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포켓몬’ 해피세트, 구매 제한…日 리셀러 과열에 비상
X 기자
metax@metax.kr | 2025-08-19 07:00:00
“브랜드 이미지와 리셀러 경제의 경계”
일본 맥도날드가 인기 게임 ‘포켓몬스터’를 테마로 한 해피세트의 구매 제한을 기존 5세트에서 3세트로 축소한다. 리셀러(재판매자)의 대량 구매와 식품 폐기 논란이 잇따르자, 회사가 긴급하게 판매 정책을 강화한 것이다.
“포켓몬 카드 품귀, 첫날 품절 사태”
일본 맥도날드는 14일, 8월 1517일 사이 판매되는 ‘포켓몬 해피세트’의 1인·1그룹당 구매 가능 수량을 3세트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매장 결제뿐 아니라 모바일 오더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911일 진행된 1차 행사에서 포켓몬 장난감과 한정판 포켓몬 카드가 함께 증정되면서 리셀러들이 대량 구매에 나선 데 따른 것이다. 일부 매장에서는 판매 첫날인 9일에 포켓몬 카드가 모두 소진되는 ‘품귀 현상’이 벌어졌다.
맥도날드 해피세트는 원래 어린이 고객층을 겨냥한 식사+완구 패키지 상품이다. 그러나 한정판 포켓몬 카드와 인기 캐릭터 장난감은 성인 팬층과 리셀러 시장에서도 높은 수요를 끌어왔다.
최근 일본 리셀 시장에서는 인기 캐릭터 카드나 한정판 완구가 정가의 수 배에 거래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맥도날드의 해피세트 역시 이러한 ‘투자 상품’으로 변질되며 본래 취지와 멀어진 상황이다.
“아이들은 못 사고, 음식은 버려지고”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재고 소진 문제가 아니다. 일부 리셀러가 장난감만 챙기고 음식은 버리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식품 낭비 문제가 사회적 비판으로 이어졌다.
또한 어린이와 가족 단위 고객이 상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역차별’ 현상이 나타나, 소비자 불만이 급증했다. 이에 맥도날드는 11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며 “전량 구매·폐기를 용인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맥도날드는 15일부터 시작되는 2차 행사(피카츄·이상해씨 장난감 증정)에서는 포켓몬 카드를 제외하고, 구매 제한을 더욱 엄격히 적용한다.
또한 매장 직원에게 ‘4세트 이상 주문 시 판매 거부 및 취소’ 지침을 내렸으며, 모바일 주문에서도 동일하게 제한 기능을 활성화했다.
“브랜드 이미지와 리셀러 경제의 경계”
마케팅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한정판 마케팅의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한다. 희소성은 단기적인 판매 촉진에 효과적이지만, 과도한 리셀 수요는 브랜드 신뢰도와 소비자 경험을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식품과 결합된 굿즈 마케팅에서는 ‘음식 낭비’라는 도덕적 리스크가 뒤따를 수 있어, 구매 인증 절차 강화나 굿즈 별도 판매 같은 구조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맥도날드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매장 혼란을 줄이는 효과가 예상된다. 그러나 포켓몬과 같은 초인기 콘텐츠와 결합한 판촉 전략이 향후에도 지속 가능하려면, ▲리셀 방지 장치 강화 ▲굿즈·카드 유통 구조의 투명화 ▲어린이·가족 고객 우선권 보장 등 같은 장기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사태는 글로벌 브랜드가 ‘팬덤 굿즈’ 마케팅에서 어떤 사회적 책임을 져야 하는지, 그리고 리셀러 시장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맥도날드 일본의 ‘포켓몬 해피세트’ 대란은 한정판 굿즈 마케팅이 만들어낸 상징적 사건이다. 구매 제한 강화가 단기적 진화책이 될 수는 있지만, 리셀러 시장과의 긴장 관계를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향후 브랜드 전략의 핵심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