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뷰]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

류성훈 기자

ryunow@metax.kr | 2025-11-19 09:00:00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인공지능 자기효능감과 인공지능 불안, 인공지능 신뢰가
태도와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문수지, 2024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의 선행요인으로서 이용자 개인 특성과 상호작용 요인에 대한 탐구, 김지원, 2023


현대 사회는 인공지능의 적극적인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로 인한 일자리 감소나 인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을 우려하는 목소리 또한 분명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양가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에 대한 학술적 연구는 비교적 최근까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대중이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체감하고 관련 불안 심리가 증폭된 것은 2022년 11월 30일 ChatGPT 3.5가 공개된 이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초기 생성형 모델이 부자연스러운 결과물을 생성했던 것과 달리, 불과 1~2년 만에 현재의 모델들은 실제와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의 수준에 도달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 가파른 기술 발전 속도는 인공지능 불안의 실체를 더욱 구체화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리뷰한 두 논문은 각각 2022~2024년, 즉 이러한 생성형 AI의 폭발적 발전 초창기에 작성되었다. 이로 인한 시점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지만, 두 논문에서 탐구한 요인들은 기술의 발전 속도와 무관하게 불안 심리를 구성하는 근본적인 변수들이다. 따라서 이 연구들은 현재와 미래의 인공지능 불안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데 여전히 중요한 이론적 기반을 제공할 것이다.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의 선행요인으로서 이용자 개인 특성과 상호작용 요인에 대한 탐구, 김지원, 2023 


본 연구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가속화되며 인간의 삶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가운데 , 기술이 가져올 변화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미래에 대한 막연한 우려와 불안이 공존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였다. 연구자는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불안을 유발하는 선행 요인을 탐구한 연구는 미비한 실정이라고 지적하였다. 이에 본 논문은 인공지능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이용자 개인적 특성'과 '상호작용 요인'이라는 두 가지 축으로 나누어 탐색적으로 규명하고자 하였다.

그림. 인공지능 불안에 영향을 미치는 이용자 개인적 특성 요인과 상호작용 요인

인공지능 불안 연구의 현주소

'인공지능 불안(AI Anxiety)'은 '통제 불능의 AI에 대한 두려움이나 불안감'으로 정의되며 , 이는 약 30년 전 '컴퓨터 불안(computer anxiety)' 및 이후 '로봇 불안(robot anxiety)' 의 맥락에서 이어진 연구 주제이다. 하지만 본 논문은 인공지능 불안이 이전의 기술 불안과는 명확히 구분된다고 강조하였다. 컴퓨터는 인간의 명령을 따르는 기계적 도구이지만 , 인공지능은 ‘자율적인 의사결정’, ‘자기-진화(self-evolution)’ ‘인간과 기계 사이의 윤리적 문제 야기’ 등의 차별점을 가진다.

현재 인공지능 불안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선행 연구들은 주로 인공지능 불안의 개념화와 척도 개발에 집중해왔다. 예를 들어, Li & Huang(2020)은 인공지능 불안을 '개인정보 침해', '일자리 대체', '실존적 위험', '인공적 의식' 등 8가지 차원으로 구성된다고 확인하였다. 국내 연구 역시 인공지능 불안이 AI에 대한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확인하는 수준에 머물러, 불안을 유발하는 '선행 요인'에 대한 탐구는 매우 미비한 실정이었다.

인공지능 불안과 이용자 개인적 특성 요인

연구는 인공지능 불안의 선행 요인을 탐구하기 위해, 기존의 컴퓨터 불안 및 로봇 불안 연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진 이용자의 개인적 특성 요인들은 다음과 같다.

자기효능감(Self-Efficacy): 주어진 과제를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는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 선행 연구에서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컴퓨터나 로봇에 대한 불안을 더 적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 혁신성(Consumer Innovativeness): 새로운 정보 기술을 시도하려는 의지나 타인보다 빠르게 혁신에 적응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혁신성이 높은 이용자는 컴퓨터 및 로봇 불안을 낮게 느끼는 경향이 있었다.

불안 특성(Trait Anxiety): 5가지 성격 특성 요소 중 하나로, 문제에 직면했을 때 불안을 경험하는 개인의 일반적인 경향을 의미한다. 이는 상황과 관계없이 오래 지속되는 개인의 특성으로, 기존 로봇 불안 연구 등에서 유의한 연관성이 확인되었다

인간-인공지능 상호작용 요인

연구자는 인공지능이 컴퓨터나 로봇과 가지는 가장 큰 차이점을 '인간과의 상호작용' 가능성으로 보았다. 최근의 AI는 기계 학습을 통해 인간의 언어를 배우고 고도의 상호작용이 가능하다. 특히 'CASA(Computers as social actors)' 패러다임에 따르면, 사람들은 컴퓨터를 기계가 아닌 사회적 행위자로 대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AI 고유의 상호작용성이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는 가정 하에 다음 요인들을 분석하였다.

지각된 의인화(Perceived Anthropomorphism): 인간이 아닌 대상에게 인간의 특성을 부여하는 것.
지각된 자유의지(Perceived Freedom of Will): 자신의 행동과 결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 
지각된 자율성(Perceived Autonomy): 외부 영향 없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상호성(Reciprocity): 이용자가 AI에게 정보를 개방했을 때 AI가 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과 유사한 수준의 대화가 가능한 AI는 상호성이 매우 높으며 , 이것이 우려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사회적 실재감(Social Presence): 소통 과정에서 상대방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개인의 불안특성만이 인공지능 불안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 

연구 결과, 이용자의 성별, 연령, 교육 수준, 소득 수준을 포함하는 인구통계적 변인과 이용자의 인공지능 지식 수준은 인공지능 불안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 개인적 특성 요인에 대한 분석에서는 기존의 기술 불안 연구와는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다. 과거 컴퓨터 불안이나 로봇 불안의 맥락에서 유의한 선행 요인으로 다루어졌던 '자기효능감'과 '소비자 혁신성'은 인공지능 불안에는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는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고 익숙해진 현 상황에서는, 개인이 기술에 대해 갖는 자신감이나 혁신적 성향이 더 이상 AI에 대한 불안을 설명하는 주요 변인이 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개인적 특성 요인 중에서는 개인이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불안 특성'만이 인공지능 불안에 유의한 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공지능 고유의 특징인 상호작용 요인 분석에서는, '지각된 자유의지'와 '상호성'이 인공지능 불안에 유의한 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각된 의인화', '지각된 자율성', '사회적 실재감'은 회귀분석 모델에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러한 결과는 이용자들이 단순히 인공지능이 사람과 유사하다고 느끼는 수준 자체보다도, 인공지능이 스스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의지'를 가졌다고 느끼거나 인간과 '상호적'으로 실시간 반응이 가능하다고 느낄 때 인공지능 불안을 더 높게 느낀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인공지능 자기효능감과 인공지능 불안, 인공지능 신뢰가 
태도와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문수지, 2024


문수지(2024)의 논문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인공지능 자기효능감과 인공지능 불안, 인공지능 신뢰가 태도와 수용의도에 미치는 영향"은 생성형 인공지능 사용 경험이 있는 성인을 대상으로 주요 심리적 요인들이 AI에 대한 태도와 수용의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하였다.

그림. 연구 가설 검증 결과

인공지능 태도와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본 연구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대한 사용자의 태도와 수용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선행 요인으로 다음과 같은 개념들을 설정하였다.

인공지능 자기효능감: 사용자가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AI를 성공적으로 다루고 사용할 수 있다는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신념. 선행 연구에서 기술-자기효능감은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고 사용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기술에 대한 통제감을 높여 불안을 낮추고 신뢰 및 긍정적 태도를 형성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인공지능 불안: 인공지능 기술에 대해 개인이 느끼는 과도한 두려움이나 긴장, 통제력 상실감.이러한 불안은 기술 수용의 저항 요인으로 작용하며, 특히 AI가 야기할 수 있는 불확실성과 잠재적 위험(일자리 감소, 윤리적 문제 등)에 대한 두려움이 AI에 대한 신뢰를 약화시킬 수 있는 핵심 부정 요인으로 간주되었다.

인공지능 신뢰: 사용자가 AI 기반 기술과 상호작용하는 과정에서 해당 기술에 대해 인식하는 신뢰.인공지능 기술이 사용자의 의도대로 작동하고 유익한 결과를 제공할 것이라는 믿음은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고, 나아가 해당 기술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려는 수용의도를 높이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았다.

태도와 수용의도: 기술수용모델(TAM) 등 다수의 이론에서 태도는 행동 의도(수용의도)를 예측하는 가장 강력한 변수 중 하나이다. 따라서 AI에 대한 긍정적 태도가 형성될수록 이를 받아들이고 사용하려는 의도 역시 높아질 것이라는 관계를 설정하였다.

인공지능 수용 의도의 핵심은 인공지능 자기효능감 

연구 결과, 다음과 같은 주요 결론이 도출되었다.

첫째, 인공지능 자기효능감은 인공지능에 대한 불안감을 낮추는 동시에,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와 긍정적인 태도를 높이는 데 모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용자가 스스로 AI를 잘 다룰 수 있다고 믿을수록 AI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줄어들고, 기술을 더 신뢰하며 호의적으로 평가하게 됨을 시사하였다.

둘째, 예상과 달리 인공지능에 대한 불안감은 인공지능 신뢰에 직접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연구자는 이것이 아직 사용자들이 AI의 위험을 구체적이고 실체적인 위협보다는 잠재적인 측면으로 인식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하며, 이 관계에 대한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하였다.

셋째, 인공지능에 대한 신뢰는 AI에 대한 긍정적 태도 형성과 수용의도를 높이는 데 모두 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즉, 사용자가 AI 기술을 신뢰할수록 AI에 대해 좋게 생각하고, 앞으로도 계속 사용할 의향이 높아진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넷째, 인공지능에 대한 긍정적 태도는 수용의도를 높이는 강력한 예측 요인임이 다시 한번 입증되었다.

 인공지능의 바람직한 수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긍정적인 태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였다.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사용자의 '인공지능 자기효능감'을 높여(예: 교육, 쉬운 사용 환경 제공) 스스로 기술을 잘 통제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믿음을 심어주고, 이것이 자연스럽게 기술에 대한 '신뢰'로 이어지도록 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필요함을 본 연구는 강조하였다.


[METAX = 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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