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무성이 '메타버스 원칙'을 발표했다.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 실현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번 발표는 관광, 교육,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일본 사회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잡은 메타버스는 고성능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보급으로 인해 아바타 활동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며 더욱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 원인으로 판단된다. 일본은 이러한 기술적 진보를 바탕으로 메타버스 분야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MetaX는 이번 발표를 기반으로 2023년 10월부터 총무성이 주도한 '안심·안전한 메타버스 실현을 위한 연구회' 논의 내용을 정리한 보고서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일본 내 메타버스 기술 및 활용 동향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
◆ 메타버스 원칙이 나오게 된 배경
메타버스는 이미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자리 잡아왔으며, 특히 고성능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의 발전으로 메타버스 내 아바타 활동이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관광이나 교육 분야에서도 메타버스의 몰입감을 활용한 다양한 사례가 축적되고 있으며, 산업계와 정부의 메타버스 활용 노력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고 안전한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국제적 검토와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일본은 이를 위해 2022년 8월부터 2023년 7월까지 ‘웹3.0 시대 메타버스 활용 연구회’를 개최해 과제 해결 방향을 제시했으며, 이어2023년 10월부터 ‘안심·안전한 메타버스 실현에 관한 연구회’를 통해 지식인들과 논의를 지속해왔다.
이에 일본 총무성은 이번에 [안심·안전한 메타버스 실현에 관한 연구회 보고서 2024] 를 통해 메타버스의 원칙, 기술 동향, 관련 활용 사례를 정리한 것이다.
◆ 메타버스 원칙(제1판)에 대한 검토
메타버스 원칙(제1판)은 일본 총무성이 2024년 3월 발표한 메타버스 이용 가이드라인이다. 총무성은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 보존과 사용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삼아 이 원칙을 설정했다. 이 원칙은 연구회 첫 회의에서 제시된 초안이 바탕이며, 2차 연구회에서는 메타버스 사업자 단체, 지자체, 비영리법인(NPO) 등 6개 기관의 의견을 청취해 수정이 이루어졌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하며, 가상공간에서의 사회적·문화적 발전을 촉진하기 위한 방향이 설정됐다. 원칙은 이후에도 사용자와 관련 단체의 역할에 따라 확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어, 현재의 초안은 하나의 시작점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럼 본격적으로 메타버스 원칙에 대해 설명하기 전, 이전 메타버스 관련 연구회에서 어떤 논의가 이루어졌는지 간단히 설명해 보고자 한다.
✔️ 원칙안에 대한 의견
메타버스 원칙 검토 과정에서 연구회는 메타버스 사업자 단체와 지역 사회 구성원의 의견을 수렴했다. 그 결과, 서문에 메타버스에 대한 기본 개념과 원칙의 역할을 명확히 기재하고, 메타버스 서비스 제공자가 수행해야 할 역할을 구체화했다. 민주적 가치를 반영해 ‘자유’와 ‘자율성’의 가치를 추가했으며,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강화했다. 또한, 공정한 참여 기회와 사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다양성’과 ‘포용성’을 강조했다. 메타버스가 사용자 주도의 발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개방성’과 ‘혁신성’의 중요성도 함께 명시됐다. 이와 같은 수정 사항들은 메타버스의 자율적 발전과 공공 신뢰성 강화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다.
✔️ 전체에 대한 의견과 수정점&개별의 항목에 대한 의견과 수정점
원칙 초안의 구성원 의견 반영을 통해 메타버스의 기본 개념과 위치가 명확해졌고,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이 구체화됐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가 자유로운 자율성을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민주적 가치를 반영한 원칙이 마련됐다. ‘다양성’과 ‘포용성’ 강화는 공정한 참여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중요한 요소로 강조됐으며, 사용자의 자유로운 활동이 보장될 수 있도록 개방성과 혁신성도 추가됐다. ‘투명성’과 ‘설명성’을 강화하고, 행동 이력 관리는 ‘프라이버시’ 항목으로 이관해 사용자의 개인정보 보호에 중점을 두었다. 이 원칙은 메타버스의 발전 방향과 사용자 역할을 고려해 발전 가능성을 계속 열어두고 있다.
◆ 일본 총무성의 메타버스 원칙(제1판)
✔️ 민주적 가치를 고려한 메타버스의 미래상 형성
메타버스 원칙의 서문은 민주적 가치에 입각한 메타버스의 미래상을 형성하는 목표로 시작된다. 메타버스는 물리적 국경을 넘는 가상공간으로서 국민 생활과 사회 활동의 중요한 장으로 기능하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지나친 상업주의는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를 훼손할 위험이 있으며, 물리적 공간과 가상공간의 융합으로 인해 민주적 가치 훼손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유롭고 열린 메타버스를 국제적으로 보편적 가치로 인식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는 사용자가 주체적으로 활동할 자유와 가상공간과 물리적 공간 모두에서 개인의 존엄을 존중할 수 있는 환경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원칙의 위치 설정
메타버스의 민주적 가치를 실현하고 사용자가 안전하게 메타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서비스 제공자의 역할이 핵심으로 설정됐다. 메타버스 제공자는 메타버스의 자율적 발전과 신뢰성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 아래 운영된다. 플랫폼 제공자*는 메타버스를 구축하는 사업자로서 기본적 기능 제공, 사용자 인증 관리, 거래 및 커뮤니케이션 관리 등의 서비스를 담당한다. 한편, 월드 제공자*는 각자의 가상 세계를 플랫폼 상에 구축해 운영하며, 메타버스의 안전성과 공공 신뢰성을 증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가 사회적 책임을 지닌 안전한 가상공간으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 1 플랫폼 제공자: 메타버스를 구축하거나 활용하기 위한 기반을 제공하는 사업자를 의미하며,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기능이나 자료, 법칙이나 규칙 등을 제공하거나 사용자 인증·관리, 아이템 관리, 커뮤니케이션 기능, 계약·거래 등의 기반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 2 월드 제공자: 플랫폼 상에서 구축·운영되는 개별 메타버스의 ‘세계’를 의미하며, 월드 제공자는 플랫폼 제공자와 계약(유·무상 여부와 관계없이 이용약관 동의 등을 포함)하여 플랫폼 상에 월드를 구축하여 제공하는 자이다. 이를 사업으로 하는 자는 ‘월드 제공 사업자’라고 하며, 플랫폼 제공자가 직접 월드를 구축하여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 메타버스의 자주적·자율적 발전에 관한 원칙에 대한 사고방식
메타버스가 사용자와 서비스 제공자의 자율적인 창의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회적·문화적 발전을 이룩해온 배경을 고려해, 원칙은 자주적 발전을 촉진하는 방향으로 설정됐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가 전 세계 다양한 사용자를 포용할 수 있는 개방적이고 혁신적인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더불어 사회와 연계해 사용자의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역량을 향상시키고, 커뮤니티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건전한 메타버스 문화를 육성하는 방향을 제안한다.
✔️ 메타버스의 신뢰성 향상에 관한 원칙에 대한 사고방식
메타버스의 신뢰성 향상 원칙은 투명성, 설명성, 책임성, 개인정보 보호, 보안 확보 등의 요소를 통해 신뢰성 제고를 목표로 한다. 메타버스가 자율적 발전을 이루면서도 사용자가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투명한 운영을 우선하며,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을 최우선으로 삼는다. 이를 통해 메타버스가 신뢰받는 가상공간으로 자리 잡도록 다양한 기술적·제도적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내용으로 형성된 메타버스의 원칙은 다음과 같다.
지금까지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메타버스 원칙(제1판)>의 내용을 살펴봤다. 다음 기사에서는 이를 바탕으로 일본 메타버스 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지, 그리고 일본의 메타버스 동향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해 분석해보고자 한다.
◆ 관련 논문
<‘통합성’으로 연결된 ‘메타버스 윤리원칙’과 ‘윤리’>
요약: 본 논문은 메타버스의 특징을 탐구하며, 그 속에서 통합성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이는 메타버스가 다양한 기술 윤리를 포함하면서도 기존 윤리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온 가치를 내포하고 있음을 통해 드러낼 수 있다. 따라서 메타버스 윤리는 현실 세계의 윤리와 분리된 ‘새로운 윤리’로 다뤄져서는 안 되며, 본질적으로 인간 윤리의 연장선에 있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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