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X(MetaX)] Microsoft Gaming은 2026년 2월 20일, 신임 CEO로 Asha Sharma를 공식 임명했다. 같은 날, 약 38년간 마이크로소프트에 재직하며 게임 사업을 이끌어 온 Phil Spencer는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Xbox 브랜드의 정체성을 구축하고, 게임패스를 축으로 한 구독 전략과 멀티플랫폼 확장을 밀어붙인 핵심 인물이었다.
여기서 더 주목할 점은 신임 CEO의 이력이다. Sharma는 CoreAI 출신으로, 전사적 AI 전략을 다뤄 온 기술 중심 인물이다. 즉, 생성형 AI가 산업 전반을 재구성하는 시점에, 게임 조직의 최전선에 AI 전문가를 세운 것이다.
그런데 그의 첫 공개 발언은 예상과 달랐다. 그는 “우리는 단기적인 효율성만을 쫓거나 영혼 없는 인공지능 콘텐츠로 게임 생태계를 채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기술 가속이 아니라 남용의 경계를 선언한 것이다.
AI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왜 AI 남용에 가장 단호하게 선을 긋는가.
이 인사는 그래서 단순한 리더 교체가 아니라, 게임 산업이 마주한 질문의 시작이 된다.
왜 지금, 왜 이 사람인가
Sharma의 임명은 우연한 인사가 아니라, 전환 국면의 결과다.
Phil Spencer 체제의 Microsoft Gaming은 방향이 분명했다. 게임패스로 구독 모델을 정착시키고, Activision Blizzard를 포함한 대형 스튜디오 인수로 콘텐츠 규모를 키우며, 멀티플랫폼 전략으로 Xbox 하드웨어의 경계를 허물었다. 야심찬 구조 전환이었다. 그러나 시장의 기대만큼 성과가 따라붙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게임 매출은 줄었고, 수익성 압박은 커졌으며, 경쟁 환경은 더 빡빡해졌다. 전략의 방향성은 있었지만, 숫자가 따라오지 않았다.
Spencer가 물러나고, Xbox President였던 Sarah Bond를 포함한 고위 임원들이 동반 이탈했다.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십 수년 간 쌓아온 전략 방향 자체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신호다. 조직이 리더만 바꾼 게 아니라, 리더십의 문법을 바꾸려 한다는 인상을 준다.
그 자리에 AI 전문가가 들어왔다. Microsoft 전체가 AI 중심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게임 조직도 그 방향으로 정렬되는 수순으로 읽힌다. Sharma의 임명은 개인의 선택이라기보다 Microsoft라는 조직이 게임을 어떻게 다음 단계로 가져가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에 가깝다.
선언을 어떻게 읽을 것인가
Sharma의 발언은 단순한 선언이 아니다. “soulless AI slop을 추구하지 않겠다”는 표현은 기술적 판단이자 가치 판단이다. 이 선언은 세 갈래로 해석될 수 있다.
진심으로 읽으면, 이것은 기술 전문성의 귀결이다. AI를 깊이 아는 사람일수록 남용의 위험도 잘 안다.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를 동시에 이해하기 때문에, 오히려 절제의 기준을 세울 수 있다. 이 해석에 따르면 Sharma의 발언은 역설이 아니라, AI 전문가이기 때문에 나올 수 있는 발언이다.
전략으로 읽으면, 이것은 포지셔닝이다. 지금 게임 업계에서 AI 피로감은 상당하다. 개발자들의 반발, 플레이어들의 거부감, 성우와 아티스트들의 생존권 문제가 동시에 불거지는 시점이다. 업계 전체가 AI를 향한 시선이 곱지 않을 때, "우리는 다르다"는 신호를 취임 첫 발언으로 내보내는 것은 나쁜 계산이 아니다. 신뢰는 초반에 쌓는 것이 효율적이다.
내부 메시지로 읽으면, 이것은 조직을 향한 경고다. CEO의 첫 공개 발언은 언제나 외부만큼이나 내부를 향한다. 대규모 조직 재편 이후 각 팀이 AI 도입의 방향을 저마다 해석하고 있을 시점에, 수장이 기준선을 명확히 그어두는 것은 조직 관리의 관점에서도 유효하다.
셋 중 하나만 맞을 필요는 없다. 동시에 작동하는 발언일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오히려 이 발언을 더 흥미롭게 만든다.
역설이 아닐 수도 있다
AI 전문가가 AI 남용을 경계하는 것은 얼핏 모순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술을 깊이 이해하는 사람일수록 그 한계와 구조적 위험을 더 선명하게 인식한다. 생성형 모델이 만들어내는 평균화, 자동화가 창작의 맥락을 잠식하는 속도, 효율이라는 이름으로 반복을 확대하는 유혹. 그 위험을 아는 사람에게 절제는 이상론이 아니라 계산된 선택일 수 있다.
Sharma의 이력은 이 해석을 뒷받침한다. 그는 Meta에서 Messenger와 Instagram Direct의 제품·엔지니어링을 총괄했고, Instacart COO로 기업공개(IPO)를 이끌었다. 2024년 Microsoft에 복귀해서는 CoreAI 부문 사장으로 Azure AI Foundry, Azure OpenAI Service, 책임 AI 등 전사 AI 인프라 전반을 담당했다. 수억 명이 사용하는 플랫폼을 직접 설계하고 운영해 온 인물이다. 그렇다면 그의 발언은 기술에 대한 거부가 아니라, 기술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선 긋기일 가능성이 높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기 때문에,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말할 수 있는 위치라는 뜻이다.
선언과 실행 사이
선언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제작비가 오르고, 주주가 효율화를 요구하며, 경쟁사가 AI 기반 자동화로 비용을 낮출 때 그 선언이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가 진짜 질문이다.
투자자는 생산성과 비용 절감을 요구하고, 크리에이터는 인간 중심 제작을 원한다. 그 사이에서 CEO의 선택은 개인의 신념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로 바뀐다.
더 근본적인 쟁점은 정의다.
“Soulless”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지 생성형 아트를 쓰지 않겠다는 선언인가, 아니면 창작의 핵심 의사결정은 인간이 책임진다는 원칙인가.
기준이 없다면 선언은 공허해진다. 반대로 기준이 있다면, 그 기준은 비용과 일정의 압력 속에서 반드시 시험대에 오른다. 좋은 의도라 하더라도, 구조가 되지 않으면 관행 앞에서 무너진다.
결국 이 논쟁은 기술 사용 여부가 아니라, 통제 구조의 문제다. AI를 어디에 쓰고 어디에는 쓰지 않는지에 대한 명문화된 원칙이 없다면, 선언은 방향이 아니라 수사에 머문다.
이번 인사가 상징적인 이유는 타이밍 때문이다. AI가 산업 전반을 재편하는 속도가 가장 빠른 시점에, 게임이라는 영역에서 그 속도에 제동을 걸겠다는 사람이 수장이 됐다. 그것은 게임 산업이 오랫동안 지켜온 창작의 가치와, 기술 기업으로서 피할 수 없는 효율의 압력이 정면으로 마주한 순간을 압축해 보여 준다.
그래서 마지막 질문은 상징이 아니다.
게임을 기술의 산물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기술을 게임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
두 문장은 단어의 배열만 바뀐 것이 아니라, 무엇을 앞에 둘 것인가에 대한 우선순위를 묻는다.
하지만 이 질문의 답은 한 번의 발표나 정책으로 내려지지 않는다. 선언으로 확정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프로젝트에 AI를 허용했는지, 어떤 영역에서는 선을 그었는지, 어떤 효율의 요구를 받아들였고 어떤 압력을 거절했는지. 그러한 선택과 거부의 순간들이 축적되며 방향을 만들고, 그 방향 속에서 비로소 답이 형성된다.
Sharma의 임기가 끝날 즈음, 우리는 그녀가 무엇을 약속했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승인했고 무엇을 멈췄는지를 돌아보게 될 것이다. 그 누적된 결정의 궤적이야말로 이 질문에 대한 가장 정확한 답이 될 것이다.
[METAX = 김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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