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의 기술적 특성과 사용자의 AI 리터러시가 생성형 AI의 지속사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확장된 기술수용모델을 중심으로
이 진, 오현정
한국광고홍보학보 2024년 제26권 3호 http://www.kadpr.or.kr 한국광고홍보학회 https//doi.org/10.16914/kjapr.2024.26.3.96

생성형 AI를 둘러싼 논의는 자주 기술의 성능으로 향한다. 얼마나 자연스럽게 대화하는가, 얼마나 빠르게 답하는가, 얼마나 맥락을 잘 기억하는가. 그러나 이 논문은 좋은 AI가 무엇인지 묻기보다, 사람들은 어떤 조건에서 생성형 AI를 계속 쓰게 되는지 묻는다. 기술이 좋아졌다는 사실만으로는 지속 사용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용자는 기술의 성능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자신의 목적, 이해도, 판단력, 작업 습관 안에서 기술을 해석하고 다시 배치한다.

이 연구가 주목한 대상은 생성형 AI의 지속사용의도다. 한번 써보는 것과 계속 쓰는 것은 다르다. 호기심은 첫 사용을 만들 수 있지만, 반복 사용은 다른 기준을 요구한다. 사용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묻기 시작한다. 이 도구가 내 일을 실제로 줄여주는가. 내 목적을 더 빠르게 달성하게 하는가. 결과를 믿고 고쳐 쓸 수 있는가. 이 논문은 바로 그 지점에서 생성형 AI의 기술적 특성과 사용자의 AI 리터러시를 함께 놓고 본다.

그림.연구모형
그림.연구모형

기술수용모델을 생성형 AI의 자리로 옮기다

논문의 이론적 바탕은 확장된 기술수용모델이다. 기술수용모델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설명할 때 자주 사용되어 온 틀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사용자가 어떤 기술을 유용하다고 느끼는가, 그리고 사용하기 쉽다고 느끼는가. 보통은 기술이 쉬우면 더 유용하게 느끼고, 유용하고 쉬우면 계속 쓰려는 의도가 높아진다고 본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기존 기술과 조금 다르게 작동한다. 사용자가 버튼을 눌러 정해진 기능을 실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질문을 던지고 답을 고치고 다시 요청하면서 결과를 만들어간다. 검색창과 문서작성기, 상담자, 아이디어 파트너가 섞인 형태에 가깝다. 그래서 연구진은 생성형 AI의 기술적 특성으로 개인화, 상호작용성, 맥락 인지를 설정한다. 개인화는 사용자의 요구에 맞춘 답변을 제공하는 정도다. 상호작용성은 AI와 대화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 느낌이다. 맥락 인지는 이전 질문과 상황을 이해해 응답하는 능력이다.

여기에 연구진은 사용자 요인으로 AI 리터러시를 넣는다. 이 지점이 논문의 핵심이다. AI 리터러시는 AI가 내놓은 정보를 이해하고, 신뢰할 만한지 판단하고, 내 상황에 맞게 선별하며, 원하는 정보를 얻기 위해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는 능력을 뜻한다. 생성형 AI가 대화형 도구라면, 사용자의 역량은 주변 변수가 아니라 사용 경험을 구성하는 일부가 된다. 같은 AI를 쓰더라도 누가 어떻게 묻고, 어떻게 검토하고, 어떻게 수정하는가에 따라 AI의 유용성은 달라진다.

개인화는 쓸모를 만들지만 쉬움을 만들지는 않는다

첫 번째로 눈에 띄는 결과는 개인화의 위치다. 개인화는 지각된 유용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사용자가 생성형 AI가 자신의 요구에 맞춰 답한다고 느낄수록, AI를 유용한 도구로 인식했다. 이는 직관적으로도 이해된다. 생성형 AI의 매력은 모두에게 같은 답을 주는 데 있지 않다. 사용자의 상황, 목적, 표현 방식에 맞춰 응답을 조정할 때 비로소 도구로서의 가치가 생긴다.

그러나 개인화는 지각된 용이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맞춤형 답변을 받는다고 해서 사용이 더 쉽다고 느끼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 차이는 중요하다. 사용자는 “나에게 맞는 답을 준다”와 “쓰기 쉽다”를 같은 경험으로 처리하지 않는다. 좋은 답을 얻기 위해서는 오히려 더 정교한 질문, 더 많은 수정, 더 세밀한 판단이 필요할 수 있다. 생성형 AI의 개인화는 편리함보다 성과감에 가까운 경험으로 작동한다.

이 결과는 생성형 AI의 사용 경험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AI가 나에게 맞춘 답을 준다고 느끼는 순간 사용자는 그 도구를 계속 쓸 이유를 발견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자동으로 쉽다고 느껴지는 것은 아니다. 생성형 AI에서 맞춤화는 버튼 하나로 끝나는 기능이 아니라, 사용자와 AI가 여러 차례 조율하며 만들어내는 결과에 가깝다.

그림. 연구모델 분석결과
그림. 연구모델 분석결과

상호작용성과 맥락 인지는 기대보다 약하게 나타났다

논문에서 흥미로운 대목은 상호작용성과 맥락 인지의 결과다. 생성형 AI를 설명할 때 자주 언급되는 특징이 바로 대화성과 맥락 이해다.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상호작용성과 맥락 인지가 지각된 유용성과 지각된 용이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이 결과는 생성형 AI 사용자의 기준이 이미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대화가 된다는 사실, 실시간으로 응답한다는 사실, 어느 정도 맥락을 따라온다는 사실은 더 이상 결정적 감탄의 대상이 아닐 수 있다. 사용자는 AI가 대화한다는 점에 놀라기보다, 그 대화가 실제 과업을 해결하는지 따진다. 맥락을 기억하는 듯 보여도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으면 유용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반대로 대화가 자연스러워도 원하는 답을 얻기 어렵다면 사용이 쉽다고 느끼지 않는다.

기술의 특징은 처음 등장할 때는 강한 인상을 남긴다. 그러나 사용이 반복되면 특징은 배경으로 물러난다. 사용자는 점차 기술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보다, 내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하는가를 본다. 이 연구의 결과는 생성형 AI 수용이 신기함의 단계에서 실질적 효용의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 리터러시는 사용 경험을 바꾸는 능력이다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은 AI 리터러시의 효과다. AI 리터러시는 지각된 용이성과 지각된 유용성 모두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쳤다. AI와 효과적으로 소통하고, AI가 제공한 정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고, 자신의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사람일수록 생성형 AI를 더 쉽고 유용하게 느낀다는 뜻이다.

여기서 AI 리터러시는 윤리 교육이나 추상적 교양의 문제가 아니라 실제 사용 경험의 조건으로 나타난다. 프롬프트를 잘 쓰는 능력만을 뜻하지도 않는다. AI가 내놓은 답을 어디까지 믿을지, 어떤 부분을 다시 물을지, 어떤 결과를 버릴지, 내 상황에 맞게 어떻게 변형할지를 판단하는 능력 전체가 포함된다. 생성형 AI는 완성된 답을 제공하는 기계라기보다, 사용자의 판단을 요구하는 작업 환경이다. 따라서 리터러시가 높은 사용자는 같은 도구에서도 더 많은 가능성을 끌어낸다.

이 지점에서 논문은 생성형 AI 시대의 중요한 방향을 보여준다. 좋은 AI를 만드는 일만큼이나, AI를 잘 다루는 사용자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기술의 발전이 사용자의 능력을 대체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사용 장면에서는 반대의 장면도 열린다. 기술이 강력해질수록 사용자의 질문 능력, 검토 능력, 맥락화 능력이 더 중요해진다. AI가 많은 것을 해줄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는 더 세밀하게 판단해야 한다.

쉬운 사용은 지속 사용을 설명하지 못했다

기술수용모델의 전통적 관점에서 보면 사용하기 쉬운 기술은 더 오래 쓰일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 지각된 용이성은 지속사용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또한 지각된 용이성이 지각된 유용성으로 이어지는 경로도 유의미하지 않았다. 생성형 AI 사용자가 계속 사용을 결정할 때, 쉬운가보다 쓸모 있는가를 더 강하게 본다는 뜻이다.

이는 생성형 AI의 특성과 잘 맞는다. 생성형 AI는 처음 접속하고 질문을 입력하는 과정만 보면 어렵지 않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얻는 과정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질문을 바꾸고, 조건을 추가하고, 답을 검토하고, 오류를 찾아내고, 필요한 부분만 남겨야 한다. 사용은 쉬워 보여도 제대로 쓰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사용자가 계속 쓰는 이유는 인터페이스의 간편함이 아니라 결과의 효용에서 나온다.

연구 결과에서 지각된 유용성은 지속사용의도에 강한 영향을 미쳤다. 사용자는 생성형 AI가 내 목적 달성을 빠르게 해주고, 관심사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게 해주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고 느낄 때 계속 사용하려 한다. 결국 생성형 AI의 지속 사용은 “편해서 쓴다”보다 “도움이 되기 때문에 쓴다”에 더 가깝다.

그림. 연구모형의 SEM 분석 결과 : 가설 검증
그림. 연구모형의 SEM 분석 결과 : 가설 검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