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분야에서의 XR 기술 적용 현황 및 혁신 사례
교육 및 직무 훈련 분야에서의 XR 기술 활용과 교육적 효과
XR 기술 및 산업 생태계 발전 동향과 주요국 정책 지원
XR 기반 훈련의 미래 전망, 도전 과제 및 발전 방향
확장현실(eXtended Reality, XR)은 가상현실(VR)·증강현실(AR)·혼합현실(MR)을 아우르는 개념으로,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첨단 기술입니다. 최근 XR 기술이 급격히 부상한 배경에는 하드웨어 발전과 메타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있습니다.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핵심 요소로 XR이 거론되며, 인공지능(AI), 디지털 트윈과 함께 XR 기술의 진화가 다양한 산업으로의 메타버스 확산을 이끌 것으로 전망됩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원격 교육·훈련 수요가 늘면서, 몰입형 훈련에 XR이 제공하는 높은 현장감과 상호작용성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제 국방과 교육훈련 분야에서도 XR은 이전의 시뮬레이션이나 e러닝을 뛰어넘어 보다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가상훈련 환경을 구축하는 기반 기술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XR 기술이 국방과 교육훈련에 가져오는 혁신과 현재 트렌드, 정책 동향을 살펴보고 XR이 열어가는 미래 훈련 생태계를 조망하고자 합니다.
국방 분야에서의 XR 기술 적용
과거 군사훈련에서는 모의 사격장이나 모의비행 장치 등 가상훈련 개념이 일부 활용되었으나, XR 기술의 발전으로 훨씬 폭넓고 정교한 실감형 군사훈련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XR 군사훈련의 장점은 위험 부담이 큰 실전 훈련을 가상으로 안전하게 시행하고, 반복 훈련을 통해 숙달도를 높이며, 원격지 부대 간에도 공동훈련을 가능케 하는 데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육군은 XR 플랫폼 합성훈련환경(STE)을 개발하여 병사들이 실제 전장과 유사한 가상환경에서 반복 숙달훈련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병사들은 도시·밀림·사막·지하 등 다양한 지형에서 “싸울 환경에서 훈련”을 미리 경험하게 되며, 물리적 제약 없이 아군 및 동맹군과 네트워크형 연합훈련도 실시할 수 있습니다.
그림1. Illustrative Battlefield Use of XR <출처: https://jasoren.com/augmented-reality-military/>
이처럼 XR 기반 군사훈련은 여러 형태로 적용되고 있습니다
전술 및 시뮬레이션 훈련: 미 육군은 하와이에 가상분대전투(Virtual Squad Training) 시스템을 구축하여 소규모 전투 단위가 가상공간에서 전투순찰, 건물 진입·제압, 급조폭발물(IED) 대응 같은 전술 시나리오를 훈련하게 했습니다. 가상 환경에서 분대 단위 전투훈련을 반복함으로써 실전 대응 능력을 높이는 것입니다. 또한 미 해군 연구청(ONR)은 USC와 협력한 Project BlueShark을 통해 선상 근무 요원들이 가상 함정에서 협동 훈련을 하도록 하는 시스템도 개발했습니다.
항공·차량 조종훈련: 미 공군은 조종사 훈련에 VR 시뮬레이터를 적극 도입하여 실제 항공기를 사용하지 않고도 비행훈련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훈련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고 항공기 기체의 소모를 줄이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가상 격납고(Virtual Hangar)를 구축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훈련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지리적 한계를 넘는 분산형 조종사 훈련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한편 독일의 라인메탈(Rheinmetall)은 XR 전문기업 홀로게이트(Hologate)와 손잡고 XR 기반 운전/조종 시뮬레이터를 개발하고 있는데, AI 및 교관 제어가 결합된 이 시스템은 헬기·트럭·보트 등 다양한 차량과 비행체의 조종훈련을 현실감 있게 모사합니다. 이 VR 운전 시뮬레이터는 1m 상하움직임과 360도 회전을 구현하여 지형 굴곡까지 재현하고, 전신 트래킹과 촉각 피드백, 바람·열기·냄새 효과까지 제공함으로써 초현실적 훈련 환경을 구현합니다.
정비 및 의료훈련: XR은 군수 지원 분야 교육에도 활용됩니다. 미 공군은 XR을 항공기 정비훈련에 활용하여, 정비사가 가상현실로 항공기 정비절차를 익히거나 AR로 원격 전문가의 지도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원격 정비 교육과 숙련도 향상을 도모하고 있습니다. 미 해군 역시 XR로 전 세계의 현장 기술자와 본부 전문가를 연결해, 복잡한 장비의 정비 이슈를 실시간 협업으로 해결하는 시스템을 모색 중입니다. 아울러 군 의료훈련에도 XR이 도입되어, 군의관들이 가상환자를 대상으로 응급처치나 수술 시뮬레이션을 반복함으로써 의료기술 숙련도를 높이고 훈련 기회 부족 문제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그림2. NASA 우주비행사의 게이트웨이 HALO 모듈 가상 탐색<출처 : NASA(2024.4.9.), “Through Astronaut Eyes, Virtual Reality Propels Gateway Forward” https://www.nasa.gov/general/through-astronaut-eyes-virtual-reality-propels-gateway-forward/>
디지털 전장 및 작전 훈련: XR은 단순 훈련을 넘어 실전 작전 환경에도 접목되고 있습니다. 전투기 조종사용 헬멧 장치 등 헤드업 디스플레이(HUD)는 오래전부터 증강현실 개념을 활용해왔는데, 예를 들어 미 F-35 전투기의 헬멧 장치는 기체 외부 카메라 영상 위에 비행정보와 야간투시·적외선 영상을 겹쳐 보여줌으로써 조종사에게 360도 situational awareness(상황 인식)을 제공합니다. 보병용 AR 고글도 개발 중인데, 미 육군의 통합시각증강체계(IVAS)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렌즈를 군용으로 강화한 MR 헤드셋으로, 병사에게 24시간 표적 탐지, 주야간 상황 인식, 임무계획 공유 등의 기능을 단일 기기에서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 육군은 IVAS 개발에 약 10년간 220억 달러 규모 투자를 진행하며(마이크로소프트와 계약) 대대적인 장비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향후 IVAS는 지상전투 차량과 항공 플랫폼과 연동되어 병사의 감지·결정·조준·공격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XR 군사훈련은 훈련 효과와 효율의 혁신을 가져오고 있습니다. 가상훈련을 통해 병사들은 실탄을 사용하거나 장비를 실제 운용하지 않고도 숙달훈련을 할 수 있어 탄약 및 유지비 절감 등 경제적 효과를 봅니다. 또한 다수의 인원을 한 곳에 집결시키지 않고도 네트워크로 연동된 동일 가상 전장에서 훈련함으로써, 대규모 합동훈련에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음이 보고됩니다. 실제로 XR 기반 모의훈련을 통한 연합군 연습은 비용을 절감하고, 실탄 사용이나 위험한 실험을 피하면서도 여러 국가 부대가 협동훈련을 지속할 수 있게 해준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2025년에는 미 공군 특수전사령부(AFSOC)를 위해 개발된 첨단 XR 훈련 시스템이 납품되었는데, 이 시스템은 AR/MR 헤드셋을 통해 실시간 트래킹과 반복 시나리오 기능을 제공하고, 훈련 중 스트레스 부하 요소를 가상으로 가하여 요원들이 고압 상황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도록 단련합니다. AFSOC 관계자는 “이 XR 시스템 덕분에 요원들이 고도로 전문화된 임무 리허설을 매우 현실적인 가상환경에서 수행할 수 있어 작전 대비태세가 크게 향상된다”고 평가했습니다. 다만 XR 기술의 군사 적용에 따른 과제도 존재합니다. 일부 보고는 지나친 정보량으로 인한 인지적 과부하나 XR 장치 의존으로 인한 현실기술 퇴화 우려를 제기하며, 군사용 XR 시스템 해킹 시 적이 가상훈련 데이터를 조작해 아군을 혼란시킬 가능성 등 사이버보안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군대는 XR을 훈련 혁신의 핵심 수단으로 인식하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교육훈련 분야에서의 XR 기술 적용
교육 및 직무훈련 분야에서도 XR은 몰입형 학습(Immersive Learning)을 통해 전통적인 교수법을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학생이나 연수생이 몸으로 체험하며 배우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학습자 참여도와 이해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대학, 직업교육, 기업 연수 등 여러 영역에서 실감형 XR 교육 도입이 활발합니다. XR 기반 교육은 교실에서는 어렵거나 위험한 학습 경험을 가상공간에서 안전하게 시도할 기회를 줍니다. 가령 예술 분야에서는 가상 갤러리를 통해 작품을 전시하고 감상하는 실험이 이뤄지고, 역사·문화 교육에서는 VR로 과거의 유적지나 사회를 체험해보는 프로그램이 등장했습니다. 과학 및 공학 교육에서도 XR 활용이 두드러지는데, 예를 들어 의료 분야에서는 의대생이나 전문의가 VR 수술 시뮬레이션으로 복잡한 술기를 연습하고, 공학 분야에서는 정비사가 MR 기기를 통해 복잡한 장비의 구조를 3D로 보고 가상으로 분해·조립해보며 숙련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위험한 화학 실험이나 고가의 장비 실습도 가상으로 안전하게 대체하여 실습 교육의 폭을 넓히고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학교 교육 사례로는, 대한민국 포항공과대학교(POSTECH)가 캠퍼스를 메타버스화한 ‘메타버시티(Metaversity)’를 추진하여 일부 수업을 가상현실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포항공대는 “XR 기술을 활용하면 우주나 나노세계처럼 현실에서 접근이 어려운 분야 교육에 활용할 수 있고, 장기적으로 실험이나 실습이 필요한 교육을 대체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대학은 메타버스형 교육 환경 구축을 위해 초기 50만 달러(약 6억원)를 투자하고 매년 30만 달러 규모 예산을 편성하여 VR 장비 확보와 교육 콘텐츠 개발을 추진 중입니다. 일본에서도 이미 VR 고등학교가 등장하여, N고교·S고교 등 온라인 고교에 재학중인 6천여 명의 학생들이 VR 헤드셋을 쓰고 아바타로 수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해당 학교들은 물리적 제약 없이 몰입형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메타버스를 도입했으며, 한 설문에 따르면 VR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의 만족도가 98.5%에 달했다고 합니다. 다만 처음에는 가상환경에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리고 VR 기기 착용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어, 학교 측은 점진적으로 활용을 늘리고 있습니다.
기업 연수 및 직무훈련 분야에서도 XR 활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VR을 도입한 기업의 71%가 이를 직원 교육훈련 용도로 사용 중일 만큼, 기업들은 XR을 유망한 교육 도구로 보고 있습니다. 대형 유통기업 월마트(Walmart)는 VR을 활용한 직원 교육을 선구적으로 도입한 사례로 유명합니다. 월마트는 전국 매장에 VR 기기를 보급하여 신입 오리엔테이션부터 고객 응대, 안전 교육까지 다양한 직무훈련에 활용하고 있는데, 그 결과 직원들의 테스트 점수가 5~10% 향상되는 효과를 보았습니다. 또한 기존에 이수하는 데 30~45분 걸리던 온라인 모듈 교육을 VR 시뮬레이션으로 단 5분 이내로 압축하는 등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였고, 2019년 기준으로 1만 명 이상의 직원이 VR 기반 능력평가를 받는 등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이처럼 성과가 입증되자 월마트는 VR 훈련을 전체 4000여 개 매장, 100만 명 이상의 직원으로 확대했습니다. 월마트 외에도 물류회사 UPS는 VR로 가상의 도로 주행환경을 만들어 택배 차량 운전기사들이 잠재적 위험 요소를 식별하는 훈련을 시행하고, 미국 항공사들은 신규 승무원들에게 VR로 비상탈출 등의 안전 절차를 미리 익히도록 교육하는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XR 활용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금융기업 Fidelity는 콜센터 상담사가 겪을 수 있는 감정적 상황을 VR로 구현하여 고객 공감 연습을 시키는 등 소프트스킬 분야 훈련에도 몰입형 기술을 접목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제조라인 안전교육에 VR을 적용하거나, 서비스업 종사자 대상 감정노동 대처훈련에 VR 시뮬레이터를 활용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XR 기반 교육훈련의 효과는 여러 연구와 사례를 통해 입증되고 있습니다. 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VR/AR을 활용한 학습은 모든 학습 성과 지표를 향상시키며, 학습자 몰입도와 자신감, 이해도를 높여준다고 합니다. 구체적으로, VR 활용 학습은 전통 대면 학습에 비해 학습 효과가 76%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교육 후 정보를 기억하는 지식 기억률이 VR의 경우 최대 80%에 달해 1년 후에도 배운 내용의 대부분을 유지한 반면, 전통적 교실 강의만 받은 경우 20% 이하에 그쳤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XR 업계 관계자들은 체감상 XR 학습의 지식 정착률이 약 75%로, 책이나 강의 중심 학습(각각 10%, 5% 수준)을 크게 능가한다고 평가합니다. 그리고 학습 곡선의 단축도 주목할 만한데, 한 대형 기업의 사례에서 VR 트레이닝을 도입하자 교육 소요시간이 기존 대비 75% 이상 단축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러한 수치들은 XR이 단순한 흥미 유발용 기술을 넘어, 실제 교육효과와 ROI를 높일 수 있는 도구임을 시사합니다. 다만 교육 현장에서 XR을 활용할 때 유의할 점은, 기술 그 자체보다 교육 목표에 부합하는 활용전략입니다. HR 전문가들은 “VR을 그냥 들여놓기만 하면 안 되며, 콘텐츠를 적절히 설계하고 훈련 담당자들이 기술의 장단점을 이해해야 성과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또한 인간적 교감의 요소도 간과해선 안 된다고 지적되는데, 예컨대 완전한 VR 수업이라 해도 교사의 지도와 동료와의 상호작용이 병행될 때 가장 효과적이며, XR이 현실 경험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XR이 교실과 훈련장의 보조 도구로서, 경험을 풍부하게 하고 위험 없이 연습기회를 늘리는 역할을 맡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림3 메타버스 기반 신병교육훈련 체계 교육 콘텐츠
육군의 00사단 신병교육대대에 시험 운용된 메타버스 기반 교육훈련 체계(△△△기 PAD 활용)는 모든 과목에서 성적 향상을 보였습니다. ○○○기와 비교 시, △△△기 훈련병(232명)의 전체 성적은 20.91% 상승했습니다. 특히 '개인화기' 과목은 콘텐츠 완성도 및 몰입형 시스템을 통한 가상환경 선행학습의 효과로 33.71% 크게 향상되었는데, 이는 높은 집중도와 반복 학습이 가능했기 때문입니다.
그림4 과목별 이론평가 성적 비교
기술 및 정책 동향
XR 기술의 발전 속도와 더불어,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XR을 미래 핵심 기술로 육성하기 위한 전략과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술 동향
XR 디바이스의 진화: 하드웨어 측면에서 최근 몇 년간 VR/AR 기기의 비약적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페이스북(메타)의 퀘스트(Quest) 시리즈처럼 저렴하면서도 성능 좋은 스탠드얼론 VR 헤드셋이 보급되고, 2023년 애플이 발표한 Vision Pro와 같은 고해상도 MR 헤드셋은 한층 현실에 가까운 몰입감을 제공하여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기기 경량화와 시야각 확장, 해상도 향상 등으로 착용자 피로도는 낮추고 현실감은 높이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어, XR 활용의 진입장벽이 점차 낮아지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및 소프트웨어: XR 경험을 풍부하게 하기 위한 네트워크 인프라와 플랫폼 기술도 발전하고 있습니다. 5G 통신과 엣지 컴퓨팅의 도입으로 XR 서비스의 대역폭과 지연 문제가 개선되어, 다수 사용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대규모 몰입형 환경도 구현 가능해졌습니다. 실제로 미국 국방부는 5G 시험기지에서 다수 병사가 동시에 접속하는 XR 훈련을 테스트하여, 데이터 전송속도 향상과 지연 감소로 실시간 상호작용 훈련의 가능성을 확인했습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언리얼 엔진, 유니티(Unity) 등 실시간 3D엔진이 고품질의 가상환경을 손쉽게 만들어주고, 클라우드 XR 기술로 사용자 기기의 한계를 넘어서는 복잡한 그래픽도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편 최근 각광받는 생성형 AI 기술은 XR 콘텐츠 제작에 활용되어, 음성으로 시나리오를 입력하면 AI가 즉석에서 가상훈련 시나리오를 구축해준다든지, 가상 캐릭터(NPC)에 AI를 탑재해 실제 교관처럼 상호작용하며 피드백을 주는 등 지능형 XR 훈련도 연구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미 공군은 AI 조종사를 VR 훈련에 넣어, 인간 조종사와 공중전 모의훈련을 펼치는 실험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XR과 AI의 융합은 향후 맞춤형 훈련과 훈련 자동화를 크게 발전시킬 것으로 보입니다.
표준화와 생태계: XR 생태계의 확산을 위해 호환성 표준과 개방형 플랫폼에 대한 움직임도 나타납니다. 2022년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와 표준화 기구들이 모여 메타버스 표준 포럼(MSF)을 출범시켜, 차세대 XR메타버스 콘텐츠가 특정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상호운용될 수 있는 표준 규격을 논의하기 시작했습니다. 예를 들어 아바타 표준, 3D 모델 파일 포맷, 네트워크 프로토콜 등의 분야에서 공통 기준을 마련해 다양한 XR 시스템이 연동되도록 하자는 노력입니다. 또한 OpenXR 같은 API 표준이 제정되어 서로 다른 제조사의 XR 기기도 동일한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게 하는 등, 생태계 전반의 협력이 진행 중입니다. 이러한 기술 표준의 형성은 교육훈련 콘텐츠를 한 번 만들어 여러 플랫폼에서 활용할 수 있게 해주어, XR 훈련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정책 동향
정부 차원의 정책에서도 XR을 포함한 메타버스 기술에 대한 전략적 지원이 활발합니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와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에서 XR에 해당하는 몰입형 기술을 AI, 양자 등과 함께 10대 핵심 기술 영역으로 명시하여 국가 R&D 투자를 추진하기 시작했습니다. 국립과학재단(NSF)과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 등을 통해 XR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국방부도 XR 관련 인간-기계 인터페이스 기술을 우선 개발 영역으로 선정했습니다. 또한 2023년 5월에는 미 연방의회에서 「미래 인력 개발을 위한 몰입형 기술법」(Immersive Technology for the American Workforce Act)이 초당적으로 발의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 법안은 커뮤니티 칼리지 등 교육기관에 XR 기반 직업훈련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향후 5년간 노동부 산하에 XR 훈련 지원금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역 사회의 인력양성에 몰입형 기술을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미국 방위산업 분야 역시 XR을 미래전 준비를 위한 핵심 기술로 여기고 있어, 미 육군의 IVAS처럼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한편, NIST와 FirstNet 기관은 협력하여 공공 안전훈련용 XR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등 (예: 재난·테러 대응 훈련에 XR 활용) 공공 부문 XR 활용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XR과 메타버스를 첨단 산업 발전 전략에 편입시켜 강력히 육성하고 있습니다. 2022년 정보통신연구원(CAICT)을 중심으로 ‘VR 및 메타버스 산업 연맹’을 출범시켜 산·학·연 협력을 도모했고, 같은 해 공업정보화부 등 5개 부처 합동으로 「가상현실 산업 발전 촉진을 위한 행동계획(2022~2026)」을 발표하여 2026년까지 VR 기기 연 2500만대 생산, XR 인력 100만 명 양성 등의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이어 2023년에는 메타버스 산업 혁신 발전 3개년 행동계획(2023-2025)을 발표하여 표준체계 마련, 산업 클러스터 육성, 선도 기업 지원 등 종합적인 청사진을 내놓았습니다. 중앙정부 전략 하에 상하이, 베이징 등 주요 지방정부들도 자체 메타버스 추진 계획을 속속 내놓아, 예를 들어 상하이는 2025년까지 메타버스 산업규모 3500억 위안 달성과 100억 위안 규모 펀드 조성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중국은 XR 기기 제조에서도 세계 생산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정책적 지원과 맞물려 XR 분야 글로벌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모습입니다.
유럽연합(EU)은 2023년 7월 「웹 4.0 및 가상세계 선도전략(Web 4.0 and Virtual Worlds Strategy)」을 발표하였습니다. EU는 이를 통해 미래 웹 환경에서 유럽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메타버스 및 XR 기술에 R&D 투자를 확대하고, 교육·의료 등 공공서비스에 가상세계 기술 활용을 장려하며, 메타버스 관련 윤리 규범과 표준 수립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내놓았습니다. 또한 회원국 단위의 메타버스 전략 수립을 독려하고, 기업 혁신 지원과 인력 양성을 추진합니다. 유럽 각국도 발맞추어 독자 정책을 마련 중인데, 대표적으로 핀란드는 2023년 국가 메타버스 전략을 수립해 XR 산업 육성과 연구개발 로드맵을 발표했습니다. 영국은 2022년 메타버스와 웹3 기술에 대한 조사와 정책 개발에 착수하여, 2023년 말 디지털 기능 혁신 전략에 XR을 포함시키는 한편 산업계와 협력한 메타버스 정책 자문기구도 출범시켰습니다. 일본 역시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메타버스/Web3 시대의 산업 비전과 정부 역할을 모색하는 연구회를 운영하고 2023년 말 보고서를 발간하였으며, 민간에서도 ‘메타버스 재팬’ 등의 단체가 결성되어 정부와 연계한 표준화 논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2년 1월 정부가 발표한 「메타버스 신산업 선도전략」을 통해 XR을 포함한 가상융합기술(XR)을 차세대 먹거리로 집중 지원하기 시작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2025년 동안 총 2237억 원을 투자하여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 XR 콘텐츠 제작 지원, 전문인력 양성, 법제도 개선 등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구체적으로 산업·교육 등에 활용될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340억원), 메타버스 아카데미 개설 등 인재양성(70억원 이상), XR 콘텐츠와 기술 개발(핵심 VR/AR 기술개발 112억 등) 등에 예산을 배정하였습니다. 또한 메타버스 윤리원칙 제정, 이용자 보호 가이드라인 마련 등 제도적 기반 조성에도 나섰습니다. 국방부와 교육부 등 개별 부처 차원에서도 XR 활용 사업을 추진 중인데, 국방부는 군사훈련에 VR/AR 도입을 위한 연구개발과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부는 메타버스 기반 디지털 혁신특구 학교를 선정해 가상융합교육 모델을 실험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은 민관 협력을 통한 XR 생태계 육성을 기치로 내걸고, 글로벌 표준화 논의에도 참여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요약하면, 전 세계 주요국 정부와 기업들은 XR을 미래 혁신의 동인으로 인식하여 기술개발 투자, 인프라 구축, 인력 양성, 제도 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국제 공조를 통해 메타버스 XR 관련 표준과 규범을 주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합니다. 이러한 정책적 뒷받침과 기술 트렌드의 상승효과로 XR 기반 훈련의 산업 동향은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입니다. 시장조사업체들에 따르면 XR 교육훈련 시장은 향후 수년간 급성장하여, 2030년경에는 현재의 여러 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결국 기술의 발전(더 뛰어난 XR 경험)과 정책의 지원(생태계 조성)이 맞물려 XR 훈련은 점차 범용화 단계에 들어서고 있습니다.
향후 전망과 과제
XR 기술이 열어가는 미래 훈련의 모습은 매우 기대가 큽니다. 국방 분야에서는 실전 같은 가상훈련을 받은 장병들이 더 안전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투 준비를 할 수 있고, 교육 분야에서는 학생들이 몰입형 학습으로 깊이 있게 이해하며 배울 수 있는 환경이 표준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의 추세가 이어진다면 머지않은 미래에 XR은 훈련 프로그램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아, 군인은 입대 후 가상 전장에서 기본훈련을 받고, 학생은 집에서 VR로 과학 실험을 체험하며, 기업 신입사원은 메타버스 연수원에서 업무 시연을 배우는 광경이 자연스러워질 것입니다.
그러나 XR 훈련 생태계의 확산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존재합니다. 첫째로 기술적 완성도와 비용의 문제입니다. 아직 일부 XR 기기는 고가인데다 착용 시 멀미나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대규모 도입에 걸림돌이 됩니다. 이를 해결하려면 기기의 경량화와 인체공학적 설계, 시각 지연 감소 등 사용자 경험 개선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다행히도 업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은 점차 내려갈 것으로 보이며, 보급형 모델도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인프라 역시 농어촌이나 개발도상국 등에서는 5G 환경이 미비할 수 있으므로,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한 투자가 병행되지 않으면 XR 교육훈련의 혜택이 일부에 국한될 수 있습니다.
둘째로 콘텐츠와 커리큘럼의 준비가 중요합니다. 효과적인 XR 훈련을 위해서는 단순히 기기만 도입해서는 안 되고, 교육 목표에 맞는 시나리오와 상호작용 설계가 뒤따라야 합니다. 이를 위해 현장의 교관·교사들이 XR의 가능성과 한계를 충분히 이해하고 콘텐츠 개발에 참여해야 합니다. 예컨대 군사훈련 시 VR로 아무리 사실적으로 전장을 구현해도, 전략적 사고나 팀워크 훈련 요소를 제대로 디자인하지 않으면 기대한 성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마찬가지로 학교에서도 교사가 XR 수업을 적절히 안내하고 현실 학습과 가상 학습을 연계할 때 학습 효과가 극대화될 것입니다. 아직 XR 교육에 대한 장기적인 학습효과 연구가 초기 단계이므로, 앞으로 다양한 실증 연구를 통해 어떤 방식의 XR 활용이 가장 효과적인지 베스트 프랙티스를 축적할 필요가 있습니다.
셋째로 인간적인 요소와 윤리 문제입니다. 몰입형 훈련이 현실감을 높여주지만, 동시에 심리적 영향에 대한 고려가 필요합니다. 가상 환경에서 강도 높은 경험을 할 경우, 특히 군사훈련처럼 전투 상황을 다루는 경우 훈련생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나 트라우마를 유발할 수 있어 사후 정신관리가 요구됩니다. 교육 현장에서도 어린 학생들이 VR에서 폭력적이거나 부적절한 콘텐츠에 노출되지 않도록 콘텐츠 등급과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합니다. 또한 XR을 지나치게 사용함으로써 대면 소통 능력이 저하되거나 현실과 가상 구분에 혼란을 겪는 문제도 경계해야 합니다. 결국 XR 훈련은 어디까지나 보조 수단이지, 인간 교사의 역할과 현실 체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균형 있게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넷째, 보안과 프라이버시 이슈입니다. XR 시스템은 훈련자의 움직임, 음성, 생체반응 등 다양한 민감 데이터를 수집하게 됩니다. 이 데이터들이 해킹이나 유출로 악용되지 않도록 철저한 보안 대책이 필수적입니다. 특히 국방 훈련용 XR은 가상훈련 시나리오가 적에게 탈취당하면 아군의 전술과 약점이 노출될 우려가 있고, 반대로 적이 훈련 시스템을 조작하여 가상 적군의 움직임을 왜곡시키면 아군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따라서 XR 훈련 플랫폼은 군사급 사이버보안을 갖추고, 교육 분야에서도 학생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준수하는 등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국제적으로도 메타버스 윤리 및 안전 가이드라인에 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므로, 이러한 정책·규범적인 뒷받침도 중요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XR 훈련 생태계의 지속성을 위해 풀어야 할 과제는 인프라와 협업체계입니다. XR 훈련을 도입한 기관들이 고립된 섬처럼 각자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경험과 콘텐츠를 공유하고 표준을 따르는 협력망을 구축해야 합니다. 이를테면 국가 간 군사 XR 훈련의 상호운용, 학교 간 VR 수업 콘텐츠 공유 등이 원활하려면 공통 플랫폼이나 데이터 표준이 있어야 하고, 정부와 민간, 학계가 연합하여 오픈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한국의 경우도 국내 기업, 대학, 연구소가 함께 XR 훈련 시스템을 개발·실증하고 결과를 공유하는 컨소시엄을 운영하면 중복투자를 줄이고 혁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과제들이 순차적으로 해결되고 기술 발전 – 콘텐츠 확보 – 제도 정비 – 인식 확산의 선순환이 이뤄진다면, XR 기반 몰입형 훈련은 앞으로 더 빠르게 우리의 일상 속 교육과 훈련으로 스며들 것입니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XR 없이 훈련을 논하기 어려울 만큼 보편화되어, 지금의 컴퓨터나 스마트폰처럼 교육훈련의 필수 도구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예컨대 군인은 실제 훈련 전에 디지털 쌍둥이 전장에서 충분한 가상 실전 연습을 거쳐 자신감을 갖고 임무에 나서고, 학생들은 메타버스 교실에서 전 세계 친구들과 토론하며 배우는 모습이 당연해질 수 있습니다. XR 기술은 공간과 시간, 현실의 제약을 뛰어넘어 누구나 어디서든 최고 수준의 훈련을 받을 수 있는 문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결론
“훈련의 메타버스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습니다. 확장현실(XR) 기술은 국방과 교육훈련 분야에서 몰입형 훈련의 기반으로서, 과거에 불가능하거나 위험했던 훈련을 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국방 분야에서 XR은 병사들에게 실제 전장과 다름없는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안전하면서도 실전적인 연습을 지원하고, 교육 분야에서 XR은 학생과 직업인 모두에게 흥미롭고 효과적인 학습 경험을 선사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다양한 시범 사례들과 정책적 지원은 XR 훈련의 효과를 입증하고 저변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적·제도적 과제들이 남아있지만,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을 통해 한걸음씩 해결되어 가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XR은 훈련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올 것입니다. 과거 산업혁명 시기 기계화가 훈련 방식을 바꾸었듯이, 디지털혁명 시대 XR은 훈련을 현실과 가상의 융합 공간에서 진행하는 새로운 표준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첨단 기술 도입이 아니라, 훈련 효과의 극대화와 접근성 제고라는 교육 철학의 실현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경제적·지리적 여건에 관계없이 누구나 VR 헤드셋만 쓰면 최고 수준의 실험실이나 전투훈련장을 체험할 수 있고, 데이터로 개인별 약점을 분석해 맞춤형 보강훈련을 제공할 수도 있게 됩니다. XR 기술이 발전할수록 이러한 훈련 혁신의 혜택은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XR 기술 – 몰입형 훈련의 기반”이라는 주제 그대로, XR은 이미 현재 진행형으로 훈련 혁신의 토대를 쌓아가고 있으며 앞으로의 잠재력은 더욱 큽니다. 메타버스 훈련 시대를 향한 여정에서, 우리는 XR을 통해 현실의 한계를 넘어서는 학습과 훈련의 새 지평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교육자와 군사 지도자, 정책입안자들이 함께 이 가능성을 육성한다면, XR이 열어가는 훈련 혁신의 미래는 밝을 것입니다. 오늘의 교실과 훈련장이 XR로 한층 생생하고 스마트하게 변화하는 모습, 그리고 그로 인해 더욱 유능하고 잘 준비된 인재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기대해봅니다. XR이 만들어갈 몰입형 훈련의 혁신은 이제 막 시작되었으며, 그 미래는 우리 눈앞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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