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뷰] 초등 저학년 학생의 인공지능 개념 형성 수준과 인식 관계 분석

류성훈 기자

ryunow@metax.kr | 2026-03-18 09:00:00

AI는 '재미있고 유용하지만 정서적으로는 아직 멀리 있는 존재'
실용성에 끌리면서도 동시에 정서적 거리감과 막연한 두려움을 함께 느끼는 아이들

[메타X(MetaX)] 논문은 초등 저학년 대상의 인공지능 교육 연구가 주로 프로그램 개발이나 적용 등 실천적 관점에만 치우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저자들은 어린 아동들이 일상에서 AI 기기를 흔하게 접하는 현상과, 그 기기에 적용된 AI의 개념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방향성을 잡고 연구를 전개한다. 아동들은 AI를 사용자의 지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일상을 돕는 매우 유용한 존재로 인식하지만, AI의 핵심인 '자율성'이나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에 대한 이해도는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초등 저학년 학생의 인공지능 개념 형성 수준과 인식 관계 분석

서아리, 한선관, 2025



인지적 이해와 정서적 친밀감의 명확한 비대칭성
 연구에서 흥미로운 발견은 아동의 인지적 이해(개념 형성)와 정서적 친밀감 사이의 뚜렷한 비대칭성이다. 분석 결과, 아동이 AI의 개념(평균 점수 14.23점, 정답률 71%)을 명확히 이해할수록 AI에 대한 흥미와 유용성 인식은 상당히 강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귀분석을 통해서도 개념 형성 수준은 흥미(설명력 26.6%, β=.516)와 유용성(설명력 35.2%, β=.593)을 유의하게 예측했다. 그러나 정서적인 친밀감 형성에는 한정적인 영향만 미쳐, 개념 형성이 친밀감을 설명하는 비율은 불과 약 7%(R^2=.070, β=.265)에 그쳤다. 이는 머리로 '아는 것'과 마음으로 '가깝게 느끼는 것'이 완전히 별개의 차원이며, 단순한 개념 교육만으로는 AI에 대한 정서적 친밀감이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는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림. 회귀분석 결과표

'수동적 도구'로서의 한계적 인식과 '보이지 않는 AI' 현상
 질적 면담을 통해 드러난 저학년 아동만의 독특한 AI 인식 패턴은 이러한 간극을 더욱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아동들은 AI를 '시키면 해주는', '말 걸면 바로 대답해주는' 매우 유용하고 수동적인 도구로 압도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일상을 돕는 즉각적인 반응성에 이끌려 실용적 가치는 높게 평가하지만, 정작 AI의 핵심적 특성인 '스스로 학습하는 기능'이나 '자율성'과 같은 고차원적인 능동성은 거의 인지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 또한, 집안에 있는 로봇청소기나 스마트폰 음성 인식 비서를 일상적으로 사용하면서도, 연구자가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그것이 AI 기술임을 인지하지 못하는 '보이지 않는 AI'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인간성에 대한 개념적 혼동과 공존하는 두려움
 아동들은 AI의 지능과 인간의 감정 사이에서도 상당한 개념적 혼동을 겪고 있었다. 'AI가 사람의 말을 알아듣는다'는 상호작용 관련 문항의 정답률은 89%로 가장 높았던 반면, 감정의 유무를 묻는 'AI가 기분이 좋아지거나 나빠질 수 있다'는 문항의 정답률은 31%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러한 혼란은 AI에 대한 두려움과 심리적 거리감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아동들은 AI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온전히 친해질 수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긋거나, 반대로 AI가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어 자신의 생각마저 읽을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즉, 아이들은 AI의 기능적 실용성에 강하게 이끌리면서도, 정서적으로는 거리를 두는 복합적이고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림. 질적 면담 결과 일부

체험을 넘어선 체계적 개념 교육의 필요성
 저자들은 초등 저학년이라 할지라도 흥미 위주의 놀이나 단순 체험 교육 방식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함을 시사한다. 아동이 지닌 막연한 두려움을 해소하고 AI에 대한 균형 잡힌 인식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발달 수준에 맞춘 '체계적인 개념 중심 교육'과 '작동 원리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기술의 편리함을 누리는 것을 넘어, 윤리적 쟁점과 기계적 한계를 함께 다루는 깊이 있는 교육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METAX = 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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