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리뷰]웰빙을 위한 숏폼
류성훈 기자
ryunow@metax.kr | 2026-03-12 09:00:42
보는 것보다 만드는 것이 만족을 완성한다.
[메타X(MetaX)]저자들은 “숏폼 이용 = 중독·시간낭비”라는 기존 프레임에서 벗어나, ‘이용자 인식이 만족도를 거쳐 주관적 웰빙(일상 변화)으로 이어지는 구체적 경로’를 실증한다. 단순히 “사람들이 왜 보느냐”가 아니라 “보는 과정에서 어떤 인식이 생기고, 그게 실제 삶의 집중력·감정·관계에 어떻게 변화를 일으키느냐”를 추적한 점이 차별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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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폼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 인식이 주관적 웰빙에 미치는 영향: 유튜브 쇼츠 이용자를 중심으로, 김도현, 김헌, 2025. |
숏폼 콘텐츠의 프레임 전환: 위험한 중독 매체에서 웰빙의 도구로
최근 미디어 연구의 주된 흐름은 숏폼 콘텐츠가 유발하는 중독성이나 시간 왜곡 등 부정적인 효과에 집중되어 왔다. 그러나 김도현과 김헌의 연구는 이러한 '위험성' 프레임에서 탈피하여 숏폼 이용이 어떻게 이용자의 주관적 웰빙을 촉진할 수 있는지 그 실증적 경로를 탐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시각을 제시한다. 연구진은 유튜브 쇼츠 이용자 845명을 대상으로 이용 동기, 가치 인식, 상호작용 수준이 만족도를 거쳐 인지적·정서적·사회적 웰빙으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을 분석했다. 본 연구는 단순히 "왜 보는가"를 넘어 숏폼 소비 과정에서 형성된 인식이 실제 삶의 집중력과 인간관계에 어떠한 실질적 변화를 일으키는지 숫자로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긍정적 유익함보다 강력한 부정적 인식의 영향력
본 연구에서 흥미로운 발견 중 하나는 숏폼 콘텐츠에 대한 가치 인식의 '비대칭적 효과'다. 분석 결과, 이용자가 숏폼을 재미있거나 유용하다고 느끼는 '긍정적 가치 인식'은 이용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beta=0.09, p=0.584). 이는 숏폼 소비가 이미 일상화되어 이용자들이 그 편익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포만 상태에 이르렀음을 시사한다. 반면, 자극성이나 중독성에 대한 '부정적 가치 인식'은 만족도를 즉각적이고 강력하게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beta=-0.29, p<.001). 결국 숏폼 플랫폼의 성공과 이용자 만족은 새로운 긍정적 요소를 추가하는 것보다 중독 방지나 클린 콘텐츠 강화 등 부정적 요소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제어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역설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보는 것보다 만드는 경험이 주는 만족감
연구는 숏폼 이용자를 단순히 알고리즘이 제공하는 영상을 소비하는 수동적 시청자로 한정하지 않고, 제작과 참여를 병행하는 '다차원적 상호작용자'로 규정했다. 분석 결과, 최근 일주일 내 동영상을 촬영하거나 공유하는 등 제작 및 참여 수준이 높을수록 이용 만족도가 유의미하게 상승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beta=0.10, p<.001). 이는 숏폼 플랫폼이 단순한 킬링타임용 매체를 넘어 개인의 창의성을 발현하고 사회적 존재감을 확인하는 능동적 참여의 장으로 기능할 때 이용자에게 더 큰 효용을 준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랫폼 운영자가 이용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단순 시청 환경 개선보다 제작 도구의 편의성을 강화하고 참여를 유도하는 기능을 확대해야 하는 실무적 근거가 여기에 있다.
디지털 만족의 실생활 전이: 주관적 웰빙을 향한 새로운 경로
논문의 핵심적인 결론은 유튜브 쇼츠에 대한 만족도가 이용자의 '주관적 웰빙'을 증진시키는 결정적인 매개체라는 점이다. 연구진은 주관적 웰빙을 추상적인 개념이 아닌 일상에서의 집중력, 기억력, 우울감 감소, 가족 및 지인과의 관계 등 8개의 구체적인 실생활 항목으로 측정했다. 분석 결과, 쇼츠 이용 만족도가 높을수록 이러한 다차원적 웰빙 지표들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개선되는 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beta=0.21, p<.001). 이는 숏폼이 흔히 오해받는 것처럼 단순한 '시간 도둑'이 아니라, 적절한 동기 인식과 참여적 이용이 전제될 경우 오히려 일상의 기능을 회복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긍정적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웰빙을 위한 숏폼 이용의 세 가지 조건
결론적으로 숏폼 콘텐츠가 이용자의 삶을 실제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한다. 첫째, 이용자가 스스로 이 콘텐츠를 소비해야 할 명확한 이유를 인지하는 '동기 인식'이 선행되어야 하며 (beta=0.62, p<.001), 둘째, 중독이나 선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낮출 수 있는 자기 통제와 플랫폼의 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셋째, 단순 시청을 넘어 직접 제작하고 공유하는 적극적인 참여 방식이 수반되어야 한다.
[METAX = 류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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