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3일 개막 예정인 일본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에서는 KDDI가 주도하는 ‘가상 미래의 도시(Virtual Future City)’ 프로젝트가 정식 공개된다. 이 사업은 KDDI의 Web3 기반 메타버스 플랫폼 ‘αU(알파유)’를 통해 구현되며, 참가자들은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 2030년대 근미래의 도시를 체험할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일본 정부가 주도하는 미래사회 쇼케이스 ‘퓨처 라이프 박람회’의 핵심 전시로, 단순한 가상 공간 구현을 넘어 사회 문제 해결과 시민 참여형 디지털 체험이라는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 도시 설계: 상상과 기술이 융합된 공공 메타버스
‘가상 미래의 도시’의 공간 설계는 공상지도 작가 이마이즈미 타카유키가 감수했으며, 도시 지역과 지방 도시 지역의 2중 구조로 구성돼 있다.

이 공간은 단순한 가상 재현을 넘어 도시가 기업과 시민의 아이디어로 함께 만들어지는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건축가 오무라 류헤이는 도시 곳곳의 상징적 건축물을 통해 다양한 가치관이 공존하는 열린 도시 이미지를 구체화했다.
실제로 각 도시 공간에는 참가 기업들의 기술이 반영된 다양한 솔루션이 실장돼 있으며, 참여자가 문제를 직접 탐색하고 해결하는 체험 중심 구조를 갖춘 것이 특징이다.

전시에 참여한 기업은 히타치 제작소, 쿠보타, 가와사키 중공업, 고베 제강소, IHI, 고마쓰 제작소, 간사이전력, 아오키 아스나로 건설, 미쓰이 상선 등 총 9개사다. 이들 기업은 환경, 인구 감소, 노동력 부족 등 2030년대 일본이 마주할 수 있는 복합 사회 문제를 설정하고, 이를 자사의 첨단 기술로 해결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다.

■ 체험 설계: 참여자가 직접 도시를 바꾼다
체험자는 메타버스 내 도시 공간을 탐험하며 ‘미라이 리서치’ 활동을 수행한다.
탐험 중에는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법을 접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리서치 노트’를 갱신하게 된다. 이 노트가 완성되면, EXPO2025 DIGITAL WALLET과 연동되어 디지털 NFT 보상을 받게 되는 구조다.
이러한 참여형 체험 설계는 단순 관람형 전시에서 벗어나, 체험자 개개인의 선택과 행동이 전시 내용을 바꾸는 상호작용적 메타버스 설계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버추얼 미래 극장’: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잇는 몰입형 시뮬레이션
이 프로젝트에는 KDDI와 히타치가 함께 기획한 ‘Mirai Theater(미라이 극장)’의 가상 버전도 포함된다.
‘미래는 스스로 바꿀 수 있다’는 메시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이 콘텐츠는 실제 엑스포 현장에서 진행되는 체험형 극장을 메타버스에서도 완전히 구현해냈다.
이 극장은 사이버 공간 내에서 미래 사회 시나리오를 참가자가 선택하고, 그에 따라 도시의 모습이 실시간으로 변하는 시뮬레이션을 제공한다.
또한, 앱을 통해 모바일에서도 접속 가능하게 해, 시공간의 제약을 넘는 메타버스 기반 전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 기술적 의의: Web3 기반의 체험과 보상 구조
KDDI의 αU 플랫폼은 Web3 기반 기술을 적용해, 단순한 메타버스 플랫폼을 넘어 기록·보상·참여의 선순환 구조를 구현했다.
사용자는 ‘미라이 리서치’를 통해 얻은 정보와 활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NFT를 획득할 수 있고, 이러한 NFT는 단순 수집용이 아닌 디지털 정체성과 미래 시민 참여의 기록으로 활용 가능하다.
이는 앞으로 교육, 커뮤니티, 스마트시티 운영 등 다양한 분야로 Web3 기반 디지털 참여 구조가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 기술적·사회적 맥락에서 본 ‘미래 도시 체험’
현장 체험에서는 단순 관람이 아닌, 인터랙티브 시뮬레이션이 핵심이다.
‘극장 존(Mirai Theater)’에서는 120명 동시 참여자가 스마트 기기로 솔루션을 선택, 대형 스크린에 나타난 미래 도시 모습이 실시간으로 바뀐다.
‘액션 존(Mirai Arcade)’에서는 3인 협업 게임 형식으로 도시 과제를 해결하고, 게임 속에서 자율주행이나 재생에너지 등 현실의 기술을 적용해 문제를 푸는 구조다.
이 모든 시뮬레이션은 사이버-피지컬 시스템(CPS) 개념을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 디지털 공간에서의 행동이 물리 세계의 변화로 이어지는 미래 사회의 작동 원리를 직관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히타치와 KDDI가 주목한 핵심 개념은 ‘Society 5.0’이다. 이는 일본 정부가 제시한 미래사회 모델로, '사냥사회(Society 1.0) → 농경사회(2.0) → 산업사회(3.0) → 정보사회(4.0)'를 넘어, '사이버와 물리공간이 융합된 인간 중심 사회(5.0)'를 지향한다.
두 기업은 약 2년간의 협업 끝에, 이 개념을 박람회 전시로 구체화했다. 특히 전시 총괄을 맡은 KDDI 야마다 켄타 실장은 “기업이 미래상을 일방적으로 제시하지 않겠다”는 철학을 강조하며, 개인의 선택과 참여를 통한 미래 설계가 핵심임을 밝혔다.
■ 기존 메타버스 서비스와 차별점
이번 오사카·간사이 박람회 전시는 과거의 박람회, 또는 기존의 메타버스 서비스와는 다른 두 가지 점에서 주목된다.
① 2020년 두바이 엑스포의 디지털 트윈 도시와 달리, 오사카 엑스포는 ‘미래를 주입’하지 않고 ‘사용자가 직접 설계’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② 기존 메타버스가 엔터테인먼트 중심이라면, 이번 ‘가상 미래의 도시’는 사회 문제 해결 시뮬레이션 중심의 구조다.
즉, 이 전시는 디지털 공간을 미래 시민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최초의 대규모 실험이라 할 수 있다.
■ 시사점
- 미래 체험 방식의 전환: 가상 미래 도시는 단순한 VR 콘텐츠가 아닌, 시민이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로 참여하는 구조를 설계한 최초의 대규모 메타버스 시도다.
- 도시 설계의 새로운 주체: 과거 정부나 기업이 주도하던 도시 비전은 이제 시민의 선택과 행동에 의해 ‘실시간으로’ 형성될 수 있다는 철학이 반영됐다.
- Web3 기반 시민 교육 실험: NFT 보상과 디지털 월렛 연동은, 체험형 학습과 보상의 연계를 보여주는 실질적 교육 실험이다.
'누구의 도시인가, 누가 바꾸는가'
‘가상 미래의 도시’는 단지 엑스포를 위한 전시가 아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시란 무엇으로 구성되며, 미래를 바꿀 힘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기술적·철학적 실험이다.
KDDI와 협력 기업들은 메타버스를 통해 ‘시민의 미래 설계 능력’을 시험하고, 그것을 체험하게 만드는 구조를 구현했다.
기술이 만든 도시가 아니라, 시민이 선택한 도시를 가상공간에서 먼저 체험해보는 것.
그것이 이 전시의 진짜 의도다.
[저작권자ⓒ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