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igners' AI disengagement intention in the era of generative AI: The triple anxiety transmission mechanism (2026)
Yuzhuo Zhang a , Po-Hsun Wang b , Hongcai Song c,* , Qianling Jiang
https://doi.org/10.1016/j.actpsy.2026.106750
생성형 AI 시대 디자이너의 ‘AI 이탈 의도’를 설명하는 세 가지 불안 경로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디자이너는 왜 어느 순간 AI를 끄고 다시 자기 손으로 작업하려 할까. 장위주오(Zhang Yuzhuo) 등은 이 행동을 기술에 대한 거부나 보수적 태도로 설명하지 않는다. 이들이 주목한 것은 AI와 협업하다가 특정 단계에서 의도적으로 사용을 줄이거나 중단하는 행동, 즉 ‘AI disengagement intention’이다. 디자이너가 AI의 개입을 줄이고 자신의 판단권을 다시 확보하려는 일종의 경계 조정이다. 연구진은 이 행동이 외부 환경의 압력에서 시작해 특정한 불안으로 전환되고, 다시 AI 사용을 중단하려는 의도로 이어진다고 본다. 이를 ‘불안의 원천 → 불안의 전이 → AI 이탈 의도’라는 구조로 모델링했다.
![[논문 리뷰] 디자이너는 왜 생성형 AI를 끄는가? AI 불안과 ‘이탈 의도’ 연](https://metax-images-bucket.s3.ap-southeast-2.amazonaws.com/articles/2026/09/ai-ai-img-1-20260927-9wm8yf.webp)
디자이너가 두려워하는 것은 ‘AI’ 하나가 아니다
이 연구의 흥미로운 지점은 AI 불안을 하나의 심리상태로 묶지 않는 데 있다. 연구진은 세 가지를 분리한다. 직업 대체 불안, 지금까지 익힌 능력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기술 노후화 불안, 자신의 아이디어와 결과물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창작 자율성 불안이다. 이에 앞서 불안을 발생시키는 환경도 기술 업데이트 속도, 지속적인 기술 향상 압력, AI가 원래의 창작 방향을 다른 곳으로 끌고 가는 ‘창작 경로 이탈’로 나눈다.
여기서 ‘창작 경로 이탈’이 특히 눈에 띈다. AI가 엉뚱한 결과를 내놓는 문제만을 뜻하지 않는다. 처음 생각한 방향과 다른 결과가 나왔지만 디자인으로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고, 디자이너가 그 새로운 가능성을 다시 흡수해야 하는 상황까지 포함한다. 생성형 AI의 장점으로 흔히 언급되는 ‘예상 밖의 아이디어’가 이 연구에서는 동시에 통제권의 문제로 등장한다. AI가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할수록 디자이너는 더 많은 가능성을 얻지만, 자신이 작업을 이끌고 있는지 AI의 제안을 따라가고 있는지 판단해야 하는 순간도 늘어난다.
![[논문 리뷰] 디자이너는 왜 생성형 AI를 끄는가? AI 불안과 ‘이탈 의도’ 연](https://metax-images-bucket.s3.ap-southeast-2.amazonaws.com/articles/2026/09/ai-ai-img-1-20260927-bt54zo.webp)
가장 큰 문제는 실직보다 ‘내 기술의 가치가 떨어지는가’였다
382명의 디자인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구조방정식 분석에서 세 가지 불안은 모두 AI 사용 중단 의도를 높였다. 그런데 크기가 달랐다. 기술 노후화 불안이 β=.391로 가장 컸고, 직업 대체 불안이 .324, 창작 자율성 불안이 .277이었다.
이 결과는 연구의 핵심 중 하나다. AI 시대의 디자이너에게 “내 직업이 사라질까?”보다 “내가 오랫동안 익혀온 능력이 앞으로도 가치가 있을까?”라는 질문이 AI와 거리를 두려는 행동과 더 강하게 연결됐다. 설문 문항을 보면 그 의미가 더 구체적이다. 색채나 구성 같은 기초 디자인 능력의 시장 가치가 떨어지고 있는가, 경험을 통해 축적한 전문성이 AI의 표준화된 해결책 때문에 약해지고 있는가, 기존 지식에 투자한 시간이 앞으로도 직업적 수익을 만들어낼 것인가를 묻는다.
즉 디자이너가 AI를 멈추는 순간은 AI를 사용할 능력이 없어서라기보다, AI를 계속 사용하는 것이 자신의 전문성을 어떤 형태로 바꾸고 있는지 계산하는 순간과 연결돼 있다.
빠른 AI 발전보다 ‘계속 배워야 하는 상황’이 기술 불안을 만든다

Table 6의 결과는 여기서 한 번 더 예상 밖으로 꺾인다. AI의 기술 발전 속도는 직업 대체 불안을 강하게 높였다(β=.495). 하지만 기술 발전 속도 자체는 기술 노후화 불안을 유의하게 높이지 않았다(β=.036). 반면 ‘계속 새로운 AI 기능을 배우고 학습 계획을 수정해야 한다’는 기술 향상 압력은 기술 노후화 불안을 크게 증가시켰다(β=.602).
따라서 “AI가 너무 빨리 발전해서 내 기술이 쓸모없어질 것 같다”라는 하나의 문장에는 서로 다른 메커니즘이 섞여 있다. 빠른 기술 발전을 보는 경험은 “내 자리가 없어질지 모른다”는 판단과 연결되지만, 자신의 능력이 낡아가고 있다는 감각은 매주 새로운 툴을 익히고 작업 방식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경험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다.
또 다른 경로도 선명하다. AI가 작업을 원래 의도에서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가는 경험은 창작 자율성 불안(β=.505)을 높이는 동시에 직업 대체 불안(β=.268)도 높였다. 창작 통제권의 문제와 직업 안정성의 문제가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뜻이다.
AI 초보자는 속도에 흔들리고, 장기 사용자는 경계를 긋는다
![[논문 리뷰] 디자이너는 왜 생성형 AI를 끄는가? AI 불안과 ‘이탈 의도’ 연](https://metax-images-bucket.s3.ap-southeast-2.amazonaws.com/articles/2026/09/ai-ai-img-1-20260927-9gt9x5.webp)
가장 흥미로운 결과는 Table 7의 사용기간별 분석에서 나온다. AI 사용 1년 미만 집단에서는 기술 발전 속도가 직업 대체 불안으로 이어지는 효과가 β=.587이었다. 1년 이상 사용한 집단에서는 .379로 낮아졌다. AI를 오래 사용하면서 기술 업데이트 자체에 대한 반응은 약해진 것이다.
그런데 다음 단계에서는 관계가 뒤집힌다. 직업 대체 불안이 실제 AI 이탈 의도로 전환되는 효과는 장기 사용군이 .410, 단기 사용군이 .247이었다. 기술을 오래 사용한 사람은 새로운 모델이나 기능이 나올 때마다 크게 반응하지 않지만, 자신의 직업적 영역이 실제로 침범되고 있다고 판단하면 AI 사용을 줄이려는 경향이 더 강했다.
이 결과를 연결하면 하나의 흥미로운 궤적이 보인다. 처음 AI를 접했을 때는 “얼마나 빨리 발전하는가”가 눈에 들어온다. 사용 경험이 쌓이면 속도 자체는 익숙해지고, 대신 “이 도구가 내 작업에서 어디까지 들어오는가”가 중요해진다. 공포의 대상이 기술의 성능에서 인간과 AI 사이의 권한 배분으로 이동하는 셈이다.
이 논문이 보여주는 디자이너의 AI 이탈은 기술을 버리고 과거로 돌아가는 모습과 거리가 있다. 디자이너는 AI를 사용하면서도 어느 단계에서는 AI를 끄고, 다시 사용하고, 개입의 범위를 조정한다. 생성형 AI 시대의 인간-AI 협업을 이해하려면 ‘사용한다/사용하지 않는다’보다 누가 창작의 방향을 결정하며, 어떤 능력을 인간의 전문성으로 남겨둘 것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이 연구가 포착한 것은 바로 그 경계가 움직이는 과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