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그리는 창의성의 미래, 어도비가 다시 붓을 들다
류성훈 기자
ryunow@metax.kr | 2025-11-05 11:00:00
통합 AI 플랫폼의 야심과 ‘창의성의 자동화’가 불러온 차가운 회의론
어도비가 2025년 MAX 컨퍼런스 키노트에서 AI를 활용한 창의성 혁신을 강조하며, 파이어플라이(firefly)생태계 확장과 앱 업데이트, 개발중인 기술들을 대거 발표했다. 모든 신기술은 인공지능을 이용하고 있다.
어도비 MAX에 등장하는 내용들은 지금 당장 Beta에서 활용할 수 있는것도 있지만, 과거에 미루어 보면 결국 소프트웨어에 등장하지 않게 되는 기술도 다수다.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사와 파트너쉽 체결
Firefly는 2023년 등장 이후 점진적으로 개선되어왔다. 하지만 그동안 다른 모델들의 눈부신 전진을 의식한 듯, Google, Black forest lab, Topaz labs와 같은 다양한 인공지능 모델 개발사의 모델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에는 이미지, 영상 뿐만 아니라 음성모델을 개발하는 Eleven labs등도 포함되었다.
개인화되는 인공지능 모델
그림. 사용자의 이미지를 업로드하여 커스텀 모델을 만드는 모습(출처: Adobe)
사용자는 자신이 제공한 이미지들을 기반으로 커스텀화된 모델을 생성하고 사용할 수 있게된다. 기존 모델에 존재하지 않는 독특한 스타일로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 수 있는데, 일종의 LoRa(Low-Rank Adaptation)라고 여겨진다.
'AI 어시스턴트' 탑재…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진화하는 CC
그림. 텍스트 프롬프트를 사용하여 이미지를 수정하고 있다.(출처:Adobe)
어도비는 생성형 AI의 또 다른 축인 ‘대화형 AI 에이전트’의 비전도 구체화 했다. 어도비 익스프레스(Adobe Express와 포토샵에 AI 어시스턴트가 탑제된다.
파이어플라이 보드(Firefly Boards)
그림. 수많은 이미지들을 한꺼번에 집어넣고 메모와 결과물 출력이 동시에 가능하다.(출처:Adobe)
Firefly boards는 이미지 생성도구를 넘어, 아이디어를 발상하고 공유하며 함께 발전시킬 수 있는 무한 협업캔버스다. 파이어플라이 보드는 이미지, 텍스트, 영상, 디자인 요소를 자유롭게 배치해 무드보드를 구성할 수 있다. Remix 기능은 서로 다른 이미지들의 특징을 자동 분석, 결합해 새 콘셉트를 생성한다. Eyedropper tool을 통해서 색상 뿐만 아니라 스타일, 구도, 조명 등 시각 속성을 추출해 이미지 생성에 활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리셋이 존재하여 특정한 효과와 퀄리티를 손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파이어플라이 비디오 에디터
파이어플라이 비디오에디터는 생성형 AI기능이 통합된 새로운 웹 기반의 경량 비디오 편집기이다. 사용자는 브라우저 내에서 아이디어 구상부터 영상조립, AI를 활용한 특수효과 생성까지 원스톱으로 작업할 수 있게된다.
주요 기능은 다음과 같다.
- AI 기반 프레임 편집: 비디오의 특정 프레임을 가져와 특정 오브젝트를 추가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가 있는 거리에서 자동차를 제거하는 것이 가능하다.
- AI 생성 비디오 전환: 이미지를 기반으로 “스케치에서 실사영상으로 천천히 모핑되는 전화”처럼 프롬프트를 입력하여 독특한 맞춤형 비디오 트랜지션을 생성할 수 있다.
-오디오 향상: 녹음 품질이 좋지 않은(예: 에어컨 소음이 섞인)영상 클립의 오디오를 AI를 통해 즉시 스튜디오 품질처럼 선명하게 만들 수 있다.
하모나이즈 기능 시연
그림. 조명상태와 반사를 자동으로 조절해주고 있다.(출처:Adobe)
서로 다른 이미지에서 가져온 사진들은 조명상태가 달라 어색하게 보인다. 이것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주는 일이 디자이너들이 많은 시간을 들여 하는 일이었는데, 하모나이즈는 조명상태 뿐만 아니라 주변 반사체나 그림자까지 만들어 줄 수 있다. 이는 수동으로 컬러 밸런스나 커브를 조정해야 했던 복잡한 작업을 인공지능이 대신해주는 기능이다.
일러스트레이터: 턴테이블
그림. 하나의 이미지를 턴테이블 Explode로 다양한 각도의 벡터로 만든 모습.(출처:Adobe)
턴테이블은 일러스트레이터에서 백터 이미지의 다른 부분을 인공지능이 상상해서 다른 각도에서 그려내는 기능이다. 뿐만 아니라, Explode를 사용하면 이렇게 생성된 모든 각도(정면, 측면, 후면, 윗면 등)의 결과물들을 아트보드 위에 한꺼번에 펼쳐서 보여준다.
핵심은 이렇게 explode 된 이미지들이 100% 수정 가능한 벡터 그래픽이라는 것이다. 디자이너가 모든 각도를 다시 그릴 필요 없이, AI가 생성해 준 여러 각도의 벡터 소스를 바로 얻게 된다.
프리미어 프로: 오브젝트 셀렉션
그림. 스케이트보드와 함께 사람의 윤곽이 자동으로 마스킹 되고 있다.(출처:Adobe)
이 기능은 AI를 사용하여 비디오 속 움직이는 대상을 자동으로 선택하고 추적하는 강력한 마스킹 도구이다.
사용자가 영상 속 인물, 자동차 등 원하는 대상을 클릭하거나 간단히 영역을 지정하면, AI가 해당 객체의 윤곽을 자동으로 인식하여 마스크를 생성한다. 생성된 마스크는 엿앙이 재생되는 동안 해당 객체의 움직임을 프레임 단위로 자동 추적한다. 과거 수동으로 하던 복잡한 로토스코핑 작업을 AI가 대신해준다.
스닉픽: '프로젝트 그래프(Project Graph)' (노드 기반 워크플로우)
그림. 포토샵 뿐만 아니라 모든 어도비 제품이 노드화 될 수 있다고 한다.(출처:Adobe)
어도비의 핵심 미래 비전으로, 개별 기능을 넘어 작업과정 자체를 자동화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프로젝트 그래프는 포토샵의 배경제거, 일러스트레이터의 벡터 변환, 파이어 플라이의 이미지 생성, Adobe color의 생상 팔레트 적용, 심지어 구글이나 OpenAI파트너 AI 모델의 기능까지 각각의 기능을 노드로 만든다. 사용자는 이 노드들을 시각적으로 연결하여 자신만의 복잡한 작업흐름(Graph)를 만들 수 있다.
엇갈리는 반응
업계 분석가들과 기업 사용자들은 어도비의 통합 AI 플랫폼 비전에 크게 환호한 반면, 많은 개인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들의 관심은 발표 직후 터진 'Canva의 Affinity 무료화' 소식에 더 쏠리는 양상을 보였다.
긍정적 반응: "통합 플랫폼"과 "AI 고도화"기업 및 분석가들의 호평: 업계 분석가들은 어도비가 개별 툴을 넘어 '창의적인 참여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전략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Google, Eleven Labs 등 타사 모델까지 통합한 것은 어도비가 'AI 허브'가 되려는 야심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또한 하모나이즈와 AI 오브젝트 마스킹 등은 키노트 현장에서 큰 환호를 받았다. 이는 복잡한 수동 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회의적 및 비판적 반응: 아티스트 소외와 과도한 AI의존 우려여러 리뷰어들이 발표된 기능들의 데모에는 감탄했지만, 정식 출시 여부가 언제 가능한지 질문이 뒤따랐다. 지난 Adobe MAX에 이미 소개된 내용과 몇 년 전부터 사용하고 있었던 기능을 개선한 것을 신기술인 것처럼 포장했다는 비판도 있다. 선택의 폭은 늘었지만, 동시에 모델 크레딧 과금 방식이 과도하다는 언급 역시 눈에 띄었다.
가장 큰 이슈: 어피니티(Affinity)의 무료화Canva가 인수한 Affinity(Photo, Designer, Publisher)를 무료로 전환한다는 소식은 Adobe MAX 2025 직후 모든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의 화제가 되었다. 오랜 Adobe 사용자들은 결국 생태계와 플러그인 때문에 떠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지만, 3D 업계에서 Blender가 해낸 성과를 Affinity가 해내기를 바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신통치 않은 주가 반응:화려한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반응은 미미했다. 이는 이미 AI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되었거나, 다른 인공지능 경쟁사와의 경쟁 심화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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