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권 vs 미고지, 법리 충돌 본격화
[메타X(MetaX)]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앤드루 퍼거슨 위원장이 팀 쿡 애플 CEO에게 서한을 보내, 애플 뉴스가 이용자에게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특정 정치 성향 매체를 체계적으로 부각하거나 배제했다면 FTC법 위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사안의 핵심은 ‘검열’이나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라, 소비자에게 서비스 작동 방식에 대해 오인을 유발했는지 여부다.

FTC가 겨냥한 법적 축은 연방거래위원회법(FTC Act) Section 5다. 이 조항은 기만(deception)과 불공정(unfairness) 행위를 금지한다.
퍼거슨 위원장의 논리는 이렇다. 제1수정헌법은 플랫폼의 편집·큐레이션 권한을 폭넓게 보호하지만, 그 보호가 소비자에게 중요한 사실을 숨기거나 중대한 오인을 유발하는 행위까지 면책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즉 “편집할 자유”와 “소비자를 속일 자유”는 다르다는 구분이다.
문제 제기의 전제로 이렇게 주장한다. 이용자는 애플 뉴스를 다양한 출처를 균형 있게 묶어주는 뉴스 집계 서비스로 기대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특정 이념적 기준에 따라 대표 노출(Featured)이 설계됐고 그 기준이 약관·설명·UI 어디에도 충분히 고지되지 않았다면, 이는 합리적 소비자 기대를 침해하는 중대한 미고지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서한은 단발성 이슈라기보다, 2025년 2월 FTC가 착수한 ‘플랫폼이 이용자 접근을 거부하거나 저하(degrade)하는 방식’에 대한 공공조사 흐름과 맞닿아 있다.
당시 FTC는 플랫폼의 조치가 소비자 보호법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공식화했다. 애플 뉴스 사안은 그 연장선 위에 놓여 있다.
논쟁의 근거로는 우익 성향 싱크탱크로 분류되는 Media Research Center(MRC) 계열의 모니터링 보고서가 인용된다. 해당 자료는 2026년 1월 한 달간 애플 뉴스 ‘모닝 에디션’ 상단 기사 구성에서 우성향 매체가 사실상 배제됐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다만 이는 애플의 공식 검증이나 제3자 독립 감사 결과가 아니라 특정 진영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한계를 지닌다.

이 사안의 구조적 쟁점은 AI 시대 뉴스 유통의 성격 변화에 있다. 애플 뉴스는 전통 언론처럼 “우리가 편집한다”라고만 설명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수억 명 단위 유통 인프라 위에서 추천 알고리즘과 인간 편집, 계약 관계가 결합된 혼합 구조로 작동한다. 특히 향후 AI 요약과 대화형 탐색 기능이 결합될 경우, 큐레이션은 더욱 복합적 블랙박스로 변한다.
따라서 규제기관의 질문도 변한다. “편향됐는가”가 아니라 “이 서비스가 어떻게 선택하고 배제하는지 이용자가 예측 가능하게 알 수 있었는가”가 핵심이 된다. 뉴스 추천은 더 이상 단순 의견이 아니라 제품 스펙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전개는 세 가지 시나리오로 요약된다.
첫째, 애플이 선정 기준과 운영 원칙을 명확히 고지하고 ‘관점 다양성 옵션’ 같은 기능을 도입해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종결될 가능성이다.
둘째, FTC가 본격 조사에 착수해 설명 의무 강화와 내부 절차 문서화를 포함한 합의명령(Consent Decree)으로 이어질 가능성이다.
셋째, 애플이 편집 재량권을 전면에 내세워 제1수정헌법과 Section 5가 충돌하는 장기 법정 공방으로 확전되는 경우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좌우 이념 대립이 아니다.
플랫폼이 형성한 소비자 기대와 실제 운영 방식 사이의 간극, 그리고 그 간극을 충분히 설명했는지 여부에 대한 문제다. AI와 큐레이션이 결합한 뉴스 유통 환경에서, 추천과 배제는 더 이상 단순 편집이 아니라 사용자 경험을 구성하는 핵심 기능이 된다.
FTC가 던진 메시지에 주목해야 한다.
서비스가 중립적이거나 예측 가능하게 작동한다고 인식하게 만든 뒤 실제로는 다른 기준으로 운영했다면, 이는 소비자 보호의 영역에서 판단될 수 있다.
애플 뉴스 논란은 특정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AI 기반 뉴스 플랫폼 전반이 마주하게 될 규제 프레임의 시험대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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