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제목: Who embraces AI in play? Exploratory modeling ofplayer preference profiles toward game AI
저자: Ting-Chen Hsu,Jiangxu Lin, Wenran Chen, Zheyuan Zhang, Fei Qin
doi: https://doi.org/10.48550/arXiv.2602.14254
게임에서 인공지능은 하나의 기능으로 등장하지 않는다. 대화를 생성하는 NPC, 플레이어에게 맞춰 난도를 조절하는 시스템, 아이템과 콘텐츠를 추천하는 기능, 서사와 이미지를 만드는 생성 AI, 커뮤니티를 관리하는 자동화 도구가 모두 ‘게임 AI’라는 이름 아래 묶인다. 그러나 플레이어는 이 기능들을 같은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AI가 NPC를 더 생동감 있게 만드는 것은 반기면서도, 게임의 그림을 생성하는 데 쓰이는 것은 거부할 수 있다. AI와 함께 새로운 플레이 방식을 만드는 데는 호기심을 보이면서, 플레이어 행동을 분석해 난도를 조정하는 기능에는 불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
팅천 쉬(Ting-Chen Hsu)와 동료들의 논문 「Who embraces AI in play?」는 바로 이 차이에 주목한다. 연구진이 던지는 질문은 ‘플레이어는 게임 AI를 좋아하는가’가 아니다. 그들은 질문의 위치를 옮긴다. 한 사람이 여러 종류의 게임 AI를 평가할 때, 그 선호와 거부는 어떤 구조를 이루는가. 연구진은 중국의 디지털 게임 이용자 771명을 조사하고, 게임 AI에 대한 태도를 일곱 가지 선호 유형으로 모델링했다.
수용과 거부 사이에서 발견한 일곱 가지 플레이어 유형
![[논문리뷰]게이머가 AI를 대하는 7가지 태도](https://metax-images-bucket.s3.ap-southeast-2.amazonaws.com/articles/2026/07/ai-research-20260726-img-1-20260726-x9m4cd.webp)
AI 수용 연구에서는 흔히 찬성과 반대의 정도를 측정한다. AI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사람과 부정적인 사람을 구분하고, 연령이나 기술 경험, 교육 수준이 태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는 방식이다. 하지만 게임에서는 AI가 작동하는 위치에 따라 플레이어가 넘겨주는 권한이 달라진다.
지능형 NPC는 캐릭터의 대화와 행동을 바꾼다. 동적 난도 조절은 게임 규칙과 도전의 강도를 건드린다. 생성 AI는 작가와 아티스트의 제작 영역에 들어간다. 커뮤니티 관리 AI는 발언을 삭제하거나 이용자를 제재할 수 있다. 모두 AI지만, 플레이어가 문제 삼는 대상은 기술 자체보다 AI가 점유하는 역할이다.
이 논문의 중요한 전환은 AI에 대한 태도를 기능별 점수로 분리해 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 플레이어 안에서 여러 판단이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분석했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지능형 NPC, 창발적 서사, 동적 난도 조절, 개인화 추천, 커뮤니티 관리, 아트 에셋 생성, AI 협업 플레이, 게임플레이 자기진화라는 여덟 가지 맥락을 제시했다.
그 결과 플레이어는 일관된 기술 낙관주의자나 기술 비관주의자로만 나뉘지 않았다. 어떤 이용자는 AI가 게임을 운영하는 것은 받아들이지만 창작하는 것은 거부했고, 다른 이용자는 창작 실험은 환영하면서도 추천과 난도 조절에는 저항했다. 게임 AI 수용은 직선 위의 높고 낮은 점수가 아니라, 여러 방향으로 갈라지는 선호의 배치에 가까웠다.
전면적 지지와 전면적 거부
첫 번째 유형은 ‘AI 회의론자’다. 이들은 조사에 포함된 거의 모든 게임 AI 기능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약 11%가 이 유형을 가장 강하게 나타냈다.
두 번째는 ‘광범위한 AI 지지자’로, 약 43%를 차지한 가장 큰 집단이다. 지능형 NPC부터 추천, 난도 조절, 콘텐츠 생성까지 대부분의 기능을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나이가 많고, 자신이 AI를 잘 알고 활용한다고 느끼며, 전반적인 AI 수용도가 높은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컸다.
흥미로운 부분은 AI 회의론자에게서 나타난다. 이들은 AI 활용 능력이 낮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동시에 프로그래밍이나 업무 목적으로 AI를 사용한다고 응답할 가능성은 오히려 높았다. AI를 실제로 사용하면 자연스럽게 긍정적으로 변한다는 통념과 맞지 않는다.
AI가 창작자가 되는 것과 놀이 도구가 되는 것
‘창의적 플레이 탐험가’는 전체에서 약 4.5%로 작은 집단이지만, 게임 AI 논의에서 중요한 구분을 보여준다. 이들은 AI와 함께 플레이를 만들거나 게임 시스템이 스스로 변화하는 기능에는 긍정적이었다. 반면 AI가 아트 에셋을 생성하는 것, 플레이어를 분석해 추천하거나 난도를 조절하는 것에는 부정적이었다.
이 유형은 생성 AI의 수용 여부가 ‘창의성’이라는 하나의 기준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AI가 결과물을 대신 제작하는 것과, 플레이어가 새로운 행동을 시도하도록 가능성을 여는 것은 다른 경험이다.
AI가 그림과 에셋을 완성하면 플레이어는 이미 만들어진 결과를 소비한다. 그러나 AI가 규칙을 변형하거나 플레이어의 선택에 반응해 새로운 상황을 만들면, 창작의 중심은 여전히 플레이 과정에 남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AI가 창의적인가가 아니라, 누구의 행동이 게임을 변화시키는가에 가깝다.
보이지 않는 AI는 환영하고, 저자로 등장하는 AI는 거부한다
‘경험 중심 지지자’는 약 14%를 차지했다. 이들은 지능형 NPC와 동적 난도 조절에는 긍정적이지만, AI가 서사나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플레이어와 공동 창작자로 나서는 기능에는 부정적이었다.
이들의 선호는 AI가 게임의 전면에 등장할 때와 배후에서 작동할 때의 차이를 보여준다. NPC의 반응이 자연스러워지고 전투 난도가 부드럽게 조정되면 플레이어는 결과를 경험하지만, AI의 존재를 계속 의식할 필요는 없다. 반면 ‘AI가 생성한 이야기’나 ‘AI와 함께 만든 콘텐츠’라는 표시는 기술을 경험의 전면으로 끌어낸다.
이 유형에게 AI는 저자나 배우보다 무대 장치에 가깝다. 플레이 흐름을 끊지 않고 경험을 개선하는 동안에는 받아들여지지만, 작품의 출처와 창작 주체를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순간 태도가 달라진다.
이들은 AI 사용 여부를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경향도 강했다. 몰입을 위해 AI가 보이지 않게 작동하기를 바라면서도, 시스템이 AI를 사용한다는 사실은 알려야 한다고 요구한다. 여기에는 은폐와 비가시성을 구분하는 태도가 나타난다. AI의 작동은 경험 속에서 두드러지지 않아도 되지만, AI의 존재까지 숨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통제 가능한 시스템과 스스로 변하는 시스템
‘시스템 질서 옹호자’는 추천과 커뮤니티 관리, 제한된 형태의 AI 보조 기능을 받아들이면서도 동적 난도 조절과 게임플레이 자기진화에는 부정적이었다. 시뮬레이션 게임을 선호하고 AI 사용 공개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 이 유형에 속할 가능성이 컸다.
추천과 커뮤니티 관리는 플레이어 행동에 개입하지만, 그 목적과 작동 범위를 비교적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다. 반면 게임이 플레이어 몰래 난도를 바꾸거나 규칙을 스스로 진화시키면 원인과 결과의 연결이 흐려진다. 플레이어가 자신의 실패가 실력 때문인지, 시스템의 조정 때문인지 판단하기 어려워진다.
특히 시뮬레이션 게임에서는 규칙의 일관성이 경험의 토대가 된다. 플레이어는 시스템을 관찰하고 가설을 세운 뒤, 행동과 결과의 관계를 학습한다. 이 과정에서 AI가 규칙을 지속적으로 수정하면 세계를 이해하려는 플레이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변화하지 않는 시스템이라기보다, 변화의 범위와 이유를 추적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AI의 자율성보다 중요한 것은 플레이어가 시스템에 대해 인과적 설명을 가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AI에는 찬성하지만 AI 심판은 믿지 않는다
가장 선명한 유형 가운데 하나는 ‘거버넌스 회의론자’다. 전체 응답자의 약 18%를 차지한 이들은 AI가 아트 에셋을 생성하는 것에는 비교적 긍정적이지만, 커뮤니티를 관리하고 이용자 행동을 심사하는 기능에는 강하게 반대했다.
이 집단은 전반적인 AI 수용도가 오히려 높았으며, 사회과학 계열 배경을 가진 사람이 포함될 가능성도 높았다. 기술에 반대하기 때문에 AI 거버넌스를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AI가 행사하는 권한의 성격을 구분하고 있는 셈이다.
이미지나 콘텐츠를 생성하는 AI는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사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관리 AI의 판단은 게시물 삭제, 채팅 제한, 계정 정지처럼 이용자의 행동 가능성을 직접 바꾼다. 생성 AI의 실패는 품질 문제로 끝날 수 있지만, 거버넌스 AI의 실패는 절차와 권리의 문제가 된다.
플레이어가 받아들이는 것은 AI가 아니라 권한 배분이다
이 논문의 일곱 유형을 관통하는 기준은 AI의 성능이나 새로움만이 아니다. 플레이어는 AI가 게임 안에서 어떤 권한을 갖는지 평가한다.
AI가 NPC를 움직일 때는 캐릭터 행동에 대한 권한을 갖는다. 난도를 조절할 때는 플레이 조건을 바꿀 권한을 갖는다. 에셋을 생성할 때는 시각적 결과물을 결정하는 권한을 갖고, 커뮤니티를 관리할 때는 다른 플레이어의 발언과 참여를 제한할 권한을 갖는다.
같은 사람이 한 종류의 권한은 넘겨주면서 다른 종류의 권한은 거부할 수 있다. 창의적 플레이 탐험가는 AI에게 놀이를 변화시킬 권한을 주지만 완성된 창작물을 대신 생산하는 권한에는 신중하다. 경험 중심 지지자는 AI에게 경험을 조정할 권한을 주지만 저자의 위치를 내주지는 않는다. 시스템 질서 옹호자는 관리와 추천을 허용하면서도 게임 규칙이 불투명하게 진화하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 거버넌스 회의론자는 AI의 제작 능력은 받아들이지만 사람을 심판하는 권한은 인정하지 않는다.
이렇게 보면 게임 AI의 수용 여부는 기술에 대한 호감보다 권한 배분에 대한 판단에 가깝다. 플레이어가 묻는 것은 “AI가 유용한가”에 머물지 않는다. “AI가 어디까지 결정해도 되는가”, “그 결정에서 나는 무엇을 통제할 수 있는가”, “문제가 생겼을 때 누구에게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가”가 함께 작동한다.
평균적인 플레이어를 위한 AI는 존재하지 않는다
연구진은 일곱 유형을 토대로 게임 AI를 하나의 통합 패키지처럼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어떤 플레이어에게 지능형 NPC, 추천, 난도 조절은 서로 잘 결합되는 기능이지만, 다른 플레이어에게는 각각 별도의 동의가 필요한 개입이다.
따라서 게임의 AI 설정도 단순한 켜기와 끄기로는 부족하다. NPC 대화, 난도 조절, 콘텐츠 생성, 추천, 커뮤니티 관리 기능을 분리하고, 플레이어가 개입 수준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언제 사용되었는지 표시하고, 자동 판단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제공하며, 필요할 때 인간 검토로 전환하는 장치도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모든 플레이어에게 AI를 설득하는 일이 아니다. 서로 다른 플레이어가 서로 다른 이유로 AI를 받아들이거나 거부한다는 사실을 설계에 반영하는 일이다. 시간이 지나 AI 기능이 익숙해지더라도 이런 차이는 사라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기술의 낯섦이 줄어든 뒤에는 오히려 창작 주체, 규칙의 가시성, 통제 가능성, 판단의 정당성과 같은 문제가 더 선명하게 남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