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T, AI, 로보틱스, 바이오 기술 등 첨단 기술로 전환
2025년 4월 13일, 일본 오사카 유메시마 인공섬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가 막을 올렸다.
6개월간 이어지는 이번 엑스포는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의 디자인"을 주제로, 158개국과 25개 국제기구가 참여해 미래 기술, 지속가능성, 문화 혁신을 전면에 내세운다.
2025 오사카 간사이 세계엑스포 (Expo 2025 Osaka, Kansai, Jap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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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목조 구조물 아래, 미래를 상상하다
엑스포의 상징은 단연 '대지붕 링(Ring)'이다. 길이 2km에 달하는 이 구조물은 삼나무와 노송나무를 전통 누키공법으로 엮어 만든 세계 최대 규모의 목조 건축물로, 2025년 3월 4일에 기네스 세계 기록으로 "최대 목조 건축물"로 인정되기도 했다.
각국의 전시관이 그 아래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일본이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를 개최한 이유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는 일본에 있어 단순한 국가 행사 그 이상이다. 일본은 이번 박람회를 통해 ‘도쿄 올림픽 이후’ 국가 성장의 불씨를 다시 지피고자 하는 전략적 의도를 분명히 드러냈다. 엑스포가 지닌 구심력과 발신력, 즉 세계의 인재와 기술, 자본과 아이디어를 끌어모으는 힘을 활용해 오사카·간사이 지역은 물론 일본 전체의 재도약을 도모한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이번 엑스포를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s) 실현을 위한 글로벌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2030년을 목표로 설정된 SDGs 달성까지 남은 5년, 2025년은 실행력을 높여야 할 결정적 시점이다. 이에 오사카 엑스포는 ‘EXPO for SDGs’를 내세우며, 전 세계 각국이 기술과 해법을 공유하는 실험장으로서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국가 전략인 ‘Society 5.0’의 실현도 이번 엑스포의 핵심 목표 중 하나다. 이는 사이버 공간과 물리적 공간의 고도 융합을 통해, 경제 발전과 사회 문제 해결을 동시에 추구하는 ‘인간 중심의 미래 사회’ 구상이다. 사냥사회, 농경사회, 공업사회, 정보사회에 이어 등장한 이 다섯 번째 사회 모델은 IoT, AI, 로보틱스, 바이오 기술 등 첨단 기술이 공공성과 복지로 전환되는 이상적인 사회상을 내포하고 있다.
오사카 엑스포는 이러한 비전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목표를 함께 추구한다:
- 세계 각국의 최첨단 기술과 아이디어 교류
- 국내외 투자 확대와 혁신 창출
- 지역 경제 및 중소기업 활성화
- 일본 문화의 세계적 발신
- 차세대 인재들의 글로벌 무대 진출
특히 라이프사이언스와 바이오메디컬 분야의 집적지로 주목받는 오사카·간사이 지역은, 엑스포를 통해 해당 분야에서의 글로벌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안전 인프라, 정교한 교통망, 도시 접근성을 기반으로 글로벌 관람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결국, 일본이 이 엑스포를 개최한 진정한 목적은 기술과 문화, 경제와 외교를 결합한 국가 리브랜딩의 장을 마련하고, 세계와의 ‘새로운 연결’을 통해 미래 전략을 가속화하려는 데 있다. 과거 1970년 박람회가 일본의 고도성장을 상징했던 것처럼, 다시 한 번 ‘전환의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는 이유다.
오사카 엑스포에서 "대한민국, K-마케팅 전면에 나서"
한국은 이번 엑스포를 ‘K-브랜드’의 국제 확장 무대로 삼고 있다. 이번 엑스포에서 대한민국은 범정부 차원의 ‘K-마케팅 전략’을 본격 가동하며, 기술과 문화, 외교를 아우르는 융합형 국가 브랜드 구축에 나선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5개 부처와 함께 '한국관 참가 범정부 지원협의회'를 구성해 △한국관 전시 콘텐츠 △한류 연계 행사 △한일 경제협력 프로그램 등 다양한 부대행사를 기획했다. 한국관 콘텐츠 기획부터 홍보, 투자유치 행사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한국관은 연면적 1,994㎡ 규모의 독립 전시관으로, ‘진심(眞心)’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AI 기반 미디어 파사드 △한산모시를 활용한 구조 △미래 세대와의 소통을 시도하는 인터랙티브 콘텐츠로 구성했다.
특히 ‘K-푸드 페어’, ‘코리아 온 스테이지’, ‘한일 우호만찬’ 등은 한류 열풍과 외교 자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 기획됐으며, 산업기술과 문화 콘텐츠를 동시에 선보이는 입체적 K-브랜드 전략이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엑스포 기간 동안 K-콘텐츠, 미래 산업, 의료기술, 음식문화 등 다채로운 체험형 이벤트도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경제 부흥’ 의지 담긴 엑스포…그러나 넘어야 할 과제도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는 1970년 이후 55년 만의 대형 박람회로, 일본 정부는 이를 통해 침체된 지역 경제 회복과 관광 산업 재도약을 기대하고 있다. 2,000만 명 이상의 방문객 유치를 목표로 설정했으며, 약 2조 1천억 엔 규모의 직접 경제 효과가 예측된다.
기대와는 달리, 2025년 4월 13일 일본 오사카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오사카·간사이 엑스포 2025’는 우려와 기대 속에 막을 올렸다.
개막 전부터 불거졌던 공사 지연, 저조한 국민적 관심, 안전 문제 등 다양한 논란은 엑스포의 성공적인 개최에 여전히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곳곳의 공사 지연, '미완공 개막' 현실로 다가오나 엑스포 개막 직전까지 가장 큰 우려는 참가국들의 전시관 건설 지연이었다. 다수의 해외 참가국들이 자체 전시관 완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일부 국가관은 내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채로 손님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심지어 일부 국가는 자체 건설을 포기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며 '미완공 엑스포'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다. 뿐만 아니라, 엑스포 개최 장소까지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계획됐던 해상 셔틀 운항과 일부 도로망 확충 역시 지연되면서 개막 후 예상되는 방문객 수송 문제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았다. 싸늘한 국민적 관심, 흥행 부진의 그림자 엑스포에 대한 일본 국민들의 저조한 관심 역시 엑스포의 성공에 대한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엑스포 방문 의사를 밝힌 국민 비율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사전 입장권 판매 부진 또한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음을 시사했다. 여기에 더해 엑스포 개최 장소 내 예상되는 높은 물가, 일명 '바가지 요금'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일반 시민들의 참여 의지를 더욱 꺾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전 및 운영 차질 우려도 여전 엑스포 개최지가 매립지에 조성된 만큼 메탄가스 폭발 위험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으며, 오사카만(大阪湾)에 위치한 인공섬 유메시마 내 현금 사용 제한 가능성은 방문객들의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개막은 했지만…남은 과제 산적 이처럼 개막 전부터 다양한 우려를 낳았던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결국 예정대로 문을 열었지만, 산적한 과제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엑스포 조직위원회와 일본 정부는 남은 기간 동안 안전하고 원활한 운영을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며, 국민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인다. 엑스포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의 운영 상황과 국민들의 반응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
4월 13일 오전 10시30분 현재 기준, 공식 홈페이지 해외 전시관(파빌리온)은 총 47개가 등록돼 있다.
기술과 문화가 교차하는 글로벌 플랫폼, 그리고 삶을 돌아보게 하는 공간
오사카 엑스포 2025는 단순한 전시의 장을 넘어, 실험적 도시와 미래 기술의 베타 테스트 무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 의료 시스템, 기후 위기 대응 솔루션, 수소 이동 수단, 탄소 제로 건축 등 각국의 기술이 실물로 구현되고, ‘Future Life Experience’ 존에서는 SF적 상상력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이어진다.
무엇보다 주목할 점은, 이 엑스포가 관람객으로 하여금 단지 기술을 ‘보는 것’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묻는 성찰의 무대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삶의 속도, 기술의 윤리, 그리고 인간 중심의 가치. 유메시마의 공기 속에는 이러한 질문들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
엑스포는 이제 막 시작됐다. 앞으로의 6개월 동안, 세계는 유메시마에서 펼쳐질 기술과 문화, 인간성과 미래 비전의 교차점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개막 전부터 제기된 공사 지연과 예산 초과 등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2025년 4월 13일, 오사카 엑스포는 예정대로 문을 열었다. 관건은 이제부터다. 남은 시간 동안, 이 실험장이 얼마나 현실적 감동과 미래적 영감을 동시에 이끌어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여기서 잠깐!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만국박람회’…그 기원은?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국제박람회기구(BIE)가 주관하는 등록 엑스포(Registered Expo)로, 흔히 말하는 ‘만국박람회’ 또는 ‘세계박람회’에 해당한다.
이는 규모와 주제의 제약이 없는 가장 포괄적 형태의 박람회로, 전 세계 국가와 국제기구가 참가해 기술, 문화, 사회, 경제적 미래상을 공유하는 인류 공동의 무대라 할 수 있다.
‘만국박람회’라는 개념은 단순히 다국적 전시가 아닌, 근대 문명이 세계적으로 확산되던 19세기 산업혁명기에 태동했다. 그 기원은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대영제국 산업박람회(The Great Exhibition of the Works of Industry of All Nations)’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남편 앨버트 공이 기획한 이 박람회는, 산업기술과 제국의 힘을 과시하고자 세계 각국의 기계, 공예, 과학기술을 런던 하이드파크의 ‘크리스털 팰리스(Crystal Palace)’에 집결시켰다.
이 전시회는 무려 650만 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으며, 산업과 과학, 제국주의 시대의 문화적 자긍심을 동시에 담아낸 전례 없는 국제 이벤트로 기록됐다.
이후 만국박람회는 단순한 ‘산업 과시’에서 벗어나, 시대와 문명이 직면한 과제에 대한 국제적 해법과 상상력의 공유 플랫폼으로 진화해왔다.
1876년 필라델피아 박람회에서는 전화기가, 1889년 파리 박람회에서는 에펠탑이 처음 공개됐으며, 1970년 오사카 박람회에서는 무빙워크와 무선전화, 전기자동차 등 새로운 생활방식이 소개됐다.
국제박람회기구(BIE)가 공식 설립된 것은 1928년 파리 협약을 통해서였으며, 이후 박람회는 ‘등록 엑스포(Universal Expo)’와 ‘인정 엑스포(Specialized Expo)’로 이원화돼 운영되고 있다. 전자는 모든 주제와 참가 규모에 제한이 없는 가장 큰 박람회로, 이번 오사카 엑스포와 같은 형식이다. 후자는 특정 주제에 집중하는 소규모 박람회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는 일본, 나아가 아시아 최초의 만국박람회로 기록되며, 일본의 고도경제성장을 상징하는 역사적 사건이었다. 당시 ‘인간의 진보와 조화(Progress and Harmony for Mankind)’를 주제로, 77개국이 참가하고 6,400만 명 이상이 관람한 세계적 축제였다.
이번 2025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그로부터 55년 만에 같은 도시에서 개최되는 등록 엑스포로, 일본은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국가 브랜드를 재정의하고, 미래 사회 설계에 기여하는 리더십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만국박람회’란 단순한 전시를 넘어, 당대 인류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청사진을 함께 그려나가는 역사적 상상력의 장이다. 2025년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는 이 전통을 계승하면서,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라는 주제 아래 다시 한 번 그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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