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참여 수준에 따른 라이브 커머스 성과
Live commerce performance based on consumer engagement levels
한국심리학회지: 소비자·광고
약어 : -
2024 vol.25, no.4, pp.401 - 423
DOI : 10.21074/kjlcap.2024.25.4.401
라이브 커머스에서 댓글이 많아지면 제품은 더 잘 팔릴까.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좋아요를 누르고, 제품을 클릭할수록 판매 성과도 높아질까.
일반적으로 소비자 참여가 활발하다는 것은 긍정적인 신호로 여겨진다. 기업은 소비자의 반응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이벤트를 운영하고, 댓글 참여를 유도하며, 방송 중 끊임없는 상호작용을 만들어낸다.
하지만 참여가 많다고 해서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특정 소비자의 참여가 지나치게 활발해지면 다른 소비자의 쇼핑 경험을 방해하고, 판매 성과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024년 한국심리학회지에 발표된 「소비자 참여 수준에 따른 라이브 커머스 성과」는 바로 이러한 현상에 주목한다.
연구진은 소비자 참여를 단순히 많고 적음으로 판단하는 대신, 개인 수준의 참여와 전체 수준의 참여로 구분했다. 그리고 두 가지 참여 방식이 실제 제품 판매와 브랜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는지 분석했다.
연구 결과는 흥미롭다.
전체 소비자의 참여가 활발할수록 판매 성과는 높아졌다. 그러나 개별 소비자가 지나치게 많은 댓글을 길게 작성하는 경우에는 오히려 판매 성과가 낮아지는 경향이 나타났다.
중요한 것은 참여의 양뿐만 아니라 누가, 어떻게 참여하는가라는 점이다.
소비자 참여를 하나의 숫자로 볼 수 있을까
온라인 쇼핑 환경에서 소비자 참여는 브랜드와 소비자 간의 관계를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라이브 커머스는 기존 온라인 쇼핑과 달리 판매자와 소비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특징을 지닌다.
소비자는 제품에 대해 질문하고, 다른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하며, 판매자의 설명을 통해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이러한 상호작용은 제품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이고 구매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는 소비자 참여를 주로 전체 채팅량이나 시청자 수와 같은 집합적인 지표로 측정해 왔다.
여기에는 중요한 문제가 있다.
100명의 소비자가 각각 한 개의 댓글을 작성한 방송과 한 명의 소비자가 100개의 댓글을 작성한 방송은 댓글 수가 동일하더라도 소비자 경험은 전혀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차이를 분석하기 위해 소비자 참여를 두 가지 수준으로 구분했다.
1) 개인 수준의 소비자 참여
개별 소비자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를 나타낸다. 한 사람이 작성한 평균 댓글 수와 댓글의 평균 길이를 통해 측정한다.
2) 전체 수준의 소비자 참여
방송에 참여한 소비자 집단의 활동을 나타낸다. 댓글 작성자 수, 방송 제품 클릭 수, 좋아요 수를 통해 측정한다.
이러한 구분은 단순한 지표의 차이를 넘어선다.
개인 수준의 참여는 특정 소비자의 적극적인 행동을 보여주는 반면, 전체 수준의 참여는 방송에 참여하는 소비자 집단의 전반적인 활성도를 나타낸다.
연구진은 두 수준의 참여가 반드시 동일한 성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1만 4천 건 이상의 라이브 커머스 데이터가 보여준 결과
연구진은 네이버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에서 수집한 실제 판매 및 소비자 참여 데이터를 분석했다.
분석 대상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약 17개월 동안 진행된 라이브 커머스 방송이다.
최종 회귀분석에는 14,334건의 관측치가 활용됐다.
연구 대상에는 패션잡화, 식품, 화장품, 주방용품, 영양제 등 다양한 제품군이 포함됐다.
연구진은 소비자 참여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다중회귀분석을 실시했다. 업체의 매출 규모, 할인 쿠폰 제공 여부, 방송 시간, 유입 경로 등 판매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도 통제했다.
성과는 두 가지로 측정했다.
첫 번째는 라이브 방송 중 실제로 판매된 제품 수다.
두 번째는 업체 찜 및 알림 수신 수다. 이는 소비자가 해당 판매자와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하려는 관심을 보여주는 지표다.
즉, 연구진은 즉각적인 판매 성과와 장기적인 관계 형성에 해당하는 지표를 구분해 분석했다.
참여가 많아질수록 판매는 늘었다. 단, 예외가 있었다
전체 수준의 소비자 참여에서는 비교적 일관된 결과가 나타났다.
댓글을 작성하는 소비자 수가 많아지고, 제품 클릭 수와 좋아요 수가 증가할수록 제품 판매도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체 참여자 수가 많다는 것은 더 많은 소비자가 방송에 관심을 기울이고, 제품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며, 구매 과정에 관여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개인 수준의 소비자 참여에서는 다른 양상이 발견됐다.
개별 소비자가 작성하는 댓글 수와 댓글 길이는 각각 제품 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댓글 수와 댓글 길이의 상호작용 효과는 부정적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특정 소비자가 지나치게 많은 댓글을 길게 작성하는 상황에서는 판매 성과가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과도한 참여가 오히려 부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존 연구의 논의와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특정 소비자가 지나치게 많은 댓글을 남기면 다른 소비자가 필요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판매자가 소수의 적극적인 소비자에게 집중하게 되면 다른 시청자의 질문이나 요구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이러한 구체적인 방해 과정은 이번 연구에서 직접 측정한 것이 아니라, 분석 결과에 대한 연구진의 해석이다.
그럼에도 분명한 점이 있다.
소비자 참여를 무조건 확대하는 전략이 항상 효과적인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참여가 활성화되는 동시에 다른 소비자의 경험이 유지될 수 있도록 적절한 균형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제품을 판매하느냐에 따라 참여의 효과도 달라졌다
연구에서 주목할 또 하나의 요소는 제품 유형이다.
연구진은 제품을 탐색재(Search Goods)와 경험재(Experience Goods)로 구분했다.
탐색재는 구매하기 전에 제품의 사양과 정보를 비교해 품질을 어느 정도 평가할 수 있는 제품이다. 반면 경험재는 실제로 사용하거나 경험해 봐야 품질과 만족도를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제품이다.
연구에서는 주방용품과 영양제 등을 탐색재로, 화장품과 식품을 경험재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경험재는 탐색재보다 라이브 커머스에서 더 높은 판매 성과를 보이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는 라이브 커머스의 실시간 시연이 경험재의 구매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은 실제 사용감이나 발림성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지만, 라이브 방송에서는 판매자가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소비자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답할 수 있다.
식품 역시 조리 과정이나 실제 제품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간접적인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흥미로운 점은 소비자 참여의 수준에 따라서도 제품 유형의 효과가 달라졌다는 것이다.
개인 수준의 참여가 활발할 때는 상대적으로 탐색재의 판매 성과가 더 긍정적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전체 수준의 소비자 참여가 증가할 때는 경험재의 판매 성과에 더 긍정적인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라이브 커머스에서 모든 제품에 동일한 참여 전략을 적용하기보다 제품의 특성에 맞춰 소비자와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질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많이 참여하는 소비자가 반드시 새로운 충성 고객은 아니다
이 연구는 판매 수량뿐 아니라 업체 찜 및 알림 수신에도 주목했다.
이는 소비자가 특정 방송에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해당 업체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는 행동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분석 결과, 전체 수준의 소비자 참여 가운데 댓글 작성자 수와 제품 클릭 수는 업체 찜 및 알림 수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개인 수준의 소비자 참여는 찜 및 알림 수신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났을까.
연구진은 개인 참여 수준이 높은 집단과 낮은 집단을 비교해 이전에 알림 기능을 이용했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소비자 집단에서 이미 알림을 통해 방송에 유입된 비율이 더 높았다.
개인 참여 높은 집단 개인 참여 낮은 집단
24.27% 17.86%
알림을 통한 유입 비율 알림을 통한 유입 비율
이는 활발하게 댓글을 남기는 소비자가 방송을 통해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신규 고객이라기보다, 이미 해당 업체와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소비자일 가능성을 보여준다.
따라서 적극적인 댓글 활동이 곧 신규 충성 고객의 확보를 의미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댓글이 많은 방송이라는 사실만으로 고객 관계가 얼마나 새롭게 형성됐는지 판단할 수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발견이다.
브랜드가 주목해야 할 것은 참여의 양이 아니라 구조다
이 연구는 라이브 커머스 운영 전략에도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첫째, 소비자 참여를 확대하면서도 과도한 개인 참여가 다른 소비자의 경험을 방해하지 않도록 관리할 필요가 있다.
댓글 수를 늘리는 데만 집중하기보다 다양한 소비자가 질문하고 응답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제품 유형에 따라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탐색재는 소비자가 제품의 특성을 충분히 비교하고 평가할 수 있도록 개별 질문과 정보 제공을 강화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반면 경험재는 실시간 시연과 집단적인 참여를 통해 제품에 대한 이해와 신뢰를 높이는 방향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셋째, 한 방송에서 소개하는 제품의 수를 적절히 조정해야 한다.
연구에서는 소개 제품의 종류가 많아질수록 판매 성과와 업체 찜 및 알림 수신에 부정적인 관계가 나타났다.
소비자에게 많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핵심 제품에 집중하고 충분한 설명과 시연을 제공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구매 경험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결과는 라이브 커머스를 넘어 디지털 마케팅 전반에도 생각해 볼 지점을 제시한다.
브랜드가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에서도 댓글 수, 좋아요 수, 공유 수와 같은 지표는 소비자 참여를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높은 참여 지표가 언제나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이나 실질적인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이번 논문이 소셜 미디어 전반을 직접 검증했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참여를 단일한 수치로 평가하는 접근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은 가능하다.
참여의 모든 과정을 설명한 연구는 아니다
이번 연구는 실제 라이브 커머스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참여와 판매 성과의 관계를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소비자 참여를 개인 수준과 전체 수준으로 구분하고, 제품 유형과의 상호작용까지 검토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와 차별성을 가진다.
다만 몇 가지 한계도 존재한다.
먼저 댓글이나 좋아요 같은 행동 지표만으로 소비자가 실제로 어떤 경험을 했는지 파악하기는 어렵다.
또한 참여가 증가한 이유에는 가격, 이벤트, 쇼호스트의 역량, 브랜드 인지도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할 수 있지만, 이러한 요소를 모두 분석에 반영하지는 못했다.
연구가 네이버라는 특정 플랫폼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이번 결과를 모든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이나 소셜 미디어 환경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렵다.
향후에는 댓글의 내용과 감정, 소비자 경험에 대한 설문 및 실험 등을 통해 참여의 질적 차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국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참여했느냐가 아니다
디지털 마케팅에서 소비자 참여는 오랫동안 중요한 성과 지표로 활용되어 왔다.
브랜드는 소비자가 더 많이 반응하고, 더 오래 머무르고, 더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
그러나 이 연구는 참여의 숫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전체 참여가 증가하는 것은 판매 성과에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소수 소비자의 과도한 참여는 다른 소비자의 경험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
더불어 동일한 참여 행동도 제품의 특성과 소비자가 기존에 브랜드와 형성한 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결국 브랜드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댓글을 얼마나 많이 확보할 것인가가 아니다.
누가 참여하고 있는가.
그 참여는 다른 소비자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는가.
그리고 그 참여는 실제 구매와 지속적인 관계 형성에 어떤 역할을 하는가.
소비자 참여의 가치는 참여의 총량이 아니라, 참여가 만들어내는 경험과 성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
라이브 커머스가 보여준 참여의 역설은 디지털 마케팅에서 소비자 참여를 어떻게 측정하고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