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tGPT, ‘Pulse’로 아침 브리핑 시장에 도전

X 기자

metax@metax.kr | 2025-10-01 11:00:00

능동적 AI 비서로의 전환 선언

오픈AI가 새로운 기능 ‘ChatGPT Pulse’를 공개하며 챗봇을 넘어 능동적 AI 비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Pulse는 사용자가 잠든 사이 맞춤형 정보를 조사하고 정리해 아침마다 브리핑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제는 사용자가 질문을 던지지 않아도, AI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고 하루의 방향을 제안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Pulse는 매일 단 한 번, 5~10개의 카드 형태 리포트를 제공한다. 이 카드에는 관심 있는 뉴스 요약은 물론 개인 일정과 취향을 반영한 정보가 담긴다. 전날 자주 대화한 주제의 후속 업데이트, 저녁에 만들 수 있는 간단한 요리 아이디어, 혹은 장기 목표인 마라톤 훈련의 다음 단계 제안까지 포함될 수 있다. 구글 캘린더를 연결하면 회의 안건을 초안으로 정리하거나 생일 선물을 잊지 않도록 알림을 주고, Gmail 연동 시 중요한 이메일을 자동으로 선별해 아침에 알려주는 식이다.

오픈AI는 Pulse를 단순한 뉴스 요약 앱과 차별화하기 위해 ‘멈춤 구조’를 도입했다. 일정량의 정보를 보여주고 “오늘은 여기까지”라는 메시지로 마무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무한 스크롤을 유도하는 소셜미디어와 달리, 필요한 만큼만 정보를 제공해 사용자가 곧바로 일상으로 돌아가도록 돕는다는 철학을 담고 있다.

이 서비스는 현재 월 200달러(약 27만 원) Pro 구독자에게만 제공되며, 이후 Plus와 일반 사용자로 확대할 예정이다. 다만 연산 자원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오라클·소프트뱅크와 협력 중인 데이터센터 확충이 속도를 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사용자 맞춤형 기능은 Pulse의 또 다른 핵심이다. 사용자는 ‘내일은 지역 행사 소식을 알려줘’ 또는 ‘테니스 소식에 집중해줘’라고 직접 요청할 수 있으며, 카드에 대해 엄지손가락 버튼으로 피드백을 남기면 다음 날 브리핑이 점점 더 정교해진다.

오픈AI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한 ‘ChatGPT Lab’에서도, 사용자가 구체적으로 원하는 것을 제시했을 때 Pulse의 유용성이 크게 올라갔다는 결과가 확인됐다. 실제로 한 학생은 대화 속 캘린더 관리 이야기를 바탕으로 기차 시간표와 연계된 휴가 계획 제안을 받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몇 단계 앞의 해결책을 제공받았다”고 말했다.

물론 한계도 존재한다. 이미 끝낸 프로젝트에 대한 팁이 도착하거나, 기대와 맞지 않는 제안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Pulse는 사용자의 피드백을 기억해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개인화된 결과를 내놓도록 설계됐다.

오픈AI는 Pulse를 시작으로 더 먼 미래를 그리고 있다. 단순한 브리핑을 넘어, 사용자의 승인 아래 식당 예약을 대신하거나 이메일 초안을 작성하는 등 ‘에이전틱(Agentic) AI’로 진화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는 기존의 ‘질문-응답 패러다임’에서 ‘위임-실행 패러다임’으로 전환을 예고하는 중요한 신호다.

결국 Pulse는 단순한 아침 브리핑 앱이 아니라, AI가 스스로 준비하고 제안하는 능동적 파트너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성공 여부는 정보의 정밀도와 신뢰성, 그리고 대규모 연산 자원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무엇보다 Pulse는 “AI가 어디까지 우리 삶에 개입할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다시 던지며, 인공지능이 우리의 일상을 재편할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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