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Google 1:5,000 지도 국외반출 조건부 허가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6-03-06 09:00:00
“국내 통제권 유지” 속 글로벌 서비스 연계 허용
정부가 Google의 1:5,000 축척 지도 데이터 국외반출을 엄격한 보안 조건을 전제로 허가했다. 관계부처·기관으로 구성된 ‘측량성과 국외반출 협의체’는 2월 27일 회의를 열고, 지난해 11월 요구한 안보 보완사항이 반영됐다고 판단해 조건부 의결했다.
이번 결정은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절차에 따라 이뤄졌다. 협의체에는 국토교통부(국토지리정보원)를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정보원 및 민간위원이 참여했다.
허가 조건의 핵심은 ‘국내 가공·제한 반출·사후 통제’다. 우선 구글 맵스와 구글 어스 글로벌 서비스에서 대한민국 영토의 위성·항공영상은 관계 법령에 따른 보안처리가 완료된 자료만 사용하도록 했다. 과거 시계열 영상과 스트리트뷰에서도 군사·보안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가 의무화됐다.
좌표 표시도 제한된다. 대한민국 영토에 대한 좌표 노출을 제거하거나 제한하도록 조건을 부과했다. 또한 원본 데이터는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가공해야 하며, 정부의 간행 심사와 검토를 거친 데이터만 국외로 반출할 수 있다. 반출 범위 역시 내비게이션·길찾기 목적의 기본 바탕지도와 도로 등 교통 네트워크 정보로 한정된다. 등고선 등 안보 민감 정보는 제외된다.
사후 통제 체계도 포함됐다. 군사·보안시설 변경 시 정부 요청에 따라 국내 서버에서 신속히 수정해야 하며,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허가 중단이나 회수가 가능하다. 반출 전에는 ‘보안사고 예방 및 대응 프레임워크’를 수립해야 하고, 긴급 위협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기술적 조치, 이른바 ‘레드버튼’ 기능을 구현해야 한다. 한국 지도 전담관(Local Responsible Officer)의 국내 상주와 상시 소통 채널 운영도 의무화됐다.
협의체는 민감 정보는 국내 서버에서 처리하고 정부 확인을 거친 제한적 정보만 반출하는 구조를 통해 사후관리 통제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결정은 안보와 개방 사이의 균형을 모색한 사례로 해석된다. 1:5,000 축척 지도는 고정밀 데이터에 해당해 군사·보안시설 노출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정부는 좌표 제거, 영상 가림, 국내 가공 의무를 통해 취약 요인을 보완했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외국인 관광 활성화와 지도 서비스 기반 경제·기술 파급효과도 고려됐다. 협의체는 정부에 3차원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 공간 인공지능(Geo AI) 기술 개발 지원, 공간정보 산업 육성 및 전문인력 양성, 공공수요 창출 등을 포함한 종합 대책 마련을 권고했다. 구글에도 국내 공간정보·AI 산업과의 상생 방안 마련을 요청했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글로벌 지도 서비스의 국내 데이터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플랫폼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시에 국내 업계는 고정밀 3D 지도와 Geo AI 역량 강화를 서둘러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이번 조건부 허가는 안보 통제권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서비스 연계를 허용한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향후 조건 이행 점검과 보안사고 대응 체계의 실효성이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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