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AI 글래스, ‘대화 집중’과 스포티파이 연동으로 진화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5-12-24 07:00:31

소음 속 음성만 증폭하는 기능 도입
스포티파이 연동, 시선 기반 음악 추천

[메타X(MetaX)] Meta가 자사 AI 스마트 글래스에 대한 v21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공개하며, 기기의 활용 방향을 보다 명확히 제시했다. 이번 업데이트의 핵심은 소음 환경에서 대화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Conversation Focus’ 기능과, Spotify와 연동한 멀티모달 음악 추천이다. 메타는 이를 통해 AI 글래스를 단순한 웨어러블 기기가 아닌, 일상 감각을 보조하는 AI 인터페이스로 진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Conversation Focus는 주변 소음이 많은 상황에서도 대화 상대의 목소리를 상대적으로 또렷하게 들려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오픈이어(open-ear) 스피커 구조를 활용해, 청력을 차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소리를 강조하는 접근을 택했다. 붐비는 식당이나 대중교통, 공연장처럼 배경 소음이 복잡한 환경에서도 특정 인물의 음성을 인식하기 쉽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해당 기능은 미국과 캐나다의 Early Access Program 사용자를 대상으로 순차 배포되며, 적용 기기는 Ray-Ban Meta와 Oakley Meta HSTN이다. 사용자는 안경 오른쪽 템플을 스와이프하거나 스마트폰 설정을 통해 음성 증폭 강도를 환경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메타는 이 기능을 “노이즈 캔슬링의 대안이 아니라, 대화 보조 기술”로 규정했다.

이번 업데이트에서 또 하나의 변화는 스포티파이와의 본격적인 연동이다. 메타는 이를 AI 글래스를 통한 첫 멀티모달 음악 경험으로 소개했다. 사용자가 눈앞의 풍경이나 사물을 바라본 상태에서 “이 장면에 어울리는 음악을 틀어줘”라고 말하면, 메타 AI는 시각 인식 결과와 스포티파이의 개인화 추천 알고리즘을 결합해 적합한 음악이나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이는 사용자의 ‘시선 정보’와 ‘취향 데이터’를 동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단순 음성 명령이나 과거 청취 기록에 의존하던 추천 모델에서 한 단계 진화한 사례로 평가된다. 메타는 이 기능을 두고 “사용자의 맥락(context)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음악 추천”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기능 역시 즉각적인 글로벌 배포는 아니다. v21 업데이트는 얼리 액세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단계적으로 제공되며, 스포티파이 연동 기능은 현재 영어 기반으로만 지원된다. 한국을 포함한 일부 지역에서는 아직 사용할 수 없지만, 메타는 향후 지원 국가와 언어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가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메타 AI 글래스의 방향성은 화면을 추가하거나 정보를 과도하게 띄우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유지한 채 감각을 보조하는 데 있다.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이나 시야를 가리는 디스플레이 대신, 사용자가 보고 듣는 환경을 그대로 존중하면서 필요한 정보만 덧붙이는 방식이다.

메타는 AI 글래스를 “한 번 구매하고 끝나는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계속 성장하는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v21 업데이트는 그 정의를 구체화한 사례다. AI 글래스가 ‘보조 AI’로서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을지, 이번 변화는 그 가능성을 시험하는 중요한 이정표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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