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세계 문제 해결하려면 로봇이라는 물리적 매개체 반드시 필요"

데니스 홍 교수는 “AI는 사이버 공간에 존재하지만, 현실에서 작동하려면 물리적 구현체인 로봇이 필요하다”며 “도시의 지능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AI와 로봇의 통합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데니스 홍 UCLA 교수는 1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AI 엑스포 ‘MARS 2025’ 개막식에서 ‘URBAN AI와 로봇의 협업구조’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AI가 도시의 두뇌라면, 로봇은 그 두뇌를 현실에 구현하는 몸”이라며 “AI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현실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의 삶을 바꾸기 위해 로봇이라는 물리적 매개체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데니스 홍은 자신이 이끄는 연구소에서 지난 20년 동안 로봇 60개 이상을 개발했다. 개막식에서 영상을 통해 로봇들을 선보이며 참석자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특히 인공 근육을 사용하는 4족 보행 로봇, 육중한 짐을 들고 계단을 오르는 6족 보행 로봇 등이 눈길을 끌었다. LG전자와 함께 개발 중인 '램즈'와 같은 특수 목적 로봇들도 호기심을 자아냈다.
그는 “요즘 다리 2개, 3개, 4개, 5개를 뛰고 걷고 벽을 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로봇들을 만들고 있다”며 “아웃프레드라는 로봇은 인공근육을 써서 퍼포먼스가 대단하다”고 설명했다.
기발한 상상력의 로봇들 대거 소개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은 로봇은 '상자 자체가 로봇의 몸체가 되는' 것이었다. 홍 교수는 "만일 옮기고자 하는 상자 자체가 로봇이라면 어떨까?"라는 황당한 질문에서 아이디어가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로봇 바퀴와 다리 부분이 상자 자체에 부착되어 상자를 운반하는 모습이 영상에서 소개됐다.
그는 “로봇이 카메라로 세상을 보면서 트럭 안에서 상자를 잡고 집으로 운반할 수 있다”며 “이 로봇은 상자 몸체에 붙으면 다리가 된다. 배달하고자 하는 상자 자체가 로봇의 몸체가 되는 아주 재미있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미래 물류 시스템으로 무인 배송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인 접근 방식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벽을 타고 오르고 관절이 생기는 특이한 로봇도 기술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홍 교수는 “로봇이 벽을 타고 올라간다, 가제트 형사 처럼 팔이 막 늘어나기도 한다”며 “신기하게 중간에 꺾어지면서 관절이 생기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의 가능성과 새로운 도전
데니스 홍 교수는 최근 주목받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흥미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꼭 필요할까?"라는 질문 대신, "어떠한 일들이 사람 형태의 로봇에 필요한가?"로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형태는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는 건축가 루이스 설리반의 말처럼 로봇의 형태가 그 용도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는 점을 시사했다.
홍 교수는 미래 로봇이 인간과 함께 생활하기 위해 사람 크기와 모양을 닮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 이유는 계단이나 문의 높이 등 인간을 위해 설계된 환경은 모두 인간의 신체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래 집에서 로봇이랑 같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꿈이 있다”며 “로봇이 설거지, 빨래를 해주고 빵도 구워주면 얼마나 좋겠나”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래서 홍 교수의 연구소는 휴머노이드 로봇을 많이 만들고 있다. 가장 최근 개발한 로봇 중에 하나인 ‘얼리비스’는 사람이 힘껏 밀고,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았다.
그는 “로봇의 끝판왕은 야외에서 스스로 안전줄 없이 움직이는 것”이라며 “로봇이 넘어지지 않고 잔디밭, 자갈밭, 아스팔트 등을 마음대로 이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로봇은 바닥에 5cm 정도 장애물도 카메라를 사용하지 않고 발에 있는 접촉 센서로 넘어가기도 했다. 이는 로봇이 실생활에 적용되기 위한 핵심적인 기술적 진보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최초의 ‘뛰는 로봇’도 소개했다.
그는 “로봇 양쪽 다리가 땅에 떨어져서 뛰기도 한다. 우리 연구소 4층을 한 바퀴 혼자 돌아다녀서 사무실로 돌아오기도 했다”며 “무선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이 스스로 자율적으로 인공지능을 사용해서 돌아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헬륨을 넣은 풍선에 다리가 달린 이상한 로봇도 소개했다.
그는 “걸을 때 우아하게 걷는 등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안전한 로봇일 수도 있다”며 “다리가 걸어가도 기어가도 안전하다. 아마 가장 값이 저렴한 로봇일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로봇은 사람 사는 환경에서도 실험을 많이 한다”며 “뛰기도 잘해서 책상 높이까지 뛰기도 한다. 음악을 틀어 놓으면 박자에 맞춰서 춤도 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로봇은 바람이 불면 날아갈 수 있어 야외에서는 작동이 잘 안된다.
데니스 홍 교수의 AI와 로봇 기술이 단순히 기술적 진보를 넘어, 우리 삶과 도시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킬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했다.
그는 “AI가 도시 환경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컴퓨터에서 나와 물리적인 일을 하는 모험이 로봇이다”며 “AI 로봇 기술이 가지고 올 화성특례시의 미래 기대된다”며 다음번 화성특례시 행사에 로봇을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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