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앱스토어 독점이 무너진다.

김하영 기자

hashe@metax.kr | 2026-03-06 11:00:00

앱 유통 생태계 20년 룰이 바뀐다
30% 수수료 체제의 균열
디지털 관문을 둘러싼 권한 배치의 변화

[메타X(MetaX)] 스마트폰이 등장한 지 15년이 넘었다. 그 긴 기간 동안, 앱을 설치하고 결제하고, 구독하는 방식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우리는 앱스토어에서 어플을 내려받고, 플랫폼의 결제 시스템을 통해 지불하고, 그 대가로 매출의 최대 30%를 플랫폼에 남겨왔다. 이 구조가 너무 오래 지속된 탓에, 하나의 관행을 넘어 상식처럼 받아들여졌다. 앱은 스토어에서 내려받고, 인앱 결제는 플랫폼을 거쳐야 하며, 수수료는 ‘시장 접근 비용’으로 여겨졌다. 개발사와 소비자 모두 그 질서 안에서 움직였고, 그 밖의 선택지는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물론,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두 개의 문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구조는 동일했다. 플랫폼이 문을 열어야 시장에 들어갈 수 있고, 플랫폼이 허용한 방식으로만 돈을 벌 수 있었다. 이 질서는 오랫동안 효율로 설명됐다. 보안과 편의, 그리고 신뢰의 대가라는 논리였다.

@ChatGPT

그러나 2026년 7월, 그 구조가 처음으로 외부의 힘에 의해 열린다. 미국 법원의 판결과 EU의 디지털시장법, 그리고 각국 경쟁당국의 압박이 동시에 작동하면서, 플랫폼이 독점해 온 유통과 결제의 결합 구조가 재설계되기 시작했다.

이것은 단순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니다. 수수료율 조정이나 정책 일부 수정의 문제 또한 아니다. 플랫폼이 설계하고 유지해 온 유통 질서(Distribution Order) 자체의 변경이다. 20년 가까이 유지돼 온 ‘앱 유통의 기본 규칙’이 처음으로 제도와 판결에 의해 재설계되는 순간이다.


앱 유통의 기본 규칙 = 폐쇄형 유통 + 결제 강제 + 수수료

왜 이 구조가 이렇게 오래 유지되었을까?
그 답은 간단하다. 앱스토어를 가지고 있던 구글과 애플이 유통과 결제를 분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정 앱을 스토어에 등록하려면 플랫폼의 심사를 거쳐야 했고, 결제는 플랫폼이 제공하는 인앱 결제 시스템을 통해서만 처리할 수 있었다. 환불 정책과 구독 관리, 업데이트 배포, 검색과 추천 알고리즘까지 하나의 체계로 묶였다.

덕분에 개발사들은 그 체계 안에 들어오는 순간 전 세계 사용자에게 빠르게 접근할 수 있었다. 별도의 유통망을 구축할 필요도, 결제 시스템을 직접 운영할 필요도 없었다. 소비자 역시 플랫폼이 보증하는 보안과 결제 신뢰를 전제로 앱을 구매했다. 

이 모델은 분명 효율적이었지만, 동시에 지나치게 폐쇄적이었다.

플랫폼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결제 시스템; ChatGPT

외부 결제 링크를 안내하는 행위는 제한됐고, 경쟁 앱마켓을 자유롭게 설치하거나 홍보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수수료는 최대 30%로 고정되었고, 개별 협상의 여지는 거의 없었다.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플랫폼을 떠나는 순간, 시장을 떠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유통과 결제가 결합된 구조는 플랫폼에 강력한 통제력을 부여했다. 플랫폼은 단순한 유통 채널이 아니라, 시장의 입구이자 규칙을 정하는 주체가 되었다.

이 구조에 처음 균열을 낸 주체는 게임사였다.
게임은 매출 규모가 크고, 이용자를 직접 보유한 산업이었기 때문에, 높은 수수료는 곧 수익 구조의 핵심 변수였고, 플랫폼 의존도는 전략적 위험이 되었다. 그래서 게임 산업에서 가장 먼저 이 룰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기 시작했다.


안드로이드: Epic v. Google이 만든 ‘강제 개방’
2020년 8월, 에픽게임즈는 '포트나이트' 안에 자체 결제 시스템을 고의로 삽입했다. 이는 구글 플레이 정책을 명백히 위반하는 행위였다. 그러나 우발적 선택이 아니었다. 에픽은 수 개월 간의 준비 끝에 이 조치를 단행했고, 동시에 반독점 소송을 제기했다. 목적은 분명했다. 인앱 결제 강제와 30% 수수료 구조를 법정에 세우는 것이었다.

[메타X(MetaX)] 에픽게임즈가 공개한 구글 소송 관련 게시글; https://www.epicgames.com/site/en-US/free-fortnite-faq

구글은 즉시 포트나이트를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에픽은 그날 바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 사건은 단순 계약 분쟁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구조를 겨냥한 반독점 소송으로 확장됐다.

2023년 12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배심원단은 만장일치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앱 유통 및 결제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 지위를 유지해 왔다고 평결했다. 이 평결은 “구글 플레이의 결제 강제 및 경쟁 앱마켓 차단 관행이 반경쟁적”이라는 판단이었다.

구글은 즉시 항소했지만, 2025년 10월 미국 연방대법원은 구글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하급심의 시정 명령은 효력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 시행 중인 핵심 조치(시정 명령)는 다음과 같다. 우선, 개발자가 앱 내에서 외부 결제 수단을 자유롭게 안내·링크할 수 있도록 허용, 구글 플레이 결제 시스템 외의 대체 결제 사용 허용, 가격 책정에 대한 제약 완화 등이다. 이 조치는 2025년 10월 말부터 미국 내에서 단계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2026년 7월은 상징적인 분기점으로 남아 있다. 법원이 명령한 구조적 시정 조치가 선언을 넘어 이행 단계로 전환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그 범위에는 경쟁 앱스토어에 대한 실질적 접근성 확보가 포함된다. “구글 플레이 = 안드로이드”라는 등식이 처음으로 법적 제약을 받는 순간이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2026년 초 에픽과 구글이 일부 쟁점을 둘러싼 합의를 제출하면서, 법원은 해당 합의가 기존 금지 명령의 실효성을 약화시키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했다. 경쟁사들 역시 유사한 문제를 지적했다.
이는 판결 이후에도 개방의 범위와 조건을 둘러싼 해석 싸움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iOS: EU DMA가 만든 ‘제도적 개방’과 그 불완전함
안드로이드가 법원 판결로 열리고 있다면, iOS는 규제로 열리고 있다.

EU는 2024년 디지털시장법(Digital Markets Act, DMA)을 본격 시행하며 애플을 6개의 ‘게이트키퍼’ 중 하나로 지정했다.

[메타X(MetaX)] EU의 DMA에서 지정한 6개의 게이트키퍼; https://ec.europa.eu/commission/presscorner/detail/en/ip_23_4328

이에 따라 애플은 EU 내에서 대체 앱마켓 허용과 외부 결제 안내 허용 등 구조 변경을 단행했고, 2024년 초 iOS 17.4 업데이트를 통해 대체 앱 배포 및 외부 결제 옵션을 도입했다.

그러나 문제는 ‘허용’의 조건이었다.

애플은 Core Technology Fee(CTF)를 도입했다. EU에서 연간 100만 회 이상 설치되는 앱에 대해 설치 1건당 0.5유로를 부과하는 구조였다. 무료 앱이라도 대규모 설치가 발생하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5년 4월, 애플이 DMA의 취지를 충분히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하고 5억 유로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주요 이유는 “대체 유통 채널 이용을 실질적으로 억제하는 구조”라는 점이었다.

애플은 이후 정책을 재개편했다. CTF를 폐지하고, 매출 연동 방식의 Core Technology Commission(CTC)로 전환했다. 대체 결제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일정 수준의 스토어 서비스 수수료를 부과하는 복합 구조를 설계했다.

[메타X(MetaX)] CTF 폐지 및 CTC로의 전환 관련 애플 공식 게시글; https://developer.apple.com/support/core-technology-fee/

표면적으로는 최대 수수료율이 30%에서 약 20%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실제 부담률은 신규 사용자 여부, 선택한 서비스 티어, 결제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진다. 구조는 단순해지지 않았다.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기술적으로는 개방했지만, 조건 설계로 실질 접근을 조정하는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EU 집행위원회 역시 애플의 DMA 준수 방식에 대해 추가 검토를 진행 중이다.

현재의 쟁점은 단순히 ‘열렸는가’가 아니다.
이미 애플은 대체 앱마켓과 외부 결제를 허용했다. 그러나 수수료 구조와 기술 요건, 사용자 안내 방식까지 모두 플랫폼이 설계한다면, 개방의 폭은 여전히 플랫폼의 손에 남는다.
결국 문제는 개방이 아니라, 그 설계 권한이 어디에 남는가다.


‘EU 밖’으로 번지는 개방: 글로벌 확산
이 흐름은 EU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앱 유통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제 여러 국가의 경쟁정책 의제로 확장되고 있다.

2025년 12월, 브라질 경쟁당국(CADE)은 애플과의 합의를 승인했다. 이 사건은 라틴아메리카 최대 이커머스 기업 메르카도리브레가 2022년 제기한 반독점 문제 제기에서 출발했다. 약 3년간 이어진 조사 끝에, 애플은 브라질 iOS 생태계에서 제3자 앱스토어와 대체 결제 수단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구조를 조정하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이 변화가 장기간의 법원 판결이 아니라, 경쟁당국의 압박과 행정 합의만으로 도출됐다는 점이다. 이는 사법 판결 없이도 플랫폼 정책이 수정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송을 통한 개방’이 아니라, ‘행정 규제를 통한 조정’이라는 새로운 경로다.

한국은 2021년,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9호의2를 신설해 앱마켓 사업자의 특정 결제 방식 강제를 금지했다. 그러나 법 시행 이후에도 실효성 논란은 이어졌다. 구글은 제3자 결제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부과했고, 애플 역시 유사한 구조를 유지했다. 수수료율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에서, 형식적 허용과 실질적 부담 사이의 간극이 지적됐다.

[메타X(MetaX)] 한국의 전기통신사업법 제50조 제1항 제9호의2; 국가법령정보센터 홈페이지 발췌

방송통신위원회와 공정거래위원회는 반복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했고, 과징금 부과 및 제도 보완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인앱결제 강제 금지 조항의 실효성을 높이는 추가 입법 논의가 재개되는 분위기다.

한국의 사례는, 개방의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제 효과는 수수료 구조와 세부 조건 설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일본은 2024년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경쟁촉진법’을 통과시켜, 주요 플랫폼 사업자에게 대체 앱스토어 허용과 결제 선택권 확대를 요구했다. 시행은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다.

인도 경쟁위원회(CCI) 역시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 관행에 대해 반독점 판단을 내리고 시정 명령과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EU → 미국 → 브라질 → 한국 → 일본·인도 등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이제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모바일 유통의 폐쇄 구조를 재검토하는 움직임이 다수 권역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역별 방식은 다르지만, 문제의식은 유사하다. 플랫폼이 유통과 결제를 동시에 통제하는 구조가 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다.


개발자·소비자·플랫폼의 손익계산서
이 변화가 모두에게 일방적 이익을 주는 것만은 아니다.

우선, 개발자에게는 분명한 기회가 있다. 수수료 부담을 줄이고, 결제 수단을 다양화하며, 이용자와 직접 거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특히 대형 게임사처럼 자체 브랜드와 결제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에게는 전략적 자율성이 확대된다.
그러나 그에 따른 비용도 발생한다. 복수 앱스토어 대응,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 보안·환불·사기 대응 관리 등 새로운 책임이 뒤따른다. 기존에는 플랫폼이 대신하던 기능을 스스로 감당해야 한다. 자원이 충분한 기업에게는 선택지지만, 소규모 개발사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소비자는 이론적으로 가격 경쟁과 선택권 확대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 결제 수단이 다양해지고, 일부 서비스는 플랫폼 수수료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실은 단순하지 않다. EU 집행위원회와 각종 시장 분석 자료에 따르면, 수수료 인하가 항상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또한 대체 앱스토어가 증가할 경우 보안 위험과 피싱 리스크 관리가 새로운 과제로 떠오른다. 통제된 환경의 안정성과 개방된 환경의 경쟁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 것인가가 쟁점이 된다.

플랫폼에는 수수료 수익 감소라는 명확한 리스크가 있다. 앱스토어 수수료는 양사 서비스 매출의 중요한 축이다. 그러나 동시에, 규제 준수는 더 큰 법적 리스크를 완화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플랫폼은 완전한 개방이 아니라, 조건 설계를 통해 수익 구조를 재조정하려 한다. 수수료 체계를 복합화하고, 서비스 티어를 세분화하며, 기술 요건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긴다.
개방은 선언으로 끝나는가, 아니면 설계의 문제로 이어지는가.

모바일 생태계의 다음 국면은 ‘열렸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열렸는가’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


“앱스토어 독점의 균열”이 의미하는 것
2026년 7월은 끝이 아니다. 구조가 바뀌기 시작하는 지점이다.

미국에서는 판결을 통해, 유럽에서는 규제를 통해 앱 유통의 관문이 재설계되고 있다. 플랫폼이 유통과 결제를 동시에 통제해 온 15년의 질서가 처음으로 외부 권력에 의해 제약을 받는다. 이는 수수료율의 조정이 아니라, 권한의 배치가 바뀌는 사건이다.

그러나 개방은 자동으로 경쟁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체 앱마켓을 허용하고 외부 결제를 인정하더라도, 수수료 구조와 기술 요건, 사용자 경험 설계가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따라 실제 경쟁의 폭은 달라진다. 플랫폼은 여전히 조건을 설계하는 위치에 있다.

따라서 진짜 쟁점은 ‘열렸는가’가 아니다.
누가 그 구조를 설계하는가다.

모바일 생태계의 규칙은 균열을 맞았다. 이 균열이 분산된 경쟁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형태의 통제로 재구성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2026년 7월은 독점의 붕괴를 선언하는 날이 아니라, 유통 질서를 설계할 권한이 움직이기 시작하는 시점이다. 

개방은 이미 시작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권한이 어디에 귀속되는가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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