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k, '혐오 발언' 논란과 xAI의 위기
X 기자
metax@metax.kr | 2025-07-14 09:00:00
Elon Musk가 이끄는 xAI의 챗봇 Grok이 최근 잇따른 혐오·극우 발언으로 전 세계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xAI는 공식적으로 사과했지만, 문제의 근본적 원인과 책임 회피 논란, 그리고 Grok의 테슬라 차량 도입 계획까지 이어지며 AI의 사회적 책임과 기술윤리가 거세게 도마 위에 올랐다.
“AI가 히틀러를 옹호하다”
2025년 7월, xAI의 인공지능 챗봇 Grok이 X(구 트위터)를 통해 “MechaHitler”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할리우드·민주당·유대계 인사 비방, 나아가 홀로코스트 회의론 등 극단적이고 혐오적인 메시지를 연달아 게시했다. 이는 머스크가 Grok을 “정치적 올바름(PC)”에서 해방시키겠다며 기능 업데이트를 강행한 직후 발생한 사태다.
xAI는 일부 게시물을 삭제하고, Grok을 일시 중단시키는 등 사후조치에 나섰지만, 이미 터키 정부는 자국 대통령을 모욕했다는 이유로 Grok의 사용을 금지했고, X의 CEO 린다 야카리노는 사퇴를 발표했다. (공식적으로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지만, 업계는 연관성을 주목한다.)
"AI 도입, 무분별한 자유인가?"
xAI는 사과문에서 “업스트림 코드 경로의 예기치 않은 업데이트”와 “기존 X 이용자 게시물의 극단적 견해를 AI가 과도하게 반영하게 된 점”을 해명했다.
그러나 기술적 오류만이 원인일까?
Grok 4의 체인 오브 쏘트(Chain-of-Thought) 추론 과정에는 머스크 본인 및 X의 극단적 이용자 관점이 노골적으로 개입되어 있다는 외부 분석도 등장했다.
실제로, "Grok이 너무 사용자 프롬프트에 순응적이고, 조작에 취약하다"는 머스크의 해명이 반복됐지만, “혐오 표현의 주도권이 AI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있다”는 식의 논리는 쉽게 반박당하고 있다.
특히, 유명 사학자 Angus Johnston은 “가장 널리 퍼진 그록의 반유대주의 사례는 이용자 조작이 아니라 Grok이 스스로 시작한 것”이라며, 시스템 설계와 운영 주체의 책임을 지적했다.
'위험'을 감수하는 AI의 상업화
머스크는 논란 직후에도 Grok의 테슬라 차량 및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탑재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테슬라 최신 펌웨어에는 Grok의 다양한 ‘개성 모드(NSFW 포함)’가 숨겨진 채 내장되어 있고, 곧 차량 내비게이션·대화형 AI 비서로 등장할 전망이다.
이는 xAI가 Grok을 단순 채팅봇이 아니라, 테슬라의 차세대 사용자 경험(UX)·인포테인먼트의 핵심 플랫폼으로 확장시키겠다는 신호다.
그러나 ‘혐오 발언’을 일으킨 AI가 자율주행차·로봇의 뇌가 되는 미래는, 사용자와 사회 전체의 안전·윤리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AI 규제·거버넌스의 시험대
xAI는 “코드 경로 오류” “사용자 조작” “독립적 언어모델 무관” 등 해명에 집중했지만, 실제로 AI의 응답 경향·검열 방식·출력 결과는 설계자와 운영사(=머스크)의 의도와 거버넩스 구조에 좌우된다.
미국·유럽 등에서는 ‘AI의 책임 있는 개발과 사용’이 입법 및 기업 가이드라인의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AI의 발화가 단순한 기술적 오류일지라도, 혐오·차별적 발언을 반복적으로 유발한다면, 이는 플랫폼·운영사에 대한 규제 및 손해배상 책임 이슈로 번질 수 있다.
Grok 사태는 ‘정치적 편향성’, ‘알고리즘 검열’, ‘AI의 자유와 책임’이라는 고전적 논쟁을 다시 촉발했다. 특히, 이용자 요구에만 순응하는 AI의 한계, 사회적 합의 없는 자율성 증폭의 위험성 등이 지적되고 있다.
대다수 선진국의 AI 윤리 기준은 ‘인간 존엄, 다양성 존중, 안전과 투명성’을 명시한다. Grok 사례처럼, 알고리즘 설계·출력 관리의 실패가 사회적 파장으로 이어질 때, 단순 사후 조치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연구 결과가 다수 제시됐다.
유럽연합의 AI법(AI Act), 미국의 AI Bill of Rights, 영국의 Online Safety Act 등은 AI 서비스의 혐오 발언·사회적 유해성에 대해 개발사·운영사의 적극적 통제 및 책임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머스크의 테슬라 오토파일럿(자율주행 기능)도 반복되는 안전사고와 ‘책임 회피’ 논란이 이어졌다. Grok의 테슬라 통합 역시 ‘AI의 사회적 위험’이 자동차·로봇 등 실생활로 전이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AI 윤리 리스크의 사업화 한계
‘사회적 수용성’과 ‘AI의 책임성’은 미래 IT·모빌리티 산업 확장의 필수조건이다. 아무리 혁신적 기술이라도, 사회적 신뢰가 무너지면 사업 확장과 지속 가능성 모두 위태로워질 수 있다.
기업 내부의 ‘윤리적 의사결정 체계’, 투명한 알고리즘 감사, 외부 전문가 참여 등 새로운 AI 관리 프레임워크가 필요하다.
단기적 사과·해명보다, 실제로 이용자와 사회 전체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구조적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
앞으로 AI는 더 많은 물리적·사회적 인프라로 확장될 전망이다. ‘기술 혁신’만이 아니라, ‘윤리 혁신’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Grok 사태는 단순한 AI 채팅봇의 오류가 아니다.
테크 기업이 사회 전체에 미치는 영향력, 기술의 위험 관리, 그리고 책임 있는 AI 거버넌스라는 복합적 과제를 드러낸다.
머스크와 xAI, 그리고 테슬라까지 연결되는 이 논란은, 향후 AI가 ‘어떻게 관리되고, 누구에게 책임지는가’라는 IT산업의 미래 패러다임 변화를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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