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메타버스전문대학원에서는 2025년 4월 12일 서울 서강대 마테오관에서 ‘가상자산과 디지털 경제의 미래’를 주제로 제1회 메타버스 비즈니스랩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메타버스 기반 전략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CPSR 프레임워크(Coordination, Project, Seminar, Research)의 첫 세미나로, 가상자산과 메타버스 산업의 접점에 주목하는 연구자와 실무자들의 높은 관심 속에 진행됐다.
세 차례의 발표와 질의응답 세션으로 구성된 본 세미나는 ▲디지털 자산의 전략적 가치, ▲예측 시장 기반의 정보 금융 진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한 글로벌 금융구조 재편 등 디지털 경제의 세 가지 축을 심도 있게 조명했다.
① 암호화폐, 전략자산이 되다
– 미국의 ‘디지털 국채’ 실험과 지정학적 패러다임 전환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정민 연구자는 2025년 초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일련의 행정명령들을 분석하며, 암호화폐가 전략자산으로 격상될 수 있다는 미국 정부의 정책적 메시지를 짚어냈다. 그는 이 같은 흐름이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디지털 자산이 국가 경제 전략에 편입되는 전환점임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 연구자는 이러한 전략자산화 움직임을 세 가지 측면에서 해석했다. 먼저 경제적 측면에서는 기존 고정금리 4.5%의 국채 구조를 대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암호화폐 연동 하이브리드 국채’가 시뮬레이션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당 구조는 1%의 저금리를 기본으로 하되, 나머지 수익률을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의 시장 상승률에 연동시켜 국가 부채에 대한 이자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디지털 자산의 성장성과 연계하려는 재정 전략이다.
경영적 관점에서는 스테이블코인 기반의 디지털 화폐 결제 경험을 강화함으로 글로벌 금융 사용자들을 락인(lock-in)시키는 전략이 추진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디지털 환경에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서비스 품질을 통해 기축통화로서 달러의 지위를 지키려는 시도라고 해석된다.
마지막으로 보안적 측면에서는 분산원장 기술이 제공하는 시스템 복원력과, 영지식증명(Zero-Knowledge Proof)을 통한 데이터 무결성과 프라이버시 보호 기능이 부각됐다. 이정민 연구자는 이러한 기술 기반의 보안 강화가 지정학적 위기, 사이버 공격, 시스템 마비 등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발표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략자산으로 명시한 암호화폐 다섯 종 —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리플(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 의 기능적 분화를 주목했다. 각 자산은 ▲탈중앙화된 가치 저장, ▲스마트 계약 기반 플랫폼, ▲금융 인프라 브릿지 역할, ▲고속 처리 기반의 거래 시스템, ▲검증에 최적화된 블록체인 아키텍처 등 서로 다른 기술적 강점을 갖고 있으며, 이는 디지털 경제 전환을 실질적으로 떠받치는 자산 구조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② 예측시장, 디지털 집단지성의 금융화
– “Put your money where your mouth is”의 구조적 진화
정종찬 TREPA 대표는 두 번째 발표에서 ‘Prediction Market and Flavors of Information Finance’라는 주제로 예측시장의 정보 금융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예측 시장을 “말에 돈을 거는 구조”라고 정의하며, 참여자가 실제 자금을 스테이킹함으로써 발언의 신뢰도가 검증되는 ‘집단지성 기반 금융 메커니즘’으로 설명했다.
폴리마켓(Polymarket)을 사례로 든 정 대표는 예측시장의 가격이 ‘사건 발생 확률에 대한 집단적 기대의 시장 표현’임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7월 이전 러시아-우크라이나 휴전’이라는 이벤트가 0.6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면, 이는 시장이 해당 사건이 실제로 일어날 확률을 63%로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때, 이벤트가 발생한다고 보는 투자자는 0.63달러를 지불하고 베팅(토큰 구매)을 하며, 이벤트가 실제 발생하면 1달러를 수령한다. 반대로,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는 투자자는 0.37달러를 지불하고 'No' 포지션에 베팅하며, 해당 시나리오가 맞으면 1달러를 받는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집단적으로 확률을 평가하고, 그 결과가 가격으로 나타나는 구조임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TREPA는 기존의 단순 이진 보상 구조를 넘어, 참여자의 의견을 수치화하고, 예측 정확도에 따라 차등 보상하는 구조를 실험 중이다. 특히 정 대표는 “무엇이 옳은가”라는 주관적 질문에도 예측시장 모델을 적용할 수 있으며, 보상이 24시간 내 정산됨으로써 ‘실시간 여론 반영 시스템’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③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달러 패권의 핵심축
– 국채 보유액이 중앙은행을 넘어서다
마지막 발표자인 임주영 연구자는 스테이블코인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인프라로 부상하는 핵심 축으로 분석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한 가격 안정화 도구가 아닌, 통화정책과 국제금융의 구조를 재편하는 디지털 화폐 형태로 진화 중이라고 밝혔다.

스테이블코인은 ▲법정화폐 담보형(USDT, USDC), ▲암호화폐 담보형(DAI), ▲알고리즘 기반형(UST), ▲상품 담보형(PAXG) 등 네 가지 유형으로 구분된다. 이 중 USDT는 2025년 기준 약 980억 달러의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일부 신흥국 중앙은행보다 많은 외환보유액이다. 이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디지털 달러’의 확장이 현실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현재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의 약 75%를 차지하며, 일일 거래량이 3,000억 달러를 넘어선다. 특히 통화 신뢰도가 낮은 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 터키 등에서는 실생활 금융에서 스테이블코인이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이는 달러의 간접적 확장성과 블록체인 기반 금융인프라의 잠재력을 동시에 입증한다.
향후 비즈니스랩은 Seminar, Coordination, Research 단계를 넘어 Project 영역까지 확대되며, 다양한 전공자와 산업계 전문가들의 참여로 ‘메타버스 기반 전략경영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갈 예정이다.
이번 세미나는 단순한 학술 교류를 넘어, ▲디지털 자산의 전략화, ▲예측시장의 정보금융 진화, ▲스테이블코인의 글로벌 금융 편입이라는 세 가지 핵심 트렌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 ‘디지털 경제 미래전략’의 장이었다.
서강대 메타버스전문대학원 메타버스비즈니스학 이석근 주임교수는 “메타버스는 이제 현실 경제와 불가분의 관계이며, CPSR은 그 연결 고리를 설계하는 전략적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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