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 보안, 보이지 않는 지능, 친환경 인프라, 하이브리드 전략… 미래 경쟁력의 핵심
가트너의 ‘Top 10 Strategic Technology Trends 2025’를 통해 알아보는 2025 전략기술 트렌드
2025년을 준비하는 조직에게 ‘컴퓨팅’은 더 이상 단순한 IT 자산이 아니다.
가트너는 ‘전략 기술 트렌드 2025’ 보고서에서 두 번째 핵심 테마로 ‘컴퓨팅의 새로운 프론티어(New Frontiers of Computing)’를 제시했다.
이 테마는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닌, 기업의 구조와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컴퓨팅 환경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Theme 2. 컴퓨팅의 새로운 프론티어(New Frontiers of Computing)
컴퓨팅의 새로운 프론티어, 혹은 새로운 컴퓨팅의 지평(New Frontiers of Computing)으로 번역되는 이 개념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조직 전반이 기존의 컴퓨팅 방식과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재고하고, 보다 유연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함을 촉구하는 방향성을 담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컴퓨팅 기술은 단순한 도구가 아닌 비즈니스 전략의 핵심 기반이 되고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컴퓨팅 환경이 보다 보안에 강하고, 에너지 효율적이며, 물리적 한계를 넘어서는 형태로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새로운 컴퓨팅의 지평’은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서 조직이 어떻게 새로운 기술들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이 주제 아래에서는 양자 컴퓨팅에 대비한 보안 강화, 보이지 않는 지능형 환경 구축, 지속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 그리고 다양한 컴퓨팅 시스템의 융합 등 다양한 세부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으며, 각 기술은 조직의 미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가트너 사에서 말하는 컴퓨팅의 새로운 프론티어의 개념에 속하는 4개의 트렌드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자.
Trend 04. 포스트 양자 암호화 (Post-Quantum Cryptography)
양자 컴퓨터의 위협, 새로운 암호화 전략으로 대응하라.
포스트 양자 암호화, 'PQC'는 양자 컴퓨터의 등장으로 인해 기존 암호 방식이 무력화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차세대 암호 기술을 의미한다. 즉, 양자 공격에도 안전한 새로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표준화하려는 움직임을 뜻하는데, 기존의 공개키 암호 방식은 대다수가 양자 컴퓨터에 의해 쉽게 깨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술을 이용해 양자 컴퓨팅 시대를 대비하여 민감한 데이터를 보호하고, 금융, 의료,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보안 수준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장기적으로 데이터를 안전하게 저장해야 하는 기업들에게는 필수적인 기술로 여겨진다.
대표적인 PQC 알고리즘 유형
그러나 현재의 포스트 양자 암호화 알고리즘은 기존 암호화 기술을 단순히 대체할 수는 없다. 애플리케이션 테스트와 코드 재작성은 필수적이며, 성능 저하와 높은 구현 비용은 초기 도입의 주요 걸림돌로 작용한다. 특히, 양자 컴퓨팅이 상용화되기 전까지 이러한 기술을 선제적으로 도입하려는 기업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트 양자 암호화는 단순히 기술적인 발전만으로 해결될 수 없으며, 전략적 도입 계획과 글로벌 협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양자 컴퓨팅의 보안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안전한 디지털 환경을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미국 NIST(미국 표준기술연구소)에서는 2016년부터 PQC 표준화를 위한 공모전을 진행해 왔는데, 이 공모전은 양자 컴퓨터 시대에 안전한 암호화 기술을 발굴하고, 차세대 국제 표준을 선정하기 위한 중요한 프로젝트이다.
6년간의 치열한 평가 끝에, 2022년에는 Kyber(암호화)와 Dilithium(서명) 등이 최종 표준 후보(Finalist)로 선정되었으며, 곧 NIST의 공식 PQC 표준으로 채택될 예정인데, 이는 전 세계 기업들이 양자 컴퓨팅 시대에 대비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
Trend 05. 환경 속 보이지 않는 지능 (Ambient Invisible Intelligence)
기술을 '느끼지 않아도' 기술이 작동한다
환경 속 보이지 않는 지능이란, ‘주변 인식 지능’이라고도 표현하는데, 보다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경험을 위해 환경에 눈에 띄지 않게 통합된 기술을 의미한다. 즉, 우리가 기술을 직접 조작하거나 의식적으로 사용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우리를 돕고 문제를 해결해주는 기술을 뜻한다.
해당 기술은 기술이 환경 속에 숨겨져 있어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으며 사용자의 행동에 반응하기 때문에 특별한 지식 없이도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예를 들어 스마트 홈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와 사용자 편의성 향상을 지원한다. 스마트 스피커는 사용자가 음성 명령만으로 조명, 난방,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여 일상생활을 더 간편하게 만든다.
또한, 물류와 제조 분야에서는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제품의 추적 및 관리가 보다 용이해진다. 예를 들어, IoT 센서를 활용하면 실시간 위치 추적과 재고 관리 자동화가 가능해져, 운영 비용을 줄이고 업무 프로세스를 최적화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전반적으로 운영 효율성 향상과 비용 절감을 통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다.
하지만 이 기술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도전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우선, 사용자가 환경 속에서 수집되는 데이터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투명하게 이해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데이터 수집 전에 사용자의 명확한 동의를 확보해야 한다. 물론, 이는 법적·윤리적 기준을 충족하는 수준이어야 한다. 또한 사용자가 태그를 비활성화하거나, 데이터의 악용 가능성을 의심할 경우, 기술의 활용도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높은 수준의 보안 체계와 투명한 데이터 관리 정책이 필수적이다.
Amazon의 Alexa는 스마트 홈 관리에 활용되는 대표적인 사례로, 사용자의 요청에 따라 조명, 음악, 날씨 정보를 제공하며, 환경 속에서 자연스럽게 작동합니다. 이는 사용자의 삶을 보다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
Walmart는 IoT 기술을 활용하여 물류 추적과 관리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있다. IoT 센서를 사용해 재고를 자동으로 추적하고, 배송 상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여 물류 관리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있다.
Trend 06.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 (Energy-Efficient Computing)
환경과 비용을 동시에 생각하는 '지속 가능한' 컴퓨팅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은 더 효율적인 아키텍처, 알고리즘, 하드웨어를 설계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활용하여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컴퓨팅 기술을 말한다.
효율적인 아키텍처와 알고리즘 설계를 통한 소프트웨어 최적화, 저전력 프로세서와 같은 에너지 효율적 하드웨어의 도입,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의 인프라 전환 등이 해당한다.
이러한 변화는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불어 탄소중립 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이 가능하며, ESG 경영에 대한 시장의 요구도 충족할 수 있다. 특히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강화되는 환경 규제는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의 도입을 가속화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환 과정에는 상당한 과제가 따른다. 우선 새로운 하드웨어와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에 막대한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기존 시스템에서 새로운 플랫폼으로의 이전 과정도 복잡하고 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친환경 에너지 수요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오히려 에너지 비용이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으로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 기업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단계적 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초기 비용 부담을 감안하더라도 적극적인 투자를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이는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 요소가 될 것이다.
Microsoft는 지속 가능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여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이 데이터 센터는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친환경 설계와 최적화된 알고리즘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Google은 100% 재생 에너지를 기반으로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는 목표를 세웠다. 태양광과 풍력 에너지를 활용하여 탄소 중립 목표를 달성하려는 구글의 노력은 글로벌 기업의 지속 가능성 전략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Trend 07. 하이브리드 컴퓨팅 (Hybrid Computing)
클라우드·엣지·온프레미스, 모든 것을 연결하라
하이브리드 컴퓨팅이란, 클라우드, 엣지, 온프레미스 등 다양한 컴퓨팅 메커니즘을 결합하여 복잡한 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이 기술은 각 컴퓨팅 방식의 장점을 활용해, 데이터 처리와 분석의 속도와 정확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예를 들어,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규모 데이터 저장과 분석에 적합하며, 엣지 컴퓨팅은 실시간 데이터 처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강점을 보인다. 이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컴퓨팅은 이질적인 요구 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기업들에게 유연성과 확장성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컴퓨팅은 기업들에게 실시간 데이터 분석, 고급 AI 구현, 개인화 서비스 제공 등의 강력한 이점을 제공하는데, 우선 자율주행 자동차와 같은 기술에서 엣지 컴퓨팅은 차량 주변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한다. 또한 클라우드의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활용하여 복잡한 AI 모델을 훈련하고, 엣지에서는 훈련된 모델을 활용해 빠른 예측과 응답을 제공한다. 하이브리드 컴퓨팅은 또한,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으며 이는 소매업, 헬스케어, 금융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 가능하다.
하이브리드 컴퓨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자율주행 자동차를 들 수 있다. 이 기술은 클라우드와 엣지 컴퓨팅의 결합을 통해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가능하게 한다.
우선 엣지 컴퓨팅으로 차량의 센서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즉시 분석하여 주변 상황에 대응한다. 또, 클라우드 컴퓨팅은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율주행 알고리즘을 훈련하고,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최적화를 지원한다.
이 외에도, 제조업에서는 스마트 공장에서 하이브리드 컴퓨팅을 활용하여 실시간으로 생산 라인을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감지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이점은 기업의 운영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며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컴퓨팅 도입에도 몇 가지 도전 과제가 따른다.
우선, 다양한 컴퓨팅 방식이 결합되면서 당연히 시스템 설계와 운영도 복잡해지고 이를 관리하는 전문 지식과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또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통합, 네트워크 인프라 업그레이드 등에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며 각기 다른 컴퓨팅 메커니즘 간의 원활한 데이터 교환과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기 위해 정교한 통합 전략 까지 필요하다. 게다가 데이터가 다양한 환경(클라우드, 엣지, 온프레미스)에서 이동하며 처리되기 때문에 보안 관리가 더욱 복잡해지고 취약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다양한 컴퓨팅 방식이 혼합되는 만큼, 정교한 설계와 전문 인력이 필수적이다.
컴퓨팅 환경의 진화는 전략의 진화로 이어진다
가트너가 제시한 ‘컴퓨팅의 새로운 프론티어’는 단순한 기술 트렌드가 아니다. 이는 조직의 전략, 인프라, 그리고 미래 경쟁력의 본질을 바꾸는 흐름이다.
포스트 양자 암호화는 미래 보안 환경을 대비하고, 보이지 않는 지능은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며, 에너지 효율적 컴퓨팅은 ESG와 비용 절감의 해답을, 하이브리드 컴퓨팅은 유연성과 속도를 동시에 제공한다.
이제 기업과 조직은 단순히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는 수준을 넘어, 어떤 기술을 언제, 어떻게 전략적으로 통합할 것인가에 대한 관점 전환이 요구된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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