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뷰]Chat GPT 사용이 대학생의 비판적 사고능력에 미치는 영향

류성훈 기자

ryunow@metax.kr | 2026-04-30 09:00:00

사용량보다 중요한 것은 사용 태도
ChatGPT는 답변 기계가 아니라 사고의 상대가 될 때 유용하다

[메타X(MetaX)]서종수와 임세윤의 연구(2025)인 ‘Chat GPT 사용이 대학생의 비판적 사고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AI를 어떠한 ‘태도’로 쓰느냐가 비판적 사고의 향방을 결정한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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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GPT 사용이 대학생의 비판적 사고능력에 미치는 영향
The Influence of Chat GPT Use on University Students’ Critical Thinking Skills

서종수, 임세윤, 2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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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용과 과의존 사이의 미묘한 경계선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도구로서 주체적으로 다루는 ‘활용(Utilization)’이고, 다른 하나는 AI의 결과물을 비판 없이 수용하는 ‘과의존(Overdependence)’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 대학생들의 활용도는 5점 만점에 3.84점으로 상당히 높았으나, 다행히 과의존 점수는 2.75점으로 보통 이하에 머물렀다. 이는 현재의 대학생들이 AI를 단순히 과제 대필용으로 쓰기보다, 정보 검색이나 구조 잡기 등 생산성을 높이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주목할 점은 이 두 변수가 비판적 사고능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정반대라는 사실이다. 회귀 분석 결과, GPT 활용도가 높을수록 비판적 사고능력은 유의미하게 상승(beta=.478)했으나, 과의존이 심화될수록 사고력은 급격히 하락(beta=-.400)하는 양상을 보였다. 즉, AI는 그 자체로 독(毒)도 약(藥)도 아니며, 사용자가 정보의 오류를 검토하고 논리적 구조를 분석하며 ‘질문’을 던질 때 비판적 사고력을 자극하는 촉매제가 된다는 통찰을 제공한다.

그림. ChatGPT 사용, 비판적 사고능력의 정도


인지적 오프로딩인가, 지능적 파트너십인가
이 논문은 현대 인지 심리학의 핵심 쟁점 중 하나인 ‘인지적 오프로딩(Cognitive Offloading)’ 현상을 정면으로 다룬다. 인지적 오프로딩이란 뇌가 수행해야 할 고차원적 사고 과정을 외부 도구에 맡겨버리는 현상을 뜻한다. 많은 선행 연구들이 AI가 제공하는 ‘그럴듯한 정답’에 안주할 때 인간의 메타인지 능력이 무기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해 왔다.

그러나 본 연구는 이 우려에 대해 실증적인 반론을 제기한다. 사용자가 AI의 답변에서 논리적 오류를 찾아내려 노력하거나,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정교한 프롬프트를 설계하는 과정 자체가 오히려 고차원적인 비판적 사고 기능을 활성화한다는 것이다. 이는 AI를 단순한 답변 기계가 아닌 ‘질의응답을 통한 토론 파트너’로 활용할 때 학습 효과가 극대화된다는 이론적 가설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예상치 못한 변수: 가정건강성의 역할
이 연구에서 가장 독특하고 통찰력 있는 발견은 ‘가정건강성’과 비판적 사고능력 사이의 상관관계다. 일반적으로 디지털 리터러시나 AI 활용 능력은 개인의 지능이나 교육 수준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연구 결과, 가정 내에서의 원활한 의사소통과 문제 해결 능력을 의미하는 가정건강성은 비판적 사고능력에 유의미한 정적 영향(beta=.243)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는 이를 소위 ‘밥상머리 교육’의 현대적 변용으로 해석한다.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사회 현안에 대해 토론하고 비판적으로 소통하는 환경이 조성될 때, 그 자녀는 온라인상에 범람하는 AI의 정보 역시 주체적으로 필터링할 수 있는 심리적, 인지적 토대를 갖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AI 시대의 교육이 단순히 기술적인 리터러시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의사소통과 인성 교육의 토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함을 시사한다.

 
[METAX = 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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