 설정한다는 기존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일본의 iOS는 대체 앱마켓과 외부 결제가 공존하는 예외적 생태계로 진입하게 된다. 이 모델이 향후 다른 국가로 확산될지, 아니면 일본에 국한된 규제 대응 사례로 남을지는 각국의 입법 방향과 시장 반응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분명한 점은, 애플이 더 이상 단일한 글로벌 규칙만으로 iOS를 운영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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