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vs 알트먼, AI 패권 소송 메타로 번지다

X 기자

metax@metax.kr | 2025-08-25 09:00:07

머스크 vs 알트먼, AI 패권 다툼의 법정전
오픈AI 측 주장: “메타 자료가 핵심 증거”
메타 측 반론: “우리는 진짜 제3자”

일론 머스크와 샘 알트먼 사이의 대형 소송이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으로 들어섰다.

이번에는 오픈AI가 메타(Meta)에 문서 제출을 요구하면서, 머스크가 오픈AI를 인수하려 했던 과정에서 메타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따져 묻고 있다. 하지만 메타는 “우리는 소송 당사자가 아닌데 과도한 부담을 지우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결국 AI 패권을 둘러싼 갈등이 법정 싸움으로까지 확산된 셈이다.

이 소송은 2024년 8월 시작됐다. 머스크와 그의 AI 회사 xAI가 오픈AI와 공동 창립자인 샘 알트먼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머스크 측은 오픈AI가 “비영리와 공익”이라는 창립 정신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으면서 사실상 상업화했다고 주장한다. 이번에 문제가 된 부분은 머스크가 지난해 오픈AI 이사회에 제출한 인수 의향서다. 오픈AI는 머스크가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와 접촉했다는 사실을 근거로, 메타가 인수 논의에 관여했을 수 있다고 보고 관련 문서를 요구했다.

오픈AI는 메타의 자료가 이번 사건에서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구체적으로는 오픈AI의 구조 변경이나 자본 재편과 관련해 메타가 머스크 측과 나눈 대화, 그리고 오픈AI 인수나 매각을 두고 메타 내부에서 오간 문서와 교신을 내놓으라는 것이다. 오픈AI는 머스크가 오픈AI를 테슬라나 xAI와 합치려 했다면 이는 원고 측 주장과 모순된다며, 메타와의 협력 여부가 중요한 증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메타가 오픈AI 인력을 스카우트하기 위해 높은 연봉을 제시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메타는 즉각 반박에 나섰다. 머스크와 주고받은 문서는 원고가 이미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제3자인 메타에까지 똑같은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불필요한 부담이라는 것이다. 또 자신들은 인수 의향서에 서명하지도 않았고, 실제 인수 시도에도 참여하지 않았으니 내부 논의는 사건과 무관하다고 못 박았다. 오픈AI가 비교 대상으로 삼은 머스크 계열사 Excession과는 달리, 메타는 사건 당사자와 직접 얽혀 있지 않으니 동일하게 취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메타는 이번 소송에서 자신들은 “머스크와 알트먼의 다툼에 얽히지 않은 진짜 제3자”라고 강조하며 문서 제출 요구를 기각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공방은 단순히 증거 제출 여부를 둘러싼 다툼을 넘어, 글로벌 AI 업계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그대로 보여준다. 오픈AI, xAI, 메타, 구글, 앤트로픽 등 주요 기업들은 인재 확보와 투자 유치에서 치열하게 맞붙고 있다. 오픈AI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가 원고 측 주장과 충돌한다고 내세워 방어하려 하고, 메타는 비당사자 보호 원칙을 앞세워 내부 전략과 기밀이 드러나는 것을 막으려 한다. 메타가 ‘라마(LLaMA)’ 모델을 앞세워 오픈소스 전략을 강화하고, 오픈AI가 GPT 모델의 상업화를 확대하는 상황 속에서 이번 법정 공방은 두 회사의 전략 차이를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다.

재판부는 메타의 문서 제출 여부를 곧 판단해야 한다. 만약 자료가 공개된다면, AI 업계의 경쟁 구도와 내부 전략이 법정 기록을 통해 드러날 수 있다. 이는 당사자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 전체에 ‘투명성’과 ‘위험’이라는 이중적인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

오는 2026년 3월 본격 재판이 예정돼 있고, 앞으로 더 많은 AI 기업들이 증인이나 자료 제출 대상으로 불려 나올 가능성도 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머스크와 알트먼 두 사람의 갈등을 넘어, AI 산업의 질서를 좌우할 중요한 판례가 될 수 있다.

머스크와 알트먼의 법정 싸움은 단순한 기업 간 분쟁이 아니라 기술, 자본, 철학이 얽힌 21세기형 분쟁이다. 메타를 둘러싼 이번 문서 제출 논란은 그중 하나의 장면일 뿐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AI 시대의 경쟁이 연구실과 시장을 넘어 법정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싸움의 결과는 앞으로 글로벌 AI 거버넌스와 산업 질서를 다시 짜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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