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타(Meta)가 4월 5일, 차세대 생성형 인공지능(AI) 모델인 ‘Llama 4’를 공식 발표했다.
메타는 이번 발표에서 두 가지 모델을 동시에 선보였다. 하나는 가볍고 신속한 문장 처리에 최적화된 모델이며, 다른 하나는 텍스트와 이미지를 결합해 보다 복잡한 질의에 응답할 수 있는 멀티모달(multimodal) AI다.
두 모델 모두 ‘개방형(Open-source)’ 전략을 고수하면서, 기술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AI 기술 업데이트를 넘어, 구글(Google)의 Gemini, 오픈AI(OpenAI)의 GPT-4와 같은 폐쇄형 고성능 모델에 대한 본격적인 견제이자, AI 생태계 주도권을 둘러싼 전면전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메타는 이번 모델을 통해 ‘가볍고 빠른’ 모델과 ‘복합적 사고’를 구현하는 모델이라는 상반된 니즈를 동시에 충족시키려 한다.
하나는 모바일이나 온디바이스 디바이스 환경에서 실시간 처리를 가능하게 하는 소형 경량형 모델이며, 다른 하나는 대량의 이미지·텍스트 데이터를 함께 분석할 수 있는 고도화된 멀티모달 모델로서 보다 복잡한 질문과 컨텍스트에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메타가 이러한 기술을 ‘오픈형’으로 설계했다는 점이다. 이는 폐쇄적 모델 구조를 채택한 오픈AI나 구글의 전략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접근이다. 메타는 이전에도 Llama 시리즈를 통해 AI 기술의 ‘민주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으며, 이번 Llama 4는 그 철학의 연장선에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Llama 4는 경량화와 효율성, 그리고 복합적 사고 능력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전자는 낮은 컴퓨팅 리소스로도 빠르게 작동할 수 있어 다양한 기기에 탑재되기 용이하며, 후자는 이미지 인식, 문서 이해, 다중 질의 대응 등 현실에서 요구되는 고도화된 AI 응답을 가능하게 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메타의 오픈 전략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 AI 기술이 점점 플랫폼화되고, 특정 기업의 폐쇄 생태계로 흡수되고 있는 현재, 메타는 오히려 기술을 개방함으로써 전 세계의 스타트업, 개발자, 연구자들이 자유롭게 AI를 활용하고 응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단기적인 상업적 수익보다는 장기적인 생태계 지배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사회적 측면에서도 의미는 작지 않다. 최근 생성형 AI를 둘러싼 윤리적 우려, 투명성 부족, 편향성 문제 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메타는 기술 개방과 함께 책임 있는 AI 개발 및 배포를 강조하고 있다. 메타는 Llama 2 발표 당시부터 학계, 정부, 기술 커뮤니티와의 협력을 강조해 왔으며, 이번 모델에서도 그러한 접근을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AI 생태계를 둘러싼 글로벌 경쟁의 중심에는 이제 ‘폐쇄 대 개방’, ‘통제 대 공유’라는 거대한 철학적 갈등이 놓여 있다. GPT-4나 Gemini와 같은 모델은 초거대 언어 모델이자 폐쇄형 시스템의 대표주자다. 반면 메타는 Llama 시리즈를 통해, AI 기술을 공공재처럼 누구나 접근 가능한 자산으로 만들고자 하는 비전을 지니고 있다.
그렇다고 메타의 오픈 전략이 단순한 기술 나눔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오픈 모델은 오히려 실험과 검증이 빠르고, 실제 산업에 응용되기 쉬우며, 전 세계의 창의적 사용자가 AI 생태계에 직접 참여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메타가 ‘AI 표준’의 정의자이자, ‘AI 인프라’의 핵심 플레이어가 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또한 메타는 이번 모델을 통해 자사 메신저, 소셜미디어, XR 디바이스, 메타버스 환경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통합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향후 Llama 4 기반의 AI 비서, 콘텐츠 생성, 교육, 헬스케어, 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상용화가 예상된다.
한편, MIT, 스탠퍼드, 하버드 등의 주요 연구기관은 오픈소스 AI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MIT는 오픈형 모델이 기술 확산과 발전의 가속화를 유도한다고 분석한 반면, 하버드는 보안과 윤리성에서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이러한 논의는 향후 글로벌 AI 정책과 법제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담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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