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日 호감도 50% 넘어섰지만, 日의 韓 호감도 6년 만 최저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08 09:00:00
2025년 EAI-API-KEI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및
제12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
한국인의 대일 호감도가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반면 일본인의 대한(對韓) 호감도는 6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 간 외교 무대에서는 협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감정은 정반대의 흐름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
이번 조사는 한국 싱크탱크 동아시아연구원(EAI)이 8월 18일부터 20일까지 실시한 한·일·미 공동 여론조사 결과로, 총 4,122명이 응답했다.
[EAI 여론브리핑] 2025년 EAI-API-KEI 제1회 한미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및 제12회 한일 국민 상호인식조사 결과 분석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전년 대비 10.6%포인트 상승해 50%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호감도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부정적 인식이 50%를 웃도는 등 6년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한국에서의 대일 인식 개선 배경에는 문화 교류와 정치·경제 요인이 자리한다. 일본 여행 붐과 J-POP, 애니메이션 등 대중문화의 영향력이 확대됐고, 윤석열 정부의 대일 관계 개선 기조와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도체·배터리 공급망 협력 기대감도 일본을 현실적 협력 파트너로 보는 시각을 넓혔다.
반면 일본인의 대한 인식은 악화됐다. 강제징용·위안부 문제 등 역사·정치 갈등이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고, 일본 내 언론과 여론 환경에서 한국 관련 뉴스가 부정적 프레임으로 소비되는 경향이 크다. 교류는 확대되고 있지만, 일본 내 보수층을 중심으로 “한국 피로감”이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결과적으로 일본인의 대한 감정은 정치·역사 문제에 크게 좌우되는 모습이다.
국제적 맥락에서 보면, 미·중 갈등 속에서 한·미·일 협력은 정치·안보 면에서 긴밀해졌지만, 국민 여론의 괴리는 여전히 크다. 한국에서는 일본에 대한 호감이 상승하는 반면, 일본에서는 한국에 대한 호감이 하락하는 ‘엇갈림’ 현상이 뚜렷해, 외교 추진력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향후 전망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정상외교가 지속된다면 한국인의 대일 호감도는 유지될 수 있다. 그러나 중기적으로 일본 내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지 않는다면, 양국 협력은 정상급 외교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는 국민 여론의 균형 회복 없이는 양국 관계의 구조적 안정이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조사는 한일 국민 감정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다.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은 역사상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지만, 일본인의 한국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외교와 민간 교류 사이의 온도 차가 얼마나 좁혀질 수 있을지가 한일 관계의 미래를 가를 열쇠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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