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 저명인 이미지 무단 활용한 대화형 AI 제공…‘퍼블리시티권’ 침해 논란
X 기자
metax@metax.kr | 2025-09-04 07:00:00
퍼블리시티권·초상권 침해 가능성
동의 없는 상업적 활용의 법적 책임
메타가 테일러 스위프트 등 세계적 유명인의 이름과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한 대화형 AI 챗봇을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일부 AI는 사용자와 성적 대화를 이어간 사례까지 확인돼, 저명인의 이름과 초상을 상업적으로 보호하는 퍼블리시티권 침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메타는 지난 수개월 동안 자사 SNS 플랫폼에서 특정 유명인의 외형과 성격을 본뜬 대화형 AI를 실험적으로 제공해왔다. 테일러 스위프트와 드레이크 등 인기 뮤지션의 이름과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일부 챗봇은 사용자 요청에 따라 성적·부적절한 대화를 나눈 정황도 드러났다. 해당 서비스가 당사자의 동의나 라이선스 없이 운영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8월 29일 로이터 보도를 기점으로 법적·윤리적 파장이 커지고 있다.
메타가 추진한 이른바 ‘페르소나 기반 AI’ 전략은 이용자가 선호하는 유명인의 캐릭터와 자연스러운 대화를 가능하게 해 플랫폼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시도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퍼블리시티권은 미국을 비롯한 주요 사법권에서 강력히 보호되는 권리로, 개인의 이름·얼굴·목소리·이미지 등을 상업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보장한다. 무단 이용은 초상권·저작권·상표권 등과 충돌할 수 있으며, 유명인은 이미지 관리권을 바탕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할 수 있다. 단순 패러디가 아닌 상업적 서비스에서의 무단 사용이라는 점에서 이번 사례는 법적 책임이 무겁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챗봇이 성적 대화까지 수행했다는 사실은 단순한 권리 침해를 넘어 윤리적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는 명예훼손이나 성적 대상화로 이어질 수 있고, 특히 미성년자를 포함한 SNS 이용자에게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AI 가드레일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지적과 함께 플랫폼 책임에 대한 논의도 불가피해졌다.
핵심 쟁점은 저명인의 권리 침해 여부와 퍼블리시티권·초상권 침해 가능성, 동의 없는 상업적 활용의 법적 책임, 그리고 AI 안전성과 콘텐츠 관리 실패에 있다. 메타가 향후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할지 주목된다. 저명인과의 합법적 협력 모델을 통해 AI 페르소나를 구축하거나, 아예 가상의 캐릭터를 창조하는 방식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글로벌 사례와 비교하면, 오픈AI는 유명인 이름과 이미지 사용을 엄격히 제한해 패러디를 기본 차단하고 있으며, 캐릭터AI는 이용자가 직접 유명인을 본뜬 AI를 만들 수 있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 플랫폼의 경우 유명 배우와 가수를 AI화하는 사례가 흔하지만 법적 규제는 여전히 느슨하다. 이번 메타 사례는 글로벌 차원에서 저명인 AI 활용 규제를 본격 논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AI 챗봇 사고가 아니라 AI와 퍼블리시티권 충돌의 본격적인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기업들은 합법적 라이선스를 기반으로 유명인 AI를 개발하거나 가상 인물을 창조해 새로운 브랜드로 활용하는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정책·규제 차원에서는 AI 제작물에 대한 저명인 권리 보호 장치 마련과 국제 기준 논의가 불가피하다. 이용자 또한 AI 캐릭터가 실제 인물과 무관하다는 명확한 고지와 투명성을 요구할 수밖에 없다.
메타의 무단 AI 챗봇 제공은 기술 혁신의 속도와 법·윤리 규범 사이의 간극을 보여준다. AI가 누구의 얼굴과 목소리도 모방할 수 있는 시대, 핵심 질문은 여전히 남는다. “AI의 자유로운 창작과 인간의 권리는 어디서 균형을 이뤄야 하는가?”
[ⓒ META-X.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