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항공사 후지드림항공(FDA, 본사 시즈오카)이 퇴역한 항공기의 볼트와 너트를 활용해 모래시계, 비행기 모형, 피규어 등 아트 상품으로 재탄생시켰다. 아이치현의 동네 공장과 손잡고 진행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폐자재 활용과 지역 제조 기술의 융합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번 업사이클링 대상은 2024년 3월 퇴역한 FDA 4호기다. 이를 통해 총 19종의 상품이 제작됐다. 모래시계, 비행기 모형, 휴대폰 거치대, 벽시계, 사람형 피규어 ‘볼트맨’ 등으로 구성됐으며, 가격대는 4천 엔에서 3만 엔 사이다.

제작에는 아이치현 야토미시에 위치한 도모다 공업이 참여했고, 절삭·용접 기술을 보유한 장인들이 손수 제작에 나섰다. 판매는 FDA 공식 온라인 스토어를 통해 이뤄지며, 항공 팬층을 직접 공략한다.
퇴역 항공기에서 나오는 부품은 그동안 대부분 폐기돼 왔다. FDA는 이를 창의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사이클(upcycle) 전략을 선택했다. 환경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브랜드 가치를 높이려는 것이다. 이미 과거에도 구형 승무원 유니폼을 곰인형으로, 사용 기한이 지난 구명조끼를 파우치로 바꾸는 등 다양한 업사이클 시도를 해왔다. 이번에는 금속 부품을 아트 오브제로 탈바꿈시켜, 항공 팬들의 수집 욕구와 친환경 가치를 동시에 겨냥했다.
이 프로젝트는 사회·경제적으로도 의미가 크다. 먼저 지역 산업과의 협업 효과가 두드러진다. 소규모 제조업체의 정밀 가공·용접 기술이 활용되면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제품”이 탄생했다. 항공사와 동네 공장의 만남은 지역 산업과 장인 기술을 재조명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ESG 트렌드와 소비자 경험이 결합됐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 의식이 높아진 시대, ‘스토리를 가진 상품’은 소비자에게 특별한 가치를 부여한다. 아울러 지방 항공사의 수익 다각화라는 측면도 있다. 항공 수익 의존도가 높아 불안정한 구조에서, 업사이클 굿즈는 교통 서비스와 제조업을 연결하는 새로운 수익 모델로 평가된다.
앞으로는 객실 내부 장비나 엔진 부품 등으로 상품군을 확대해 국내외 항공 팬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장인 수작업 중심의 제작 방식은 대량 생산에 한계가 있어 공급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지속 가능한 생산 체계를 어떻게 마련할지가 과제로 남는다.
FDA의 ‘폐자재 아트’ 프로젝트는 단순한 굿즈를 넘어, “항공 × 지역 산업 × 지속가능성”이라는 새로운 실험의 장이 되고 있다. 퇴역 항공기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이번 도전은 항공사의 사회적 책임(CSR)을 넘어 지역 재생의 모델 케이스로서도 의미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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