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tflix, AI 영화 제작 스타트업 인수
이든 기자
metax@metax.kr | 2026-03-09 09:00:00
“AI는 창작자를 대체하지 않는다”
Netflix가 영화 제작용 인공지능 기술 기업 InterPositive를 인수했다. 해당 기업은 배우이자 감독인 Ben Affleck이 설립한 스타트업으로, 영화 제작 과정에 특화된 AI 도구를 개발해 왔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창작자 중심의 AI 제작 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공식화했다.
넷플릭스는 3월 6일 뉴스룸을 통해 인수 사실을 발표하며 InterPositive 팀 전체가 넷플릭스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벤 애플렉은 회사의 Senior Advisor로 참여해 영화 제작용 AI 도구 개발에 계속 관여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기술 혁신이 스토리텔링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창작자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철학을 강조했다.
InterPositive의 AI는 일반적인 생성형 AI와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한다. 이 회사는 실제 영화 제작 환경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셋을 구축해 모델을 훈련시켰다. 벤 애플렉은 통제된 사운드스테이지에서 영화 촬영 환경을 재현하고, 카메라 렌즈 왜곡, 조명 변화, 촬영 구도, 편집 흐름 등 영화 제작에 특화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이러한 데이터는 AI가 단순 이미지를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과 편집의 논리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모델은 촬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제작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촬영 누락 장면을 보완하거나, 배경을 수정하고, 조명 오류를 교정하며, 편집 과정에서 장면의 시각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작업을 지원한다. 즉 AI가 영화를 대신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작 과정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활용되는 구조다.
벤 애플렉은 성명을 통해 스토리텔링의 핵심은 인간의 판단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십 년의 경험을 통해 형성되는 창작자의 판단과 감각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하며, AI는 감독과 촬영 감독, 편집자가 더 많은 선택권을 갖도록 돕는 기술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InterPositive 모델 역시 배우 연기 데이터 대신 촬영 기술 데이터 중심으로 학습하도록 설계됐고, 창작 의도를 보호하기 위한 사용 제한 장치와 영화 제작 언어 기반 인터페이스를 포함하고 있다.
넷플릭스의 AI 전략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넷플릭스 CTO Elizabeth Stone은 AI를 창작자를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의 비전을 실현하도록 돕는 도구라고 설명했다. 콘텐츠 총괄 책임자인 Bela Bajaria도 새로운 기술은 작가와 감독, 배우를 대체하기보다 창작자의 자유를 확장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최근 영화 산업에서 AI는 가장 논쟁적인 기술 중 하나로 떠올랐다. 배우 얼굴 합성 기술, AI 시나리오 생성, 자동 편집 시스템 등은 할리우드 노동조합과 플랫폼 기업 사이의 갈등을 촉발했다. 넷플릭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AI를 창작 보조 도구로 제한하는 방향을 강조하며 산업 내 균형을 모색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거래는 영화 산업과 기술 산업의 접점에서 세 가지 변화를 보여준다. 첫째, AI가 촬영과 편집, 후반 제작을 포함한 전체 제작 파이프라인에 도입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둘째, 범용 생성형 모델이 아니라 특정 산업에 맞춘 전문 AI 모델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이 제작 기술 기업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흐름이다.
AI는 이미 콘텐츠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스트리밍 산업의 핵심 기술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제 그 역할은 콘텐츠 소비를 넘어 제작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넷플릭스의 이번 인수는 AI가 영화 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하나의 방향을 제시한다.
그 방향은 분명하다. AI는 창작자를 대신하기 위한 기술이 아니라, 창작자가 더 강력한 도구를 갖도록 만드는 기술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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