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논문 정보

제목:How AI and Human Behaviors Shape Psychosocial Effects of Extended Chatbot Use: A Longitudinal Randomized Controlled Study
저자:Cathy Mengying Fang1∗ , Auren R. Liu1 , Valdemar Danry1 , Eunhae Lee1 Samantha W.T. Chan1 , Pat Pataranutaporn1 , Pattie Maes1 Jason Phang2 , Michael Lampe2 , Lama Ahmad2 , Sandhini Agarwal
연도:2025
DOI:https://doi.org/10.48550/arXiv.2503.17473

사람들은 챗봇에게 농담을 하고, 고민을 털어놓고, 외로울 때 대화를 건다. 특히 Replika, Character.AI, ChatGPT 같은 대화형 AI는 정보 제공자라기보다 대화 상대, 정서적 지지자, 때로는 친구처럼 사용된다. 그래서 논문은 질문한다. AI와 오래 대화하면 사람은 더 외로워질까. 아니면 외로움을 덜 느낄까. AI에게 감정적으로 의존하게 될까. 현실의 인간관계는 줄어들까.연구진은 AI 챗봇의 사용 방식이 사람의 심리사회적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4주간의 무작위 통제 실험을 진행했다. 참가자는 981명, 대화 메시지는 30만 건이 넘는다. 규모 면에서도, 실제 사용 기간 면에서도 기존의 짧은 실험보다 한 단계 나아간 연구다.

Conceptual framework of the study
Conceptual framework of the study

 목소리가 더 위험할까, 사적인 대화가 더 위험할까
이 연구의 흥미로운 지점은 AI 챗봇의 ‘형태’와 ‘대화 내용’을 나누어 실험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9개 조건으로 나누었다. 상호작용 방식은 텍스트로 대화하는 방식,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목소리로 대화하는 방식, 더 감정적이고 매력적인 목소리로 대화하는 방식 세 가지다. 여기에 대화 주제도 세 가지로 나누었다.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개방형 대화, 사적이지 않은 주제 대화,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일반적인 예상으로는 목소리가 붙고, 감정 표현이 풍부해지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나눌수록 AI는 사람처럼 느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더 인간적인 AI일수록 정서적 의존이 커지고, 현실 관계를 대체할 위험도 커질 것처럼 보인다.
연구는 외로움, 현실 사람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 AI 챗봇에 대한 정서적 의존, 문제적 AI 사용 네 가지를 측정한다. 다시 말해 이 연구는 AI를 얼마나 좋아했는가를 묻는 것이 아니라, AI 사용 이후 사람의 사회적 삶과 감정적 의존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본다.

 예상과 다른 결과: 설계 조건보다 사용 시간이 더 중요
가장 중요한 결과는 의외로 밋밋해 보인다. 텍스트냐 목소리냐, 중립적 음성이냐 감정적 음성이냐, 개인적 대화냐 비개인적 대화냐의 차이는 네 가지 심리사회적 결과에 뚜렷한 영향을 주지 않았다. 이 연구의 범위 안에서는 “감정적인 목소리 AI가 곧바로 더 위험하다”거나 “개인적 대화가 곧바로 의존을 키운다”고 말하기 어렵다.
실험 조건 자체보다 더 강하게 결과와 연결된 것은 참가자가 자발적으로 AI와 보낸 시간이었다. 챗봇을 더 오래 사용한 사람들은 외로움이 높고, 현실 사람들과의 사회적 상호작용은 낮으며, AI에 대한 정서적 의존과 문제적 사용 경향이 더 높았다.
심리적으로 흔들리는 사람이 더 오래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연구진은 초기 외로움이나 초기 사회화 수준이 이후 사용 시간과 강하게 연결되지는 않았다고 보고한다. 그러므로 “처음부터 외로운 사람이 더 오래 쓴 것뿐”이라는 설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연구는 장시간 사용이 반복적으로 부정적 지표와 연결된다는 점을 보여준다. 위험은 AI의 목소리나 말투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AI와 맺는 반복적 습관 안에서 생길 수 있다.

 덜 인간적인데 더 깊이 털어놓는다
보통 목소리 기반 AI가 더 인간답고 더 친밀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실제 대화 내용 분석에서는 텍스트 조건에서 감정적 표현과 자기노출이 더 많이 나타났다. 참가자들은 텍스트로 대화할 때 문제를 공유하고, 지지를 요청하고, 외로움을 완화하려는 말을 더 자주 했다. 모델 역시 개인적 질문, 애정 표현, 사용자의 행동을 유도하는 표현을 많이 보였다.
논문은 말로 털어놓는 것보다 글로 쓰는 것이 더 사적이고 안전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공공장소나 타인이 있는 환경에서는 음성 대화보다 텍스트 대화가 훨씬 더 은밀하다. 사람들은 목소리로 말하기 어려운 감정을 글로는 더 쉽게 꺼낼 수 있다.
AI의 인간다움은 목소리나 표정이 아니라 때로는 조용한 텍스트 인터페이스가 더 깊은 고백을 끌어낸다. 덜 사람 같은 형식이 오히려 더 사적인 관계를 만들 수 있다.

 개인적 대화는 오히려 덜 위험할 수 있다
또 하나의 예상 밖 결과는 개인적 대화 조건에서 나왔다. 개인적인 이야기를 AI와 나누면 정서적 의존이 더 커질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연구에서는 개인적 대화가 개방형 대화나 비개인적 대화보다 정서적 의존과 문제적 사용이 낮은 경향을 보였다.
이는 개인적 대화가 반드시 중독적 친밀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시사한다. 논문은 개인적 대화가 구조화된 감정 처리의 기능을 했을 가능성을 언급한다. 즉 사용자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AI를 사용했다면, 그것은 무한한 의존보다 일종의 정리 과정에 가까웠을 수 있다.
반대로 비개인적이거나 개방형 대화는 실용적 의존을 키울 수 있다. 일정, 판단, 계획, 결정 같은 영역에서 AI에 자주 기대면, 감정적으로 친밀해서가 아니라 스스로 판단하는 힘이 약해졌다는 느낌 때문에 AI가 없을 때 불안해질 수 있다. 의존은 “AI가 나를 위로해준다”가 아니라“AI가 없으면 내가 판단하기 어렵다”에서 더 생겨난다는 것이다.

 문제는 AI의 성격만이 아니라 사용자의 인식
AI를 친구처럼 느끼는 사람, AI를 많이 신뢰하는 사람, AI가 의식이 있다고 여기는 사람은 더 높은 정서적 의존과 문제적 사용을 보였다. AI에게 감정이 있다고 느끼거나, AI의 감정에 공감한다고 느끼는 사람도 위험 지표와 관련이 있었다.
이 대목은 AI 리터러시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AI가 실제로 의식을 갖고 있는지와 별개로, 사용자가 AI를 어떤 존재로 인식하는지가 행동을 바꾼다. AI를 도구로 보는 사람과 친구로 보는 사람은 같은 챗봇을 사용해도 다른 관계를 형성한다. 그러므로 AI의 안전성은 모델 내부의 기술 문제만이 아니다. 사용자가 AI를 어떻게 상상하고, 어느 정도까지 마음을 부여하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과의 관계에서 상처받기 쉬운 사용자에게 AI는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인간관계는 조율과 양보, 거절과 오해를 포함한다. 반면 AI는 대체로 기다려주고, 맞장구치고, 사용자의 감정에 즉각 반응한다. 이 편리함은 위로가 될 수 있지만, 현실 관계에서 필요한 불편함을 피하게 만들 수도 있다. 논문은 이 지점을 조심스럽게 짚는다. AI가 사람을 대신할 때, 당장의 고통은 줄어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사회적 취약성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연구가 남기는 질문
AI 챗봇은 사람에게 해롭다거나 외로움의 해결책이라는 결론보다 더 복잡한 존재다. AI의 영향은 인터페이스, 대화 내용, 사용 시간, 사용자의 성향, AI에 대한 믿음이 얽혀 만들어진다.
가장 중요한 경고는 사용 시간이다. 더 오래 대화하는 것이 항상 더 깊은 도움을 뜻하지 않는다. 오히려 장시간 사용은 외로움, 낮은 사회화, 정서적 의존, 문제적 사용과 함께 움직였다. 이 결과는 AI 서비스 설계에서 체류 시간을 무조건 늘리는 방식이 위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기존 플랫폼 경제가 사용자의 시간을 오래 붙잡는 데 집중했다면, AI 동반자 시대에는 ‘적절히 멈추게 하는 디자인’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