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DePIN 시대, 분권형 가치 창출 모델이 주목받는다.
2025년 4월 27일, 서울 서강대학교 가브리엘관 G109호에서는 AI와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가 만들어갈 미래를 심도 있게 조명하는 'DePINA Korea Cohort 0 Bootcamp'가 개최됐다.
이번 부트캠프에는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의 현대원 원장과 김태훈 교수, Aethir의 Mark Rydon 공동창업자, ZetaCube의 정호석 CTO, IoTeX의 Jayne Kim 매니저가 연사로 참여해 AI와 DePIN의 현재와 미래를 다섯 가지 관점에서 다뤘다.

초격차의 시대, 기술과 사회구조의 동시 변혁
첫 세션은 현대원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장의 기조연설로 시작됐다. 서강대학교 메타버스대학원의 현대원 원장은 "AI & DePIN"을 주제로 기술혁신의 전환점과 경제 패러다임 변화의 본질을 짚었다.
현대원 원장은 025년을 "초격차와 승자독식의 시대"라고 진단했다. 기술 초가속화, 인간과 AI의 동반자 관계, 공진화(Co-evolution)와 공창조(Co-creation) 시대의 도래를 주요 키워드로 제시하며, AI의 고도화와 Web3 기반 소유권 혁명, 현실과 가상의 융합 현상이 전방위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특히 AI는 단순한 자동화 기술을 넘어, 인간의 감정·맥락을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생활 동반자로 자리잡아 가고 있으며, DePIN은 현실 세계의 자원 소유·운영 방식을 탈중앙화하여 새로운 경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발표는 2025년 기술 혁신 트렌드인 AX(AI Transformation)를 조망하는 주제로 이어졌다.
디지털 데이터 폭증, 양자컴퓨팅 상용화, 빅테크 승자독식 심화라는 거대한 물결 속에서, AI는 번역·요약·창작·추론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간의 사고를 확장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동시에 DePIN은 물리적 인프라(서버, 저장소, 통신장비 등)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분산하여, 중앙화된 클라우드 모델(AWS, Azure, GCP)의 비용, 소유권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경제 시스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대원 원장은 "AI와 DePIN은 각각 지능과 인프라의 혁신을 이끌지만, 결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며 상호 보완적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현대원 원장은 DePIN의 성장 원리를 "3중 플라이휠 엔진"으로 정리했다.
- 인프라 규모의 경제: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단가가 낮아지고, 참여 유인이 강화된다.
- 마켓플레이스 네트워크 효과: 수요와 공급의 선순환이 커버리지 확대와 사용자 경험(UX) 개선으로 이어진다.
- 토큰 유동성 경쟁우위: 네이티브 토큰의 활성화된 거래가 생태계의 견고함을 강화한다.
DePIN은 분산형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스토리지(Filecoin), GPU 연산(Aethir), 통신 인프라(Helium) 등 다양한 물리적 서비스를 직접 제공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는 기존 중앙화 클라우드 모델과 달리, 운영비용을 크게 낮추고(Egress 비용 없음), 데이터 이동 비용을 최소화할 뿐 아니라, 커뮤니티가 스스로 요금을 설정하는 거버넌스 혁신까지 가능하게 한다.
결국 DePIN은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디지털 인프라 소유권의 민주화와 경제 주체의 분권화를 촉진하며, 기존 Web2 중심 경제 모델과 본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물론 DePIN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원 원장은 DePIN이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안정성, 확장성,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에 비해 여전히 미흡한 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데이터 보호, 통신 규제 등 기존 법제도와의 충돌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시장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탈중앙화 구조의 이점을 소비자와 기업에 명확히 전달하고, 단순한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실질적인 수요 기반 매출을 창출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현대원 원장은 "AI는 인간의 생활과 사고를 동반 확장시키고 있으며, DePIN은 경제 인프라를 민주화하고 있다"고 요약했다.
그는 AI와 DePIN의 융합이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소유와 가치 교환, 생산과 소비의 패러다임 자체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선제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다가올 디지털 경제 시대의 주도권을 쥘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했다.
IoTeX, AI와 DePIN 융합을 통한 분산형 인프라 혁신 추진
IoTeX의 Jayne Kim 매니저는 이번 발표에서 "IoTeX가 DePIN 산업을 위한 인프라 기업으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IoTeX는 "IoTeX 2.0"이라는 모듈형 인프라를 통해 데이터 저장, 컴퓨팅, 신원 증명 등 다양한 기능을 프로젝트들이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IoTeX는 AI 분야에 주목하며, 물리적 현실 세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AI 에이전트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글로벌 기술 산업은 물리적 AI(Physical AI)와 지각형 AI 에이전트(Perceptive AI Agents)에 주목하고 있다. NVIDIA를 포함한 주요 기업들은 이를 "AI의 마지막 개척지"라 부르며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디지털 세계와 물리 세계를 연결하는 기술은 여전히 많은 제약과 불완전성을 안고 있다.
IoTeX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DePIN 기술을 활용, 현실 세계에서 신뢰할 수 있는 검증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기반으로 견고한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5년 1월, 인공지능 전문기업 AI6팀과 협력하여 DePIN 네트워크 기반 물리 데이터를 AI 에이전트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IoTeX는 50개 이상의 프로젝트가 참여하는 DePIN 생태계를 운영 중이며, 글로벌 기준으로 Solana, Ethereum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DePIN Scan"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 DePIN 네트워크 확장 현황을 실시간으로 시각화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새로운 프로젝트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
AI 관련 분야에서는, 물리적 기기에 온체인 신원(IOID)을 부여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블록체인 상에서 기기 자체를 검증 가능한 주체로 만드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2024년 기준으로 7,500개 이상의 기기가 IOID에 연결되어 운영되고 있다.
아울러 IoTeX는 DePIN 활성화를 위해 프로젝트 발굴 및 육성 프로그램, 대중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오디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Jayne Kim 매니저는 "DePIN이야말로 블록체인이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하는 진정한 다리가 될 것"이라며, IoTeX가 신뢰성 높은 AI 생태계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잡아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GPU 병목과 탈중앙화 인프라: AI 시대를 위한 새로운 해법
Aethir 공동창업자 마크 라이든(Mark Rydon)은 이번 부트캠프에서 'GPU DePIN' 모델을 중심으로 AI 시대를 이끌 새로운 인프라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현재 글로벌 데이터센터 시장이 심각한 구조적 병목에 직면해 있다고 진단했다. 대형 테크 기업들의 GPU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NVIDIA를 비롯한 칩 제조사들의 생산 능력은 여전히 한계에 가로막혀 있다는 것이다.
마크 라이든은 이 병목 현상의 배경으로 네 가지 요인을 꼽았다.
첫째,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GPU 구매 압박이 시장을 과열시키고 있다. 둘째, NVIDIA의 연간 칩 생산량 한계로 인해 공급이 물리적으로 제한되고 있다. 셋째,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복잡성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GPU 기술 발전 속도는 여전히 선형적 성장에 그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미국 내 데이터센터의 GPU 활용률이 평균 15~18%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비효율성이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GPU 수요는 공급을 계속 초과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매출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Aethir가 제안하는 해법은 '탈중앙화 GPU 클라우드' 구축이다.
Aethir는 기업, 데이터센터, 채굴업자, 일반 소비자들이 보유한 유휴 GPU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하나의 거대한 분산형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GPU 제공자는 네트워크에 장비를 연결하고, 클러스터를 통해 컴퓨팅 자원을 제공해 보상을 얻을 수 있다. 구매자는 $ATH 토큰을 구매해 GPU 자원을 사용할 수 있으며, 소매 투자자는 토큰을 매수하거나 스테이킹함으로써 인프라에 간접 투자할 수 있다.
라이든은 "GPU는 AI 혁신의 연료이며, Aethir는 그 연료를 탈중앙화하는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며, 단순한 대체재를 넘어 클라우드 시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비전을 제시했다.
Aethir는 현재 AI 학습과 추론, 메타버스, 게임 산업, 엣지 컴퓨팅 등 다양한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며 글로벌 컴퓨팅 클러스터로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
탈중앙화 AI: 데이터 주권을 되찾다
이어진 발표에서는 ZetaCube의 정호석 CTO가 중앙집중형 AI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지적했다. 정 CTO는 탈중앙화 AI(Decentralized AI)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강조하며, 탈중앙화 AI의 핵심 가치를 세 가지로 정리했다.
첫째는 데이터 주권(Data Sovereignty)이다. 데이터 소유자가 데이터 접근권을 직접 통제하고, 언제든 권한을 철회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이다.
둘째는 데이터 검증 가능성(Data Verifiability)이다. 누구나 데이터의 출처와 무결성을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다.
셋째는 데이터 추적 가능성(Data Traceability)이다. 데이터가 저장되고 이동하고 변형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기록하여 신뢰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정호석 CTO는 이러한 데이터 주권 강화를 위해 사용자 제어 접근(User-Controlled Access)과 탈중앙화 데이터 관리(Decentralized Data Management) 방식을 제시했다.
스마트컨트랙트를 활용하면 중앙기관 없이 사용자가 데이터 접근 권한을 정의하고 직접 관리할 수 있으며, Filecoin의 암호학적 증명(Cryptographic Proofs)과 FVM(Filecoin Virtual Machine) 기반 온체인 검증(On-Chain Verification)을 통해 데이터 무결성과 가용성을 체계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스마트컨트랙트를 통해 데이터 저장 및 검색 활동을 블록체인에 기록함으로써 데이터 투명성과 불변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스토리지 제공자들의 성능과 서비스 품질을 기록하는 평판 시스템(Reputation Systems) 역시 탈중앙화 AI 생태계 신뢰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소개했다.
정호석 CTO는 중앙집중형 AI 시스템의 대안으로 연합학습(Federated Learning) 모델을 강조했다.
연합학습은 각 참여자가 로컬 데이터를 보유한 채 모델을 공동 학습하고, 데이터 자체가 아니라 모델 업데이트만 중앙 서버로 전송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통해 개인정보 보호와 공동 학습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그는 여기에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를 결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중앙 서버 대신 분산형 네트워크 노드들이 업데이트를 수신하고 집계함으로써, 더욱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분산 AI 학습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정호석 CTO는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면서 동시에 AI 발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길이 여기에 있다"며, AI와 DePIN의 융합이 열어갈 미래를 강조했다.
탈중앙화 AI(Decentralized AI)의 가능성: DiLoCo와 DePIN
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의 김태훈 교수는 Metaverse, DePIN, AI 융합 연구를 주제로 발표를 이어갔다.
김 교수는 특히 구글 딥마인드가 제시한 DiLoCo(Distributed Low Communication) 학습 방식을 소개하며, 저대역폭·이기종 노드 환경에서도 효율적인 AI 훈련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DiLoCo는 노드 간 통신을 최소화하고 로컬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실험 결과에 따라 최대 수백 배에 이르는 트래픽 절감 효과를 보일 수 있는 모델이다.
이러한 접근은 전통적인 클라우드 인프라를 대체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 AI 트레이닝 생태계를 구축할 가능성을 열어줬다.
김 교수는 DiLoCo 방식이 탈중앙화 AI 트레이닝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는 유력한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태훈 교수와 MIMIC 팀은 AI와 DePIN을 결합한 시스템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이 아키텍처는 Coordinator Service를 통해 온체인 또는 오프체인에서 노드를 조정하고, 다양한 참여자들(GPU 리그, 엣지 서버 등)이 Compute Nodes로 참여하는 구조다.
참여자들은 글로벌 모델을 수신해 로컬 데이터로 학습을 진행하고, 완성된 업데이트만 네트워크에 공유한다.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의 Incentive Contract를 통해 기여도에 따라 Proof-of-Uptime과 Proof-of-Useful-Work 메커니즘으로 토큰 보상이 이뤄지며, 이 모든 과정은 블록체인 상에 투명하게 기록된다.
김 교수는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AI 학습 과정 전반을 분산화하고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는 동시에, 생태계 참여자 모두에게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DePINA Korea Cohort 0 Bootcamp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를 넘어, AI와 탈중앙화 물리 인프라 네트워크(DePIN)가 함께 만들어갈 새로운 디지털 경제 질서를 선명하게 조망하는 자리였다.
AI는 인간의 사고와 생활을 확장하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으며, DePIN은 현실 세계의 자원과 인프라를 분산형 네트워크로 재편하며 경제적 주권과 데이터 소유권의 민주화를 실현하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확인된 것은 AI와 DePIN의 융합이 기술적 혁신을 넘어 소유, 가치, 생산, 소비 구조 전반을 재정의할 것이라는 점이다. 앞으로 이 변화를 선제적으로 이해하고 대응하는 기업과 개인만이 다가오는 AI와 탈중앙화 디지털 시대의 주역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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