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Nicholas Bloom, Ruobing Han, James Liang
논문명: 「Hybrid working from home improves retention without damaging performance」
학술지: Nature
발행정보: 2024년, 제630권 제8018호, pp. 920–925
발행일: 2024년 6월 12일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4-07500-2
ISSN: 0028-0836(Print), 1476-4687(Online)

재택근무를 둘러싼 오래된 논쟁

재택근무를 둘러싼 논쟁은 대체로 두 가지 관점으로 나뉜다. 직원은 출퇴근 부담이 줄고 일과 삶의 균형이 개선된다고 말하지만, 기업은 협업 저하와 생산성 감소를 우려한다. 특히 관리자는 직원이 사무실 밖에서도 동일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논쟁의 상당 부분은 개인의 경험이나 인식조사에 의존해 왔다.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이 원래 직무만족도가 높거나, 반대로 조직에 불만이 많은 직원이 재택근무를 선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택근무 자체의 효과를 판단하려면 유사한 직원들을 실험집단과 비교집단으로 나누어 결과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1,612명이 참여한 실제 기업 실험

Bloom, Han과 Liang은 중국의 글로벌 여행기술기업 Trip.com에 근무하는 직원 1,612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무작위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 참여자는 소프트웨어 개발, 마케팅, 회계 및 재무 분야의 대졸 직원으로 구성되었다.

연구진은 직원의 생일이 홀수 날짜인지 짝수 날짜인지에 따라 집단을 나누었다. 실험집단은 수요일과 금요일에 재택근무를 선택하고 나머지 3일은 출근할 수 있었다. 비교집단은 기존과 같이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했다. 무작위 배정을 활용함으로써 직원의 개인적 선호가 연구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자 한 것이다.

퇴사율은 낮아지고 직무만족도는 높아졌다

가장 뚜렷한 변화는 직원 유지에서 나타났다. 비교집단의 퇴사율은 7.2%였지만 하이브리드 근무집단은 4.8%로 나타났다. 이는 2.4%포인트, 상대적으로는 약 33% 감소한 결과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효과는 모든 직원에게 동일하지 않았다. 비관리자의 퇴사율은 8.59%에서 5.33%로 약 40% 감소했고, 여성 직원은 9.19%에서 4.18%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왕복 통근시간이 90분을 넘는 직원에게서도 퇴사율이 크게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직무만족도 역시 10점 만점 기준 7.84점에서 8.19점으로 유의하게 상승했다. 직원들은 통근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개인적인 용무를 보다 유연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을 하이브리드 근무의 장점으로 평가했다.

[논문 리뷰] 출근과 재택 사이, 하이브리드 근무는 정말 성과를 떨어뜨릴까?
[논문 리뷰] 출근과 재택 사이, 하이브리드 근무는 정말 성과를 떨어뜨릴까?

주: 장거리 통근자는 왕복 통근시간이 90분을 초과하는 직원이다. 해당 결과는 일반적인 유의수준 .05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성과가 향상된 것이 아니라, 저하되지 않았다는 점

이 연구에서 주의할 부분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업무성과를 높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핵심은 성과가 유의하게 저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실험 시작 이후 2년간의 인사평가와 승진 기록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과평가에서는 두 집단 간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컴퓨터 엔지니어 653명의 코드 작성량에서도 하이브리드 근무로 인한 의미 있는 감소가 확인되지 않았다. 승진에서도 집단 간 차이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연구는 “재택근무를 하면 생산성이 높아진다”기보다 “일주일에 1∼2일 정도의 재택근무는 성과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직원 이탈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에 가깝다.

경험은 관리자의 인식도 바꾸었다

실험 전 관리자들은 하이브리드 근무가 생산성을 평균 2.6% 낮출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실험 후에는 생산성이 오히려 1.0%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경험이 관리자의 부정적인 인식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킨 것이다.

이는 새로운 근무제도를 도입할 때 구성원의 찬반 의견만 조사하기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시범 운영하고 실제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기업의 제도 변화는 막연한 낙관이나 불안이 아니라 직원 유지, 성과, 만족도와 같은 구체적인 지표를 바탕으로 결정되어야 한다.

복지가 아닌 인재 유지 전략

Trip.com은 직원 한 명이 퇴사할 때 채용과 교육에 약 2만 달러가 소요된다고 추산했다. 퇴사율이 3분의 1 감소한다면 기업은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회사는 실험이 종료된 후 하이브리드 근무제도를 전사로 확대했다.

이 결과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단순한 직원 복지로만 볼 필요가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비관리자, 여성 직원, 장거리 통근자처럼 출근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직원에게 근무 장소의 유연성은 조직에 남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요한 조건이 될 수 있다.

한 기업의 결과를 모든 직장에 적용할 수 있을까?

연구의 한계도 분명하다. 실험은 중국 상하이의 한 대규모 여행기술기업에서 실시되었으며, 참여자는 대부분 대졸 사무직 직원이었다. 따라서 제조업 생산직, 의료·돌봄직, 교육직처럼 대면업무가 필수적인 직종에 동일한 결과를 적용하기는 어렵다.

또한 이 연구는 완전한 원격근무가 아니라 주 1∼2일 재택과 사무실 근무를 결합한 방식의 효과를 분석했다. 실제 참여자들도 허용된 이틀을 모두 사용하기보다 주로 하루 정도 재택근무를 했다. 연구 결과를 “재택근무가 많을수록 좋다”는 주장으로 확대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 논문은 직원에게 일정한 자율성을 제공하는 것이 반드시 성과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실제 기업의 무작위 실험으로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의 핵심은 사무실과 집 중 하나를 선택하는 데 있지 않다. 업무 특성과 구성원의 상황에 맞게 두 공간의 장점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참고문헌

Bloom, N., Han, R., & Liang, J. (2024). Hybrid working from home improves retention without damaging performance. Nature, 630, 920–925. https://doi.org/10.1038/s41586-024-075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